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쓰레기 배출일이다.
우리회사는 각 호실별로 담당을 정하여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린다.

불행하게도 내 담당구역은 회사의 메인 호실로
많은 사용자들이 배출하는 쓰레기, 회사 전반에 걸쳐 오는 택배상자와 그 부산물, 마지막으로 옆 실험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들이 모이는 곳이다.

하기 싫다.
매주 박스와 스티로폼 박스, 캔, 커피 컵 등등이 산처럼 쌓여가고 이 산을 나와 남직원 단 둘이 치리한다.
하기 싫다.

어쩌면 이런 내 마음이 태도로 드러났다보다.
앞자리 여직원의 질타가 날라왔다.
"대리님 쓰레기 봉투 펼치실 때 털지 말고 비벼서 펼쳐주실 수 없나요?"
짜증이 밀려왔다.
"그러면 직접 하시던가요"
이렇게 둘 사이에 오간 단 두마디는 갈등을 일으키기충분했다.
그녀는 시끄러워서 조금만 주의해달라고 한것인데 뭐가 문제냐고 했다.
할 말은 많았지만, 일단 하던것은 마저 해야하니 쓰레기를 수레에 실어 날랐다.

자리로 돌아와 물었다.
해당 여직원은 내가 평소에도 하기싫은 티를 많이 냈다고 했다.
그리고 사무실은 다같이 쓰는 공간인데 시끄럽게 하는것이 맞냐고 했다.

뭐 시끄럽게 한것은 사실이다. 하기 싫었던 내 마음이 행동으로 나와 과격하게 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내 담당이니 군말없이 했다.
그 누구에게도 불평불만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행동이 태도가 불편했다고 한다.

김수현 작가의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가 떠올랐다.
내 태도가 타인을 기분나쁘게 했구나
인정했다.

몇번의 언쟁 끝에 나는 그녀에게 사과했다.
앞으로는 청소와 쓰레기 정리를 할 때 시끄럽지 않게 주의하도록 할 것이며, 내 태도가 그녀의 말을 시비조로 잘못 오해하여 미안하다고 했다.

그렇게 작은 소동은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