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6일 월요일

오후 1시 14분, 팡야라는 온라인 골프 게임, '들어오시면 5000 쿠키 드려요" 방 안.


초딩: 님전화번호랑 엄마주민 알려주면 쿠키 5천개 드릴게요.

렌데스: （가지고 놀아볼까?） 와 정말 주는거에요?

초딩: 네 네 ^^ 전화번호랑 엄마주민 불러보세요

렌데스: 엄마주민이 모죠??

초딩: 엄마 주민번호요. 의료보험카드보면 나와요.

렌데스: （헉 철두철미한 녀석） 근데 왜 그게 필요한거에요? 줄꺼면 그냥 주지

초딩: 아 인증하는데 필요한거에요

렌데스: 무슨 인증요?

초딩: 아 버그펫 관련... 어쩌고... （말도 안되는 소릴 해서 기억이 안나네요）

초딩: 믿기 싫으면 하지 마세요.

초딩: 5000개 준다는데 누가 안해? ㅋ

렌데스: （다급하게, 놓치기 싫다는 듯이） 할게요!

초딩: 그럼 불러주세요 （이쯤에서 대화 신고를 했음）

렌데스: 전화번호는 02-731-3757 이구요.

렌데스: 주민번호는 잠시만요 보고 올게요（캬!）

렌데스: （10초후） 671112-2718711 이네요.

초딩: 잠시만요...

초딩: （10초후） 주민번호가 틀리다네요.

렌데스: 어라? 맞는데..

초딩: 믿기 싫으면 나가주세요.

렌데스: 어라 분명히 맞는데.. 이상하다...

렌데스: 주민번호 옮겨쓰면서 오타났나.. 다시 자세히 볼게요

초딩: 네..

（이때 또 잘못된 번호를 알려주면 가지고 노는 것이 들통난다. 화제전환!）

렌데스: 근데.. 우아 대단하다 +_+ 해킹하신거에요?

초딩: 네 ^^

렌데스: 우와... 그럼 나이는 몇살이세요?? +_+

초딩: 그건 나중에... 빨리 주민번호 말해주세요. 믿기 어려우면 안해도 되요.

（제길... 화제전환!）

렌데스: 잠시만요.. 핸드폰 왔네요.. 좀 받고..

초딩: 네.

（휴.. 휴식시간을 좀 가졌음... 한참 후）

초딩: ....??

렌데스: 헉.. 님!! 팡야 만든 회사가 어디죠?

초딩: 한빛.. 한빛소프트요.

렌데스: 헉.. 정말이네... 방금 한빛소프트 운영자한테서 전화왔는데

초딩: 그런거 믿지마요. 전원 뽑으세요. （핸드폰이라니까 -_-）

렌데스: （무시하며） 우리둘이 하고 있는 대화 감시중이라네요.

초딩: 얼른 전화 끊으세요. 그런거 다 사기에요. （-_-）

렌데스: （무시하며） 님... 사기라네요. 님 예전부터 감시중이었다네요.

초딩: ㅋㅋㅋㅋ 님 다같이 만든 게임이라 한빛에는 운영자같은거 없거든요?

렌데스: 제 아이디도 알던데요?? 그럼 제 핸폰 번호는 어케 알았을까요?

초딩: 횡설수설 무지 쫀 듯

렌데스: 회원 가입하면 서버에 정보가 저장되고 그걸 관리하는 사람이 어쩌고~



더이상 안놀아주고 초딩흉내를 그만두자 강퇴하데요.

그것만으론 이런 글을 안올립니다. 그러나...

오후 3시 13분... 아까 그 일이 있고 신고한지 2시간만에 서울에서 전화가 오더군요.

팡야에서 연락주셨는데, 혹시 그때 진짜 주민번호를 알려준건 아닌지 걱정되어서 전화주셨다고.

그런 전화는 항상 목소리 예쁘게 꾸미고 말 빠르게 하며 상담원 특유의 형식적으로 대하는 것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 분은 안그렇더라구요. 부모님과 통화하는것보다 더 포근하게 들리더군요.

이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아직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요새 소콤2 사태로 인한 SCEK와는

상당히 대조적이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