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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 상하차 10개월 후기에 이어, 문학을 사랑하는 웃대인들에게 바치는 두 번째 방구석 수필
* 재업
난 담배를 2014년,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시작했다.
평촌 학원가에 있는 청솔 재수종합학원을 다니던 때였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당시 청솔학원은 규율이 강한 곳이었다.
학생들은 아침 일찍 등원하여 출입 카드를 찍은 뒤 밤 10시에 하원할 때까지 학원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등원과 동시에 휴대폰을 포함한 각종 전자기기를 제출해야 했고 원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입시 성공의 관건은 자기 관리에 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법적으로 온전한 책임을 져야 하는 성인이 되었을지 모르나 스무 살은 새파랗게 어린 나이다.
그 공자조차도 마흔 살에 불혹의 나이가 되었다고 하지 않은가.
세상에는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았고 집중을 방해하는 유혹은 멀리서 찾아오지 않았으며 유혹을 이겨내기엔 심장이 터질 듯 더운 피가 달아오르던 나이였다.
그런 면에서 청솔학원의 숨 막힐 듯한 규율은 자제력이 약한 젊은이들에게 대단히 효과적인 강제 수단이었다.
지금 생각건대, 자녀들의 나태함을 냉정하게 진단한 학부모들에게는 청솔학원의 그 강제성이 업계에서 돋보이는 경쟁력으로 어필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 나는 그곳이 닭장 같다고 자주 생각했었다.
7층 남짓한 그 좁은 건물에 육백 명이 넘는 학생들이 틀어박혀 창밖으로 일출과 일몰을 구경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 되면 복도와 화장실은 북새통을 이뤘다.
때 묻은 유리창 바깥의 하늘이 유난히 새파란 날이면 나는 글에 집중하기가 유독 힘들었다.
공부와 담을 쌓고 금쪽같은 학창시절을 볍씨 까먹듯 날려 보낸 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입시 지옥에 투신해 본 전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입시 초기에 학업과 관련해 쥐꼬리만 한 성과라도 낸다 치면 기적 같은 보상심리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참으로 애석하게도 유혹에 취약한 사람에게 찾아온 보상심리는 매우 높은 확률로 일탈 욕구와 연결되어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는 경향이 있다.
내 경우엔 그것이 담배였다.
학원에선 규율 상 담배를 피울 수 없었기에 밤 10시가 되어 학원 건물을 나서자마자 담배를 꺼내 물고 시원한 밤 내음을 맡으며 세 개비를 연달아 피우는 것이 당시 내가 일탈이랍시고 향유하던 보상심리의 발현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내가 학창시절에는 흡연자가 아니었었다는 사실이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밑 주택가의 뒷골목에 숨어 담배를 피우던 친구들에게서 한 개비 얻어 피우고서는 터져 나오는 기침을 참지 못해 도대체 왜 이런 짓거리를 사서 하는 거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랬던 녀석이 그 질문을 한 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아 누가 가르쳐주거나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담배를 사서 열심히 태워 재끼며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연기와 함께 말없이 뿜어대고 있었다.
왜 그런 촌극을 연출했는지는 그때도 알고 있었고 지금도 알고 있다.
담배 연기를 내뿜는 내 모습이 스스로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독선적이라 할 수 있는데, 왜냐면 당시의 나는 친구들이 흡연하는 모습을 보며 단 한 번도 멋져 보이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유독 내가 피우는 모습은 멋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원래 속물들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법이 아닌가.
낯 뜨거운 이야기를 하나 더 덧붙이자면, 담배를 열심히 독학하던 당시의 나는 연초를 깊게 빨아들였을 때 더 이상 기침을 하지 않는 스스로의 발전을 남몰래 대견스러워 하고 있었다.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꼴불견이 아닐 수 없지만 그 때의 나는 그랬었다.
겉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속으로는 한창 겉멋에 취해 살던 시절이었다.
흡연은 성인들의 향유물이었고 항상 어른이 되길 동경하던 소년은 어리석게도 성인이 된 뒤에도 여전히 어른이 되길 동경하고 있었다.
다사다난했던 재수생 시절이 끝나고 나름 성공적으로 입시를 마쳤을 때만 해도 나는 아직 중독자가 아니었다.
담배를 며칠 피우지 않는다고 금단 증상이나 흡연욕구가 찾아오지 않았고 나는 이 때문에 어린 마음에 자만하게 되었다.
