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모임에서 만난 동갑내기 여사친이었음.

외모랑 몸매가 진짜 괜찮은데 남사친은 나뿐이었지.

왜 그러냐믄 다 친구로 안본 대.

고백각을 겁나 보든가 추근덕 거려서 철벽침.

나야 오히려 너무 급이 다른 느낌이 들어서 맘 생기는 것도 없었고.

그래서 맨날 내 유일한 남사친! 이러면서 자기 편할 때 적당히 써먹곤 했음.

불평 들어주고, 어디 맛집 데려가고. 그냥 시간 빌 때 불러서 놀고 그런거.

남친 한두달씩 사귀긴 했는데 원체 까다로운지라 금세 질려서 차버리고 하드라.

난 뭐 별 생각 없었지.

그래도 얘가 남친차고 오면 나랑 자주 놀아서 그건 좋았음.

아무리 맘없어도 이쁜애랑 같이 댕기면 좋잖아?

아무튼 그렇게 있는데 한번은 자기지 와줄수 있냐더라?

차로 집앞 데려다 준적은 많은데 들어가 본적은 없었음.

왜 그러냐 물어보니까. 그냥 도와줄게 있대.

가니깐 애가 좀 가벼운 차림으로 있드라.

자기 화장대가 있는데 가구배치를 다시 해야겠대.

힘좀 써달래.

보통이면 얘가 나 호구취급하나 하면서 현타 올법도 한데

난 그냥 호구가 맞았기 때문에 진심 땀 겁나 흘리면서 열심히 옮겨줌.

것도 모자라서 평행 맞춘다면서 흔들어도 보고 지랄을 함.

끝나니까 얘가 고맙다고 땀흘렸으니 씻고 가라드라.

난 됐다 했지. 차피 집 금방 가니까 집가서 씻는다고.

그러니까 얘가 좀 표정이 미묘하드라?

왜그런가 하고 있으니까 자기가 여자로 안보이냐더라?

그래서 그냥 솔직히 말했지.

넌 여자다. 우리가 친하긴 한데 한번도 동성처럼 대한적 없다.

뭐 이런 소리 했던거 같아.

근데 얘가 엄청 서운하다는 듯이 하는 얘기가 그러드라.

다른 남자들은 다 자기 좋아하고 어떻게 해볼라 하는데

왜 나는 안그러냐는거야. 자기가 매력이 없냐고.

그게 이상하게 자존심도 상해서 내 애정이랑 관심이 막 받고 싶다는거야.

그래서. 내가 정중하게 그랬지.

너 매력있고. 이쁘다. 근데 그냥 내가 못나서 너한테 수작 안부리는거다.

난 친구나 이런 약간 바보 남사친 포지션이면 충분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애정이랑 관심을 주는거다 이러니까.

진짜냐면서 다짜고짜 웃옷을 확 올리는거야!

몰라 이게 내가 등신인지 모르겠는데 옷 올리자마자 고개확 돌려서 제대로 못봤어.

내가 뭔소리 했는지는 기억안나는데 그냥 막 별 개 잡소리 하면서 나갈라고 했던거 같아.

그러니까 걔가 괜찮으니까 보라고.

진짜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그러니까.

남자로서 내 몸보고 흥분한 모습만 보여주면 마음이 되게 편해질 것 같대.

그렇게 얘기하면서 얘가 옷을 계속 벗는지 스르륵 스르륵 소리는 계속 나더라?

그쯤되니까 나도 사람인지라 막 제정신 아닐꺼 아니야?

어쩌지 이러고 있는데 걔가 정 부끄러우면 그냥 잠깐 봐달래.

이건 매너고 호구고 등신이고 없이 안볼수가 없잖아.

그래서 고개를 싹 돌리니까.

킹크림슨! 과정은 사라지고 결과만이남는다.

걔가 옆에 누운 나보면서. 여기까지왔는데 그냥 남사친 할거냐고 그러더라?

그래서 뭐 어떻게해. 알겠다.

내가 진짜 못난놈이긴 한데 이래놓고 나몰라라 할 정도로 나쁜 새끼는 아니다.

그래서 공식 오늘부터 1일 찍고.

그다음부터는 진짜 거의 여왕님 모시듯이 수발 들었던 거 같음.

솔직히 내 주제에 언제 그정도로 괜찮은애 만나보겠어?

그래서 진짜 나 죽었다 생각하고 데이트 비용 혼자 다내고

거의 업고 다니다 시피 했지.

카메라 맨에, 짐꾼에, 그런거 있잖아?

막상 그러고 있으면 빡치더라도 데이트 끝나고 걔네집 가서 침대에 같이 누우면

그딴거 싹 사라지더라.

아니 진짜 몸매가 개 미쳤었다고!

일년 좀 넘게 사귀다가 거의 차이듯이 헤어지긴 했는데

아직까지 후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