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때 처음 만난 그 놈...
얘기도 잘 통하고 마음도 잘 맞아서 얘랑은 평생 가겠다 싶은 친구였다
성인이 된 후로도 같은 동네에 살아서 일주일에 2~3번 만나서 항상 소주 한 잔씩 찌끄리던 친구였다
둘이 입맛이 비슷해서 동네에서 만나면 단골 감자탕집에서 1차, 2차로 노래타운 가서 노래 엄청 부르고 술 진탕 마시고 헤어지던 친구였다
불과 지난 주에 만나서도 그랬다
평소처럼 서로의 최애 안주이자 식당이었던 감자탕집에서 소주 마시며 예열하고, 근처 노래타운 가서 담배 피며 술 양껏 먹고, 심지어 시간이 부족해 시간까지 추가해 둘이서 신나게 놀았었다
근데 어제 저녁에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그 또라이가 죽었단다
일하다가 갑자기 심장 마비로 갔단다....
빈소에 왔는데도 실감이 안 난다
평소와 다르게 활짝 웃고 있는 그 또라이의 영정 사진을 보는데, 눈물이 절로 흐른다.....

웃대 눈팅을 오래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줄임말이 있다
이누공
난 이제 누구랑 술 먹냐.....
엉엉 울다가, 나라도 정신 차려야지 하면서 조문객 받다 보니 정신이 좀 든다
울고 있는 그노마의 부모님을 보니 나라도 정신 차려야지 싶다
모지리 ㅅㄲ
뭐가 그리 급해서 세상까지 급하게 등지고 떠났는지.....
벌써부터 너무나 보고 싶다
이 새끼야..... 난 이제 누구랑 술 마시면서 내 고민을 풀어놔야 하냐
지금이 모두 꿈이었음 좋겠다 임마
그러면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개꿈 꿨다며 너랑 감자탕에 소주 한 잔, 우리들끼리 하던 말로 감쏘하면서 웃고 넘겼을 텐데.....
많이 보고 싶다 친구야
앞으로 계속 보고 싶겠지

가끔 꿈에서라도 나와주라
그래야 너를 꿈에서라도 만나서 왜 일찍 떠났냐고 쌍욕하면서 원망하지 않겠냐

잘 가라
이 친구야
잘 가라
내 청춘아
잘 가라
내 추억아
잘 가라
이 또라이야
잘 가라
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