금연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때 끊었어야 한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미련하기 그지없던 나는 마침 정부에서 담뱃값을 거의 두 배 가량 인상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처럼 몸속에 유해물질을 꾸역꾸역 욱여넣고 있었다.
중독의 심각성을 본격적으로 느끼게 된 것은 처음 금연을 결심하고 동네 보건소를 찾은 16년도 하반기였다.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나를 지독하게 괴롭혀온 만성적인 불면증과 더불어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흡연양이 하루 반 갑 이상으로 증가한 상태였다.
큰 과제를 처리하거나 시험공부를 하느라 밤을 지새우는 날이면 하루 한 갑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인문학 전공 특성상 글을 읽고 쓰는 데 하루의 대부분을 할애했고 길고 지난한 사유 과정을 거쳐야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는데, 이 때 담배를 피우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대단히 요긴했다.
호기롭게 도전한 첫 금연 시도는 두어 달을 간신히 채우고 무위로 돌아갔다.
담배타임 없이 대학 생활을 이어나가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때 처음으로 내가 담배에 심각하게 중독되었음을 자각했고 그 깨달음은 곱씹을수록 씁쓸했다.
두 번째 금연 기회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늦은 나이에 군대에 갔을 때 찾아왔다.
훈련소에 입소하면서 6주가량 강제 금연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놈의 군대는 강제로 끌고 온 것으로도 모자라서 담배도 못 피우게 하냐는 어린 친구들의 투덜거림을 묵묵히 들으며 나는 이 기회에 아예 담배를 끊어볼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신교대의 전반적인 상황이 가져다주는 군생활 스트레스가 금단 증상으로 인한 고통을 아득히 상회하고 있었고, 긴장한 탓에 흡연 욕구도 거의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자대 배치를 받고 친해진 동기 중 한 명이 하필이면 전 군단을 통틀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애연가였고 녀석은 ‘담배를 배신하고 금연을 결심한’ 나를 ‘타락 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적폐청산을 하지 못해 아직도 연줄에 목을 매는 대한민국에서는 학연, 지연, 혈연, 흡연 같은 것들이 중요한 법이었고 나약하기 짝이 없는 나의 의지는 동기 놈의 유혹에 마포대교보다 먼저 무너져버렸다.
그렇게 두 달을 못 채우고 두 번째 금연 프로젝트도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최근 1년간 취업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놓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흡연양이 상당히 증가했다. 거의 하루에 한 갑 가량을 피웠다.
불행은 언제나 그렇듯 예고 없이 찾아왔다.
어느 날 친구와 게임을 하던 중 냉장고에서 오렌지 주스를 마시다가 갑자기 가슴 정중앙 깊은 곳에서부터 한 대 맞은 듯이 뻐근한 통증이 느껴졌다.
숨을 깊게 들이쉴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고 정자세로 앉아 있으면 고통이 더 심해졌다.
젊은이가 으레 그렇듯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무시했으나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통증은 여전했다.
예삿일이 아님을 직감하고 사흗날 아침 일찍 동네 내과 병원을 찾아가 엑스레이를 찍었다.
의사 선생님이 멋쩍은 듯 허허 웃으시더니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며 말씀하셨다. “기흉이네요.”
그러고는 진료 의뢰서를 끊어줄 테니 얼른 큰 병원 응급실에 가보라고 하셨다.
맑은 초여름 아침 날 하늘빛이 묘하게 착잡했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 소식을 알린 뒤 인터넷에 기흉을 검색해 찾아보았다.
내가 보았던 나무위키 자료를 첨부한다.
“기흉（氣胸）은 조직에 천공이 생기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본래라면 공기가 들어가지 않아야 할 흉막강（흉강） 내에 공기가 유입되어 문제가 생기는 병을 말한다.
원래 흉강의 기압은 대기압보다 약간 낮다.
하지만 기흉이 생기면 흉강의 기압이 대기압 수준으로 높아져 폐를 누르기 때문에 폐가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어, 결국 호흡과 산소 교환의 기능이 저하된다.
발병 연령대는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자발성 기흉의 경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남성에게 가장 빈번히 일어난다.
양쪽 폐에 기흉이 생기게 되면 공기를 빼는 호스를 양쪽에 달아야하는 상황이 생긴다.
심하게 재발되면 폐기능이 정지되어 질식하게 된다.
기흉의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흉강 안에 물이 차면서 흉수가 발생하여 사망률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중략）
대규모 연구에서 20~30대 남성 가운데 흡연이 20배 이상 기흉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길로 바로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아갔다.
