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30 먹고 틱장애에 집안일을 못해서 심리검사 받으러 갔는데 웩슬러에서 130나왔네?

내가 해외에서 자라서

한국 초대 대통령도 모르고
누룩이 먼지도 몰라서
언어부분은 평균이하

또 산수는
“180개 사과를 1분에 6개 포장하면 몇 분 걸리냐”는 질문을
”1분의 육“ （6/1）로 알아들어서 이거 넌센스 퀴즈인가? 하고 모르겠다고 답해서 심리사님 눈 휘둥그레
이런 식으로 감점된게 5문항이 넘어 산수도 평균이하

교육환경으로 인한 차이를 감안하면 상위 1%라네?

출장 다녀와서 캐리어에 옷 빼는 거 까먹고
나중에 옷이 없어진 줄 알고 있다가
다음 출장 때 발견하고

3초에 한번씩 눈 초점을 풀었다 놨다 하는 틱이 있어서
업무든 미팅이든 출장이든 힘들어 디지는데

이런 내가 지능이 높다고..?

특히 처리속도에서
시간 제한 내에 모양 다른 아이콘 두개 보고 이걸 다른 8개 아이콘 속에서 구별해내는 문제에서 콧노래를 불며 다 풀었더니

심리사가 눈 또 휘둥그레
자기 커리어 인생에서 이거 제한 시간내에 다 푼 사람이 내가 두번째라네.

검사 받은지 3일 됐는데 아직도 납득이 안가.

내가 사회성 떨어지고 남들 뭐라 하는지 이해 못해서 개고생을 했는데 이게 지능이 높은게 한몫 했다고?

근데 웃긴게 먼지 앎?

행동 관찰에서 ㅋㅋ
“검사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협조적으로 임하였으나 몸을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었고 자주 휴식을 취하고 싶어하였다.“

고로 ADHD 과잉행동-충동형이 의심된대.

아직도 매치가 안된다. 내가 살면서 지능이 높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나를 귀인归因할 때 지능요소를 넣어 고려해본 적이 없어.

이게 축복이냐 저주냐.

기질은 충동성 100 위험회피 80
성격은 자기초월 100

심리사님이 대충
“ 지능은 높은데 유년시절에 긍정 정서경험이 부족해서 매사에 비관적이고 불안을 다루지 못하게 되어 충동적인 쾌락으로 회피하는 경향이 있아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하지 못하고 이에 죄책감에 빠져 악순환이 반복된다.”
라고 하네.

머 어쨋든 오랫동안 괴롭히던 무언가가 이렇게 조금이나마 뚜렷해져서 내심 뿌듯하다.

이제 치료 받아서 얼른 나아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