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랑 간만에 술 먹다가 차가 끊겼는데 택시비도 없고 그래서 에이 그냥 걸어가지 뭐 하면서 집까지 걸어감
막 네비 보면서 네비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길을 따라 가고 있는데 갑자기 네비가 안 잡힘 ㅋㅋㅋㅋ
정확히는 잘 가다가 갑자기 옆으로 가서 한참을 빙 돌아서 가라 그럼 시발 뭐지? 바로 내 눈앞에 길이 있는데
이 길을 네비가 인식을 안함 무조건 옆으로 돌아가라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치라서 아 슈밤 그냥 네비 따라 갈까... 저기 골목길이라 그런건가 하고 고민하던 찰나에 한 아지메가 그 골목길에서 나오시더라고
ㄹㅇ 소설도 이렇게 쓰면 ㅅㅂ 개연성 없다고 욕 먹을 정도로 너무 적절하게 나타난 아주머니 근데 날 보자마자 인사하시더라고

어서와

뭐지? 하고 내가 예전에 만났던 분인가? 아닌데? 나 이근처에 밥집도 안다녔는데? 하고 갈고리를 막 띄우고 있으니까
아주머니가 어서오라고 하시길래 그냥 아 그냥 친절한 아주머니구나 하면서 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하면서 길을 물어봤지
근데 길을 물어보니까 아주머니가 아까전의 내 표정을 그대로 지으시더라고
막 ??? 하시더니 뭐? 이러시더라 ㅋㅋㅋㅋ 난 내가 설명을 잘못했나 혀가 꼬였나 싶어서
xx동 쪽으로 가려는데 이쪽으로가면 xx역 나오나요?? 하고 친절하게 다시 풀어서 여쭤봤지
그러니까 아주머니가 짜증내면서 여기 왜 왔냐고 역정냄ㅋㅋㅋㅋㅋ
왜 화내시지... 하면서 집 갈려고요 하니까 어이 없어 하니까 집을 가는데 여기 왜 와?
이러길래 네비가 여기로 길 잡아줘서 왔는데 혹시 잘못왔냐고
아 역시 카x오 말고 딴거 써야 했나 하고 투덜거리니까 아주머니가 한숨쉬면서 그래... 여기 맞아 골목길 가로질러서 쭉 가면 된다고 하시더라
감사합니다 하고 계속 갔는데 골목길 딱 들어서는 순간 뭔가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 해야되나? 아주 무겁고 이상하더라고

나홍진 감독이 좋아할 만한 거리네... 하면서 길 가다가 의자에 앉아계신 아지메 한분 포착 또 길 물어봄
이모님 저 xx 역으로 가려는데 이쪽으로 가는거 맞나요?? 하니까 그 아주머니도 ??? 이러시더니 여기 왜왔냐 이러더라고
아까처럼 집 가다가 길 잃었다고 하니까 빵 터지시더니 여기 홍등가라 다른 이모들에게 잡히면 큰일난다고 옆길로 빠져서 그냥 쭉 가면 된다고
바래다주심 ㅋㅋㅋㅋㅋ
그제서야 난 처음 만난 아주머니 반응이 이해 되더라... 홍등가에서 길 물어보는 미틴놈이 어디있음... 근데 그게 나였던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