코로나 19 때문에 자가 문진을 적는데, 최근 증상에 가슴 통증을 적어냈더니 의심 질환자로 분류되어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간 가량을 대기해야 했다.
기흉 진단을 받아서 흉통이 있는 것이고, 인후통이나 기침 고열 등은 없다고 여러 번 이야기해도 절차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받고 체념한 채 기다렸다.
마침내 응급실 안에 들어갔지만 거기에서도 심란한 마음을 달래며 그늘진 얼굴을 한 다른 수많은 환자들과 함께 마냥 기다리기만 할 뿐이었다.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채혈과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기다리고, 재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린 뒤 마침내 병상에 눕게 되었을 때는 이미 저녁 시간이 되어 있었다.
오후 여섯 시 경, 누워서 선잠을 자다가 인기척에 깨 보니 흉부외과 의사 선생님 한 분이 와 계셨다.
젊은 레지던트인 것 같았다. 그 분은 간호사 한 분을 부르더니 바로 흉관삽입술을 진행했다.
어감만으로도 흉악하기 그지없는 흉관삽입술이란, 바로 국소마취를 통해 하단 갈비뼈 사이를 절개한 뒤 긴 튜브관을 삽입하여 공기를 빼내는 시술을 말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발췌문을 인용한다.
“실제로 기흉으로 실려 가면 일단 흉강삽관술（흉관삽입술）이라고 해서 플라스틱 관으로 뚫어 공기를 빼내는 조치를 취한다.
이때 공기를 빼내는 걸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관의 바깥쪽을 물이 들어 있는 기구에 연결한다.
그럼 물속에 들어가 있는 튜브 쪽에서 공기방울이 방울방울 올라오는 것으로 공기가 빠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의사 선생님은 날 왼쪽 옆으로 눕게 하더니, 잠깐 시술할 부위를 손으로 만져보고는, 다짜고짜 오른쪽 갈비뼈 부위를 육중한 힘으로 눌러 뚫기 시작했다.
자랑은 아니지만 평소에 난 엄살이 센 편이 아니다. 그런데 이 흉관삽입술이란 것은 그런 나조차도 입에서 억 소리가 절로 나게 만들었다.
옆구리에 총을 천천히 맞는다면 아마 이런 느낌일 것이라고 확실히 장담할 수 있다.
실제로 튜브 크기도 5.56mm 탄이랑 비슷하기도 하고.
시술 자체는 금방 끝났지만 불행하게도 끔찍한 고통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한 참이었다.
흉관을 달고 입원 병실로 이송된 뒤에도 나는 고통이 너무 심해 누운 상태에서 움직이지를 못했다.
팔뚝에 연결된 주사 바늘을 통해 강한 진통제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음에도 나는 만 하루가 되도록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뱉었다.
흉관삽입술은 의사의 숙련도, 발병 부위로 추측되는 조건 등에 따라 통증의 유무가 많이 갈리며 예측하기도 힘들고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요컨대 나는 운이 지지리도 없는 케이스였다.
시술을 집도한 의사 선생님은 다음날 내가 입원한 병실로 외진을 보러 와서 내가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의아해하며 ‘보통은 이렇게 아파하지 않는다’고 말해 내게 정신적 고통까지 안겨주었다.
물리적인 고통이 얼마나 심했냐면, 아예 몸을 일으킬 수가 없어서 3미터 떨어져 있는 화장실에 가지 못해 소변 통을 받아다가 볼일을 해결할 지경이었다.
그마저도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나는 소변 보는 일을 되도록 피하기 위해 하루 종일 물을 마시지 않을 정도였다.
나무위키 기흉 항목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흉관을 삽입한 후 침상에서 일어날 때 가끔 흉관이 폐 등의 내부 기관을 건드려 죽을 만큼의 고통을 잠시 느낄 수도 있다.
수 십초 동안 숨이 안 쉬어 지며 송곳으로 갈비뼈 속을 찌르는 느낌이 든다.
대처법으로는 당황하지 않고 움직임을 멈추고 고통을 참는 수밖에 없다. 고통이 심할 뿐 내상이나 외상이 발생하진 않는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팔에 꽂힌 무통 주사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내게 엄청난 졸음을 안겨주었다는 점이다.
나는 입원해 있는 3박 4일 동안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죽은 듯이 잠만 잤다.
