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수

한국계 바둑 역사 중 조훈현과 서봉수 시대, 조서시대의 한축을 담당한 기사이다.

하지만 말이 조서시대이지

조훈현에게 철저하게 밀렸을 정도로 서봉수는 조훈현 앞에서 무력하게 밀렸을 정도다.

하지만 조훈현의 집권 당시에 유일하게 조훈현을 상대로 타이틀을 빼앗을 수 있는 기사라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대단한 기사인지 알 수 있다.

또한 세계 기전에서 한참 활약하던 시기에는 세계 기전 승률이 60%가 넘어 갔으며

중국 기사를 상대로는 90% 이상의 승률.

응씨배 우승이나 진로배 9연승의 기록을 남긴 것을 감안한다면.

세계에서도 최정상급 기사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기사였다.

하지만 서봉수의 특별함은 단지 그가 최정상급 기사여서가 아니다.

그의 대단함은

혼자 힘으로 최정상급 기사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서봉수는

사범도 스승도 없이 오직 독학만으로 한국 최강자 반열에 든 기사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이런 식으로 바둑을 배우면 기본기가 부족해지고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바둑의 깊이도 옅어질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대단한 바둑기사라도 바둑을 지도해주는 사람은 있는 법.

하지만 서봉수는 그런 것 없이 독학으로 프로 기사에 오르고 타이틀을 석권한 기사였다.

이후에 조훈현이 한국에 귀국하고 치열한 조서시대가 열렸는데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었고 국가간의 교류도 활발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바둑계를 주도했던 건 일본이었고

서봉수는 일본과 교류 수단이 전혀 없었던 것에 비해

조훈현은 일본 최고의 원로가 스승이었던지라 일본에서 계속해서 발명되는 새로운 수들을

한국 바둑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당연히 그러한 새로운 수법에 가장 많이 당한 기사는 서봉수일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조훈현과 서봉수는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는데

어떻게 보면 조서 시대의 라이벌인 만큼 안 좋을수도 있다고 치지만 처음에는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사이가 나빠졌는데

이유는

아무리 바둑을 압도해도 서봉수가 계속해서 물어 뜯으러 오니까

그것이 조훈현 입장에서도 굉장한 압박감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렇다 보니 거의 다 이긴 바둑에서도 상대를 철저하게 밟는 수를 둔다던가

복기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는데도 서봉수가 눈 시퍼렇게 뜨고 쫓아 오니 조훈현 입장에서도 부담스러�m던 모양이다.

두 사람 모두 20대 였으니 감정 싸움이 격해질수밖에 없었던 듯 하다.

심지어 그렇게 조훈현에게 당하는 날이 이어지자 서봉수가 자기가 조훈현 보다 기본기가 부족해서 초반 포석에서 밀린다고 인정하고

흉내 바둑을 가져와 조훈현에게서 타이틀을 쟁탈해가기까지 했으니...

지금은 서로에게 악감정은 없지만 서먹한 사이라고 한다.

그래도 조훈현은

서봉수에게서 승부사 기질과 투쟁심을 배워 자신의 칼날이 오랫동안 무뎌지지 않았다고 했고

서봉수는 조훈현이 자신의 바둑 은인이라고 인터뷰한적 있다.

참고로 바둑을 보는 눈은 그 누구보다 냉철하신데

독학으로 바둑을 배운 만큼

다른 사람들이 바둑이 뭐냐고 물으면

인생이니 삶이니 뭐니 이런 소리를 하는데

서봉수는 그냥 '바둑판에 돌 놓는 게임' 이라고 한다고...

이러한 특유의 가치관과 독학으로 배운 바둑 덕분에

기본기는 약해도 굉장히 유연한 사고 방식을 가졌다고 한다.

심지어 이창호가 처음 바둑계 나왔을 때

대부분의 이들이 고개를 갸웃하며

'이 사람이 천재가 맞나?'

라고 했고

심지어 조훈현도 처음 봤을 때는 '얘가 천재가 맞나?' 했는데

서봉수는 이창호를 처음 보자마자 엄청난 천재라고 추켜세워졌다고 한다.

（조훈현과 사이가 나쁠때）

서봉수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는데

2001년도에는 인공지능 바둑이랑 두는데（알파고급은 당연히 아니고）

9점 접바둑을 둘때 

단 1수만에

인공지능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수를 뒀다고...

일반적인 바둑 상식밖의 수가 나와서 순식간에 털렸다나 뭐라나...

01년도 인공지능 바둑이�� 약하긴 할텐데 그래도 단 1수만에 컴퓨터를 바보로 만든거 보면...

개인적으로 조훈현의 1회 응씨배 우승은 한국 기사도 최강자 급이 있다

라고 한국 바둑을 알린 포문이라면

서봉수의 2회 응씨배 우승은 이제는 한국이 최강이다.

라고 알린 대회가 아닐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