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스테드는 새로운 마취제로 떠오른 코카인을 자신에게 실험하다가 순식간에 중독되었는데

할스테드가 중독으로 인해 얼마나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는지는 그가 쓴 의학 논문을 통해 잘 알 수 있음. 

논문은 분별없는 문장들로 혼란스럽게 짜깁기되어 있을정도. 

할스테드는 1886년 초부터 일을 그만두고 7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중독에서 회복되지 못함.

코카인 중독 증세로 인해 성격이 더 변덕스러워진데다 끝없이 거만했던 할스테드에게도 

약한 면이 있었는데. 외과 수석 간호사였던 캐럴라인 햄프턴이었음. 할스테드는 햄프턴과 훌륭한 짝을 

이루어 일했으며 그녀에게 유달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간호사라는 매우 드문 찬사를 보냄. 

햄프턴은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매우 예뻤고 할스테드는 오랫동안 그녀에게 불꽃 같은 연정을 

품고 있었는데, 보통은 심술궂은 얼굴 표정이 그녀 앞에서는 살짝 친근한 표정 같은 것으로 바뀌곤 했다고

사람들이 말함.

그런데 그녀의 손은 습진에 자주 시달렸음. 당시는 맨손으로 수술하던 때라 수술 전 손 씻기 규정은

엄청 과격했음. 우선 비누로 손을 씻은 후 과망가니즈산칼륨 용액에 다시 손을 세척한 다음, 

뜨거운 옥살산에 손을 담그고, 이어서 독성 염화수은 용액（염화제1수은）에 

또 한 번 세척함. 햄프턴의 피부는 피부암에 걸린 것처럼 붉게 변했고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함. 그녀는 

심각한 피부 트러블로 인해 직업을 포기하는 것도 고려함.

이에 할스테드는 햄프턴에게 "손과 팔뚝을 석고 모형으로 본을 떠도 되겠소?" 라면 본을 떴고

뉴욕에 있는 굿이어 고무 회사에 보내서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맞춤 장갑을 만들어 달라고 함.

햄프턴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장갑은 매우 얇아서 장갑을 끼고도 수술 봉합용 실과 같은 미세한 물체의 

질감까지 느낄 수 있었고 동시에 증기로 살균할 수 있을 정도로 탄성이 있었다. 

간단하지만 무척이나 효율적인 이 장갑을 본 동료들은 너도 나도 주문을 하였고 처음에는 

볼티모어, 그다음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것은 다름 아닌 환자들이었다. 

탈장 수술 후 감염률이 고무장갑을 끼기 전 17퍼센트에서, 몇 년 후 2퍼센트 미만으로 감소했다.

할스테드와 햄프턴은 어떻게 되었냐고? 결국 결혼해서 죽을때까지 행복하게 살았다고 알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