간호사들이 와서 밥과 약을 줄 때, 의사 선생님이 진료를 보러 올 때, 엑스레이를 찍으러 영상의학과를 찾아갈 때를 제외하고는 밤낮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의식의 끈을 놓고 있었다.
어차피 깨어 있는 동안에는 매 순간이 고통스러웠기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수면으로 보내는 것이 내게 이로웠다.
다행히 만 하루가 지나고 나서는 일어나 천천히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고통이 완화되었지만 숨 쉴 때마다 아픈 건 여전했다.
영겁과 같은 인고의 시간이 지나고 병세에 차도가 보여 퇴원을 위해 튜브를 빼는 순간이 찾아왔다.
흉관삽입술은 마무리 단계마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시술을 집도했던 분과는 다른 흉부외과 의사 선생님 한 분이 병동으로 찾아오더니, 마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보고 숨을 참으라고 하더니, 하나, 둘, 셋 하고서는 튜브를 죽 뽑아냈다.
뽑음과 동시에 경이로운 속도로 의료용 스테이플러를 두 번 사용하여 시술 부위를 봉합하고는 바로 거즈테이프를 붙여 마무리했다.
튜브를 뽑을 당시 느꼈던 고통은 정말이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흉관을 제거하자마자 며칠 동안 나를 지독하게 괴롭히던 고통이 거짓말처럼 봄눈 녹듯 사라졌다는 것이다.
퇴원 전 마지막 외래 진료를 받고 다음 진료 날짜를 잡은 뒤 집으로 돌아왔다.
의사 선생님은 기흉 재발률이 50퍼센트 이상이고, 재발할 경우 단순 흉관삽입술 뿐만이 아닌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수술”을 시행해 재발률을 5퍼센트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나는 이제 더 이상 흡연을 해서는 안 되는 몸 상태가 되었다는 소리다.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흡연은 20배 이상 기흉 발생률을 높인다.
게다가 우리 친가 쪽은 폐가 좋지 않다.
할아버지는 평생 담배를 피우시다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담배라고는 평생 입에 댄 적도 없는 아버지 역시 젊은 시절 기흉으로 병원을 찾으신 적이 있었다.
요컨대 내가 이번에 기흉을 앓게 된 것은, 가족력이 있음에도 기어코 담배를 배워 피운 죄의 대가를 치루는 것이었다.
아버지께서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있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
그 말씀이 요 근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8년 6개월. 내가 담배를 피운 세월이다.
만 10년을 채우고 단칼에 끊는 것이 내가 올 초에 마음에 담아두었던,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제는 이룰 수 없게 된 소원이다.
자고 일어났을 때,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뒤에, 변비로 고생할 때, 잠 못 드는 새벽녘에, 그리고 불현 듯 예고 없이 찾아오는 매 순간마다 담배 생각이 나서 가슴 한 켠이 서늘해진다.
6년 전 보건소에서 처음으로 금연 상담을 받을 때 상담사 분이 해주셨던 한 마디가 떠오른다.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거래요.”
어쩌면 흡연의 진정한 대가는 기흉이나 폐암이 아니라 평생 죽을 때까지 찾아오는 흡연욕구가 아닐까.
