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아무 이유도 없이 열이 39도까지 올라서 병원 다녀왔는데… 왜 이러나 생각하다가 괜히 인생까지 돌아보게 됨.

90년생, 올해 36살.
돌아보면 그냥 무난하지만 열심히 살아온 편이었음.

대학 졸업하고 바로 중소-중견 사이 정도 되는 회사 들어가서 6년 일하다가,
‘나도 대기업 가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광 좀 팔아서 대기업 입사함.

입사하고 얼마 안 있다가 팀에서 갑자기 PM 빈자리가 생겨서 욕심나서 손들고 해보겠다고, 맡아서 어떻게든 굴려가고 있었는데, 연말 성과 보고 쯤에 갑자기 공황 비슷한 게 와버림.
광역버스 타고 퇴근하다가 숨 안 쉬어져서 휴게소에서 내려 걍 집까지 걸어가거나, 아침에 출근하려고 하면 손발이 떨리고 그랬음.

그때 ‘이러다 진짜 불효하겠다’ 싶어서 와이프랑 상의해서 이직 준비 좀 해서 월급이 절반 정도로 줄어버렸지만 자대 교직원으로 이직함.

그 전에는 ‘욕심내서 잘나가는 게 효도고, 가족한테도 좋은 거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덜 빡센 일로 옮기고, 출퇴근도 걸어서 20분이면 되니까 가족들한테도 더 애정이 붙고, 삶의 질이 확 올라감.

근데 건강은 이미 고혈압, 고지혈증, 허리디스크, 원인 모를 열까지 그동안 바쁘다고 덮어놨던게 이제 눈에 보이니까 무섭긴 하더라.


그래서 하고 싶은말은
물론 돈 잘벌고 보기 좋은 삶도 있지만 진짜 ‘나 좋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상 아직 아침에 교츄서는 아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