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알바 [2]






여기 올라온 글들을 읽어본 결과

짧고 간결한 필체가 주를 이루더군요.






따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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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시작한지 약 4시간이 지났을 무렵

홀서빙도 쉬운일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다리가 아팠고,

손님들이 끊임없이 눌러대는 벨소리가 정신을 분산시켜

내 행동을 산만하게 만들었다.




형 신분증 가지고 들어오려는 고삐리들을 걸러내는

작업도 꽤나 눈치를 요하는 것이어서

귀찮기 그지 없었다.




나 : 신분증 가지고 오셨죠?

고삐리 : 네 여기요. 이야 여기도 많이 바꼈네.




뭔가 많이 와봤다는 주저림으로 선방을

날리지만 내가 보기엔 저녀석 심하게 어려보였다.




나 : 죄송한데 신분증이랑 얼굴이 좀 다른데 본인거 맞으세요?

고삐리 : 그럼요. 주민등록번호 외워봐요?

나 : 아니요. 근데 생년월일 보니까 저랑 동갑인데 혹시 고등학교

어디 나오셨어요?

고삐리 : 저... 저기 A고등학교요.

나 : 어, 나도 거기 나왔는데 몇반이었죠?




녀석 잠시 말이 없다가 조용히 사라졌다.

또 다시 벨소리가 울리고 가게안을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면 시간은 금방금방 지나갔다.




오후 7시부터 새벽 3시까지가 내 근무시간이었고,

그녀는 뜻밖에도 주말에만 알바를 한다고 했다.




생각지 못한 경우였지만 그래도 금요일과 토요일엔

무려 7시간씩 함께 그녀와 일을 하니 어떻게든 그안에

쇼부를 보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리고 금요일.

이윽고 기다리던 그녀가 출근을 했다.




나 : 안녕하세요.

그녀 : 네. 새로온 알바생이세요?

나 : 네 친하게 지내요 우리.




내 말에 그녀가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 : 그래요. 근데 나이가?

나 : 스무살인데요.

그녀 : 어머 난 스물두살인데...




라고 말꼬리를 흐리는 그녀를 보고 난 재빨리

눈치있게 대답했다.




나 : 그럼 누나라고 부를게요.

그녀 : 그래요.

나 : 누나 말 놓으세요. 두살이나 어린데 제가.

그녀 : 그럴까? 너도 편하게 말해.

나 : 그래도 돼 누나?




내 말에 그녀가 다시한번 웃었다.

손님으로 갔을 땐 그토록 도도해 보이던 그녀가

이런 웃음을 지을줄도 안다니 참 해맑아 보였다.




이름이 영란이라는 누나,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런데 정확히 2시간이 지난 후 그 예감은

불안으로 뒤바뀌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나 졸라 미소년이오

라고 얼굴에 써붙인듯한 졸라 곱상하게 생긴 사내녀석이

알바생이랍시며 호프집 안으로 들어섰던 것이었다.




누나는 그 놈에게 필요이상으로 친한척을 하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놈 : 어 그런데 저 형은 누구에요?

영란 : 야, 형 아냐 너보다 한살 어려. 새로온 알바생.




제길슨 그동안 동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오던

나에게 다짜고짜 형이라며 지가 더 어려보인다는 간접적

화법을 구사할 줄 아는 저놈은 고수였다.



나 : 근데 내가 생일이 좀 빨라서 학교를 일찍 들어갔거든.

그냥 말 터도 되지?

그놈 : 어, 어... 어.



그것이 놈과의 첫 만남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