내가 살아보니 세상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담배 맛을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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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2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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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2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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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베스트1 |
 현학자 |
저항하거나 거역하지 아니하고 하라는 대로 복종하는 듯이 열린 앞섶…그 사이로 수줍게 고개를 내민, 아이오딘 용액으로 흠뻑 적셔진 찌찌…비록 살이 찌거나 털이 복슬복슬하여 탐스럽고 복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젖꽃판을 따라 돋아난 기다랗고 성긴 털에서 느껴지는 태고의 신비…아, 이제 그대는 천국에 갈 수 없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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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1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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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학자 |
와 출장 찌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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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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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쭉쭉이 |
실제 금연한사람들 건강검진시 항상 흡연은 위기라고 써있음. 끊은지 오래되었어도 언제나 가능성이 열려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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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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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학자 |
저항하거나 거역하지 아니하고 하라는 대로 복종하는 듯이 열린 앞섶…그 사이로 수줍게 고개를 내민, 아이오딘 용액으로 흠뻑 적셔진 찌찌…비록 살이 찌거나 털이 복슬복슬하여 탐스럽고 복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젖꽃판을 따라 돋아난 기다랗고 성긴 털에서 느껴지는 태고의 신비…아, 이제 그대는 천국에 갈 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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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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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한장남은김 |
너 어디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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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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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학자 |
와 출장 찌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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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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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장남은김 |
넌 내게 모욕감을 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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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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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파워전사 |
나도 쓸까말까 고민했는데 장문의 글을 읽고 포기했지만 넌 장문의 드립을 펼쳐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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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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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베개객끼 |
이제 천국 갈수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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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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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대장곽두팔 |
미친새끼아니야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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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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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조  |
님 통매음으로 고소당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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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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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움직인성정체성 |
드럽게 시적이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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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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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웃음벨 |
핥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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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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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마깡촌 |
어으 미친놈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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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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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가타리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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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서담배안받는체질인데 시작했나보네.. 술도그렇고 담배도그렇고 남들이랑똑같이해도 체질에따라쉽게 골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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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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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장남은김 |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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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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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움직인성정체성 |
요런 생각 위험함. 나는 체질에 맞기 때문에 저런 현상이 안생기는거야 라고 안심하는것. 저사람은 10년에 저런 일이 생겻는데 나는 10년 넘엇는데 괜찮은거 보니 나는 몸 뽑기 성공한듯 . 이런생각 인좋음. 술담배는 모두에게 안좋다 라고 생각하고 . 내일 나도 저렇게 될수있다라고 감안해서 조심하고 줄여나가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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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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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울음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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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진짜 잘 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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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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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댓글쓰려고가입함 |
1줄요약 : 작성자 이제 담배피면 ㅈ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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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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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국인 |
나도 2012년 3월쯤에 그냥 한순간에 담배를 끊었는데 지금도 가끔씩 매운거 먹었을 때나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 담배 생각나곤 함. 진짜 평생 참아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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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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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이지어 |
나도 고2때 기흉걸려서 수술했는데.............. 지금 흡연하고있네 정신차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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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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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캉 |
와 치쿠비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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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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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대해방전선 |
글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아질것 같네요. 다음 글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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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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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웃긴애 |
3줄요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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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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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추는냐옹이 |
담배. 멋져. 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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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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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백과사전 |
나도 10년 전인가쯤에 기흉으로 쐐기절제술? 인가 뭔가 받았음. 키크고 마르고 담배 피우면 확률 올라감. 대충 작성자 글 내용대로 흘러가고 난 담배 다시 피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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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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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뒤누가써 |
나는 비흡연자인데 걸려서 로봇 수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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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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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엔터스 |
물 많이 마시세요 최소 하루 반 통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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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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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생 |
의지가 대단하네요. 담배피는사람들 중 큰일 겪고도 못참고 담배 계속 피는 사람이 되게 많은데... 우리 형도 기흉 있었었는데 못참고 계속 피다가 2번째 수술까지 하고나서야 정신 차리고 담배 끊더라고요 건강하게 완치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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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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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435 |
담배 10년차 쯤 되면 체감되는게 개인적으로 노래부를때임.. 옛날에는 호흡이 딸리는게 전혀 없었는데 약간만 부르다보면 똑같이 불러도 호흡이 딸리더라 .. 난 딱 10년차 부터 아마 액상으로 갈아탔는데 한번 망가진 폐활량은 돌아오질 않더라고 대신 가래는 10중 8이 없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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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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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내잔상이야 |
나는 튜브삽입할때 기절했는데.지금 생각해보니까 기절한게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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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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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토세대 |
와 난 11년도에 다녔었는데ㅋㅋ 그때는 폰 안 걷었고 담배 학원 옥상에서 폈었음(이과쪽 건물이였음) 다음 년도에 이과 큰도로쪽으로 이사 갔더라 ㅋㅋ생각나는건 점심시간에 못 나가게 하고 창렬도시락 먹이던게 좀 짜증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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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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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한장남은김 |
반갑습니다 슨배님. 제가 다닌 14년도에는 평촌청솔에서 새로 막 지은 건물에 이과 문과 전부 다 때려넣고 운영하는 식으로 바뀌었습니다. ㅋㅋ 덕분에 화장실이고 뭐고 시설은 전부 새거라 좋았어요. 지하에 식당도 있어서 급식처럼 운영했고 밥 퀄리티도 나름 괜찮았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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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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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재ya |
난 5번넘게 터져서 폐포인가그거 자르고 뽄드같은거 넣던데 . 이젠 흉관할때 아픈지도 모르고 걍 국소마취하고 당연하단듯 뚫는데 담배는 응급실에서 관꽂고도 핌 근데 아직 살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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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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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2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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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4 [2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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