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직격타를 맞은 포항시 흥해읍민임.
1차 지진 이후에 대피소 생활 얼마쯤 하다가 아버지 건강 때문에 대피소 생활이 힘들어 어쩔수 없이 집으로 돌아 갔음.
우리집은 1층이어서, 지진이 또 크게 나면 그대로 매장일 것 같아 너무 불안했음.
얼마 뒤 새벽에 여진이 크게 났었는데, 진짜 맨발로 혼자 미친듯이 뛰쳐나감.
나오고 나니 그제야 가족들 걱정이 되서 다시 돌아와서 가족들 챙겨서 다시 나옴.
근데 이 기억이 아직도 힘듦.

가족들은 나중에 웃으면서 그 얘기 몇번 했는데, 오히려 나는 화내면서 그만 얘기하라고 소리소리지름.
사실은 진짜 개쪽팔리고 내가 한심하게 느껴져서 떠올리기도 싫음.

지금 또 그때의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아
사고 현장의 영상이나 사진들이 너무 힘들다.
서울에 사는 친구 중에 지금 동생이 연락 안된 사람이 있다고 인스타 스토리에 올라왔음...
한참 지나니까 인스타 스토리는 지워졌는데, 동생 찾았다는 얘기같은 건 없고.... 감히 묻지도 못하겠고...
주변 지인들한테 괜찮냐고 연락도 못하겠다. 무서워서.

당연히 당연히 당연히 현장 목격자, 관계자, 가족분들이 가장 힘들겠지만
내가 왜 지금 가슴이 답답하고 미칠 것 같은지 모르겠음.

맨날 눈팅만 했었는데, 이 새벽에 누구 친구에게 얘기하기도 애매하고 그래서 처음으로 아이디 만들어서 글 남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