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 카페 매니저다.

카페 특성상 여자인 애들과 근무를 한다.

심지어 나이 차이도 꽤 나기도 한다. 20살인 애들과는 아무튼 많이 차이가 난다.

아무튼 혼자 남자인데다가 나이 차이도 꽤 나는 애들도 있으니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혹시 이상한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전개는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지션이 있어서 애들을 잘 챙기려고 하는 편이다. （매니저 입장에서는 런하지 않고 오래 일해줬으면 싶으니까 적응도 잘해줬음 좋겠고）

같이 근무를 할때 맛있는 걸 사주기도 하고

같이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바쁜 날 애들이 고생하겠다싶으면 멀리서라도 치킨, 피자 등을 배달 시켜서 먹으라고 하는 편이다.

다른 곳에서 일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먹을 것을 살때면 애들 생각도 나 한두개 사서 먹으라고 던져주고 오기도 한다.

연락도 개인적인 연락은 안한다. （근무 스케쥴이나 해당 근무자 시간에 문제가 생겼을때 인과관계를 물어보는 정도 빼고는）

나름 그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해서 였을까? 애들도 날 챙겨준다.

아프단건 어떻게 알았는지 기프티콘을 보내주기도 하고, 걱정해주기도 하고 말이다. （나름 감동했었다）

내가 매니저로 오기 전부터 근무했던 친구가 있다. B라고 하겠다.

나름 처음에는 이야기도 하고 잘 지냈었다.

B가 관두기 얼마전에는 곧 마지막날이라 아쉽다며 나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B가 마지막 근무날이 지나고 대타로 하루 더 나왔던 그 날에 녀석의 태도가 이상하게 돌변했다.

나에게 말도 안걸고, 말을 걸면 피하는 등 이상하리만큼 차가워졌다.

며칠전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웃으며 얘기했던 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내가 무언가 잘못을 했을까? 되짚어봤는데 하나가 생각이 났다.

당시 A라는 친구의 인스타 스토리에 B와 또다른 친구랑 밥을 먹는 것이 올라왔다.

나는 그 스토리에 답장을 보냈다.

"아 B가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제대로 된 인사도 못했네, 혹시 인스타 팔로우 걸어도 되냐고 물어봐줄래?"

그리고 두시간 후에

A : "네!! 걸어도 된대요!!"

라는 답장을 받았고 나는 팔로우를 걸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잊었었다.

아무튼 B의 차가운 태도를 보고, 생각을 하다가 설마 이건가하고 인스타 프로필에 가보니 팔로우 신청된 것이 취소가 되어 있었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설마 이게 맞나? 인스타 팔로우 걸었다고 설마 이상한 오해를 한건가?

혹시 A가 물어보지도 않고 걸어도 된다고 생각해서 저렇게 답장을 보냈나?

아 하하하 그래 그럴수도 있지...

등의 생각을 하면서도 혹시라도 다른 실수를 한 적은 없나하고 생각해봤는데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아무튼 B는 그렇게 그만뒀고 그 아이와의 인연은 여기서 끝!!

인 줄 알았으나 약 2년이 지나고 B가 얼마전에 다시 알바생으로 돌아왔다. （어째서지）

차가웠던 태도는 이상하게 조심스러워져 있었다.

처음 사이가 나쁘지? 않았을 때보다 조심스럽게 인사를 하고, 이상하게 안절부절하는 것 같아 보였다.

한번은 퇴근 전에 애들 먹으라고 피자를 사놓고 간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피자를 잘 먹었다며 머쓱하게 나에게 말도 걸기도 했다.

（그래도 내게 말을 걺에 있어서 조심스러워하는 그 느낌이 있었다）

그래 그때는 그런 행동을 했었고, 지금은 또 아닌걸 보면 본인이 오해했단 걸 부끄럽게 생각이라도 하는 거겠지

괜히 티내지 말고 자연스럽게 대해주자! 라고 결심하고 몇주를 이어왔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또 녀석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lllOTL

결론부터 말하자면...

C라는 친구가 이야기 해줬다.

C : "요즘 B가 매니저님을 안좋게 얘기하고 있어요. 자꾸 안좋게 유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물어봤다.

"뭐라고 하던?"

C : "뭐 자꾸 사주면서 친해지려고 한다는둥 자기한테 연락이 자주 오는데 너희에겐 어떻냐는둥.."

하아, 휴대폰이나 카톡 기록이라도 다 떼서 보여줘야하나 싶었다. 그동안 일하며서 지켜온 신념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연락은 개뿔 마지막으로 했던 개인톡도 2년 전 싱크대 자바라 호수 고장난거 괜찮냐고 물었던 거였는데 ㅠㅠ

애들은 그 얘길 믿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그러니까 동조는 않고 그냥 그렇구나하고 넘기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C는 내가 없는 곳에서 그런 이야기가 지속된다면 애들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길 수 있으니까 잘 대처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오늘도 슬픔이 바람에 스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