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 만약에 말이야

이런 세상이 온다면 어떤 공격능력 갖고 싶음??

***

탕-!!

깊은 새벽,

지하 주차장에 때 아닌 총성이 울려퍼졌다.

“히익?!”

간발의 차로 간신히 기둥 뒤에 숨을 수 있었다.

만약 제 때 숨지 못했더라면, 이 기둥에 박힌 게 내 이마에 박혔겠지.

애써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최악의 상상을 몰아내며, 녀석의 동태를 살폈다.

“이 새끼가?! 젠장, 어디로 간 거야?!”

날 놓친 게 분했는지, 녀석은 씩씩대며 다른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아마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봤더라면 이 상황이 상당히 골 때렸으리라.

왠 미친놈이 하반신만 벌거벗은 채 딸딸이치며 다른 사내를 찾아 여기저기를 헤매는 광경이 얼마나 해괴할까

하긴,

주차장 기둥 뒤에 숨은 나도 별반 다를 게 없는 꼴이긴 하지만.

문제는…

“거기냐?!”

탕-!!

녀석이 벌거벗은 하반신에서 난사하는 게, 총알인 게 문제일 뿐.

“칫, 바람인가.”

녀석이 짜증스레 뒷머릴 긁으며 제 사타구니를 쥐고 재장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간 난사하며 낭비한 총알이 제법 되었는지, 녀석의 사타구니는 좀처럼 주인의 말을 따르지 않는 모양이다.

“젠장!!”

반면 내 하반신은 이미 장전은 가득이지.

그러나 녀석과 달리, 난 총알을 쏠 순 없다.

녀석처럼 먼 거리에서 쏠 수도 없고.

세상이 요지경으로 변해버렸지만, 불공평한 건 여전했다.

그렇다고 내가 승산이 없는 건 아니지.

조심스레 녀석의 동태를 다시 살폈다.

녀석은 날 찾는 것도 포기했는지, 주차장 한가운데 덩그라니 서서 초조하게 제 사타구니를 열심히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제 뜻대로 안 되는지 녀석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후다닥 다른 기둥으로 향했다.

야짤이라도 보고 세울 요량인가?

그렇게 둘 순 없지!

조심스레 기둥에서 나와 장전을 시작했다.

녀석이 내가 다가가기 전에 다시 세울 수 있다면, 녀석이 훨씬 유리해질 것이다.

난 녀석과 달리 가까이에서만 쏠 수 있으니.

숨을 죽인 채, 녀석이 눈치채지 못 하길 빌며 조심스레 다가갔다.

‘아앙-!! 아앙-!! 기모찌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녀석의 핸드폰에서 적나라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거유의 여자가 사내의 위에서 열심히 헐떡이는 걸 보며, 녀석은 사타구니를 주무르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지금이다!!

“너…너 이새끼?!”

날 발견한 녀석이 재빨리 주물럭거리던 사타구니를 내 쪽으로 돌렸지만, 녀석의 사타구니는 반쯤 고갤 들 뿐이었다.

찌익-!!

“으아아악!!”

치이익-!!
털썩-!!

‘아앙-!! 아앙-!! 다멧-!! 이꾸웃?!’

녀석의 손에서 핸드폰이 떨어졌지먼, 야동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

하지만 녀석은 거유의 여배우가 절정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녀석의 머린 이미 내 독에 녹아버렸으니까.

“후우. 성불해라.”

도의적으로 녀석이 보던 야동을 끄고 브라우저 기록을 모두 지워주었다.

원래의 정상적인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로를 공격한다지만, 찜찜한 건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나도 장가가서 자식새끼 옹알이는 들어봐야 할 것 아니냐.”

녀석을 대충 정리해준 뒤, 미련 없이 지하주차장 밖을 빠져나왔다.

오늘따라 유난히 사타구니가 시린 밤이다.

***

이런 세상이 온다면 어떤 공격능력 갖고 싶음??

따발이??

독??

그 외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