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유도] 이원희， ＂할아버지 특효약은 금메치기＂

[스포츠투데이 2004-08-10 12:10]



‘할아버지,또 금메달 바칠게요.’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3·한국마사회）가 위암 투병 중인 할아버지를 위해 또 한 번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유도 73㎏급 유력한 금메달후보인 이원희의 조부 이갑용옹（80）은 오랜 기간 위암으로 투병 중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위암으로 고생하셨다”는 이원희의 말에 따르면 벌써 10년 가까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원희의 할아버지 사랑은 지난해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도 잘 알려진 바 있다. 당시 이갑용 옹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직접 경기장을 찾아 개인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하는 손자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특히 이옹은 이원희가 국제대회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낼 때마다 병세가 호전되는 양상을 나타내 병중에도 변함없는 ‘손자 사랑’을 보여줬다.

따라서 이원희에게 이번 올림픽은 할아버지에게 큰 선물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운동선수에게 최고의 영예인 올림픽 금메달은 할아버지의 병세를 낫게 하는 데도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에서 준비한 특식으로 저녁을 먹기 위해 9일 밤（이하 현지시간） 메인프레스센터（MPC） 인근에 위치한 팀코리아하우스를 찾은 이원희는 “할아버지께서 아테네까지 직접 오지는 못하시지만 그래도 항상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경기에 나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원희는 “부모님과 누나 등 가족들이 13일께 아테네로 올 예정이라 마음이 더욱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원희는 아테네 입성 4일이 지난 가운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원희는 “시차 적응은 완벽히 끝났고 몸무게가 서울에 있을 때보다 2∼3㎏ 빠졌는데 오히려 식사하기도 더 편하고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이원희는 이날 저녁으로 준비된 김치찌개와 불고기로 밥을 세 그릇이나 비워내고는 불과 10분 정도 뒤에 “소화 다 됐다”고 말하는 등 가벼운 몸상태를 과시했다.

이원희가 지금의 좋은 컨디션을 그대로 이어 올림픽 금메달을 할아버지에게 선물할 것인지 주목된다.

/아테네（그리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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