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서울아가씨고 아빠는 경기도 농촌총각인데
아빠가 서울에서 의경복무 하다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엄마한테 반해서 대쉬해서
전역하면서 같이 델고와서 결혼식올리고 살고있음

근데 첨에 아빠가 결혼하면 연기 계속 하게 지원해준다고 거짓말하고 집에오자마자
아직 장가안간 3명의 시아버지 + 시할머니 모시고 하루종일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만했대
사람들이 일어나서 일나가는 시간이 각각 다르니까 사람 일어날때 맞춰서 새로 밥짓고 설거지하고 그렇게 아침 설거지하면 점심시간이고
점심 설거지까지 하고 빨래하다보면 저녁시간이고...
그렇게 2년을 살았대. 아빠는 농사일 돕는거니까 거기서 먹고살고만 하구 수입은 없는 상태로

근데 2년뒤에 내가 태어나고 돈없이 어떻게 사냐고 해서 결국 성남 모란근처로 월셋방 얻어서
거기서 아빠는 구두밑창 만드는 창공장에 다니고 엄마는 나 보면서 공장사람들 식사 해주면서 돈 얼마 받고 ... 그렇게 살았는데

내가 4살때 설 직전인데 월급날이 지나도 돈을 안주길래 왜 월급 안주냐고 물어보니
사장이 다섯째 큰아빠가 와서 미리 동생월급 가불해갔다고 자긴 다 지급했대.

우리는 모란에 살고 다섯째큰아빠는 상대원고개에 살았는데 설 쇠러 가야하는데 수중에 돈이 한푼도 없으니까
아빠가 나를 앉고 엄마손 잡고 상대원고개 까지 걸어갔대

근데 집엔 큰아빠는 없고. 차비라도 있나싶어 집 서랍을 다 뒤져도 정말 10원 한장 안나오더래. 설은 쇠러 가야하는데 밖은 눈길에 춥고
결국 저녁까지 기다리다가 큰아빠 얼굴못보니까 아빠가 날 다시 앉고 이불로 꽁꽁 싸맨다음 엄마손 잡고
성남 상대원고개에서 큰집인 광주 동림리 까지 걸어갔대

한밤중에 다니는 차도 거의없고 게다가 광주 넘어와서는 죄다 눈덮힌 야간산행을 하고 다음날 아침 10시쯤에 결국 큰집에 도착을 했는데
이미 큰아빠들은 다 와있고 다섯째큰아빠도 거기 있었음.
근데 첫째큰엄마가 동서는 막내가 이렇게 늦게 오면 어쩌냐고 차례 다 지낸다음 뭣하러 왔냐고 막 구박을 했대

아빠는 8남매중 막내고모 빼고 제일 막내 포지션이라 형들한테 감히 대든다는건 상상도 못하고
엄마는 거기서 서러워서 눈물이나서 나 여기 다신 안올거라고 그리고 나갔는데
...
너무 촌구석이라
버스도없고 찻길도없고
도대체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몰라서 그냥 울면서 걷다보니까
동네 할머니가
아니 정씨네 막내 색시 왜 여기있냐고 다시 큰집까지 델다줬대

엄마가 그때 자기가 길만 알고있거나 버스만 탔어도 나 버리고 갔을거라고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