칙칙한 도시생활 중 어제 휴가쓰고 혼자 강원도 다녀옴
강릉역 내려서 걷는데, 분명 낯선 풍경 낯선 세계란 말이지
근데 이상하게 그리움이 느껴짐
눈에 들어오는 사소한 풍경의 일부가, 그리고 길을 거닐며 느껴지는 어떤 감정이,
기억 속에 있던 추억을 하나둘씩 깨워내는 것 같았음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간 가까운 과거의 즐거운 기억들도 잊고 있었다는걸 깨달음
어떻게 보면 과거에 들러붙어 사는 사람 같기도 하지만,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게 나한테는 참 맞는 말인 것 같음
같이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당장 무언가를 해줄 수 없다면
나라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누어주고, 매사에 감사해야겠다고 반성하게 됐음. （다시 속세로 돌아오면 이것도 잊고 살겠지） 최근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서..
걷고 또 걷다가 드디어 바다가 나오니 왠지 모르게 울컥하게 됨. 스스로에게도 민망하지만..
탁 트인 공간에서 바닷바람 맞으며
푸른 하늘과 태양빛을 만나 자주색으로 빛나는 바다가 너무나도 아름다웠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듦
바다는 차갑지만 따뜻한 마음이 됨
그냥 물일 뿐인데. 안아주는 느낌이랄까
세상은 참 거대하고 나는 작은 존재인데
바다 앞에 한참 서있으니 온 신경과 감각이 깨어나는듯한 기분이 들고
그러면서 신기하게도 나라는 존재가 마치 세계의 주인이라도 되는듯이 거대하게 느껴졌음
신기한 기분이었음
지역마다 바다가 다 다르지만 특히 강원도는 참 깊고 아름답게 느껴짐
강원도는 올 때마다 200% 만족하고 가는듯..경상도 살 때는 멀고 교통도 빡세서 거의 가기가 힘들었는데 오니까 너무너무 좋음. 진지하게 여기서 살고싶다는 생각 많이 했는데, 일자리 찾아보니까 들어갈 수 있는 데가 없어서 단념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