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주말 보내고 평소처럼 쌓여있는 웃자 정주행중에 제 글이 웃자간거 보니 기분이 묘하네요

싱하형이 굴다리 밑으로 따라오라던 시절부터 눈팅만 했는데 살다보니 웃자도 가네요...

살면서 지금처럼 누구와도 말도 안하고 교류도 없었던 적이 없어서 푸념처럼 글 써봤는데 많은분이 봐주셨더군요

일단 이어서 고해하는 느낌으로 써볼게요




애기엄마는 전에 살던집으로 가고 혼자남아서 생활하는데

전화와서 자기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합니다

사실 속으로 하나도 풀리지 않았지만 사과를 하니 받아주고 왕복 5시간정도 걸리는 거리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가서 애기보고 와이프보고 다음날 일해야하기 때문에 1시간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전에 내용을 많이 줄이다보니 빼먹었던 내용이 있는데 어차피 지금 사는집은 정리하고 와이프가 전에 살던곳으로 애기랑 가서 살 계획이어서 집 나갈때 건조기 무선청소기 뭐 애기필요한것들 다 가져 갔습니다

애기엄마 보고와서 그 이튿날, 애기엄마가 한 200만원 정도 써서 뭘좀 확인 하려고 하는데 저는 좀 회의적인게 있었습니다

그 돈 들여서 확인한다고 다 알수있는것도 아니고 많은사람들이 안쓰는 그런 일이 있어서 전 나름대로 여기저기 알아보고 했는데 애기엄마가 다짜고짜 짜증냅니다

너 속으로는 결론 내렸는데 왜 여기저기 알아보는척하냐고
답정너 아냐고 저한테 짜증을 냅니다

사실 밀린 웃자 정주행하다가 제 글 몇개 뒤에 '걸리면 무조건 피해야되는 인간' 이라고 올라온 글이 있었는데 깜짝 놀랬습니다

애기엄마랑 똑같은 대화패턴이라 순간 '뭐지? 트루먼 쇼인가? 내 글 뒤에 내얘기가 있네'라고 생각했네요

여튼 안그래도 앙금 많이 남아있는데 또 그런 짜증을 들으니 그나마 애기때문이라도 한번더 참아보자는 마음도 날아갔습니다

그게 애기엄마와 했던 마지막 대화가 됐네요

그 뒤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는 나였습니다

내게 일어날 일들을 내가 다 감당할수 있을거라고 착각했습니다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나서 평범하게 자랄거라고 착각했고
애기엄마는 내가 심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일거라 착각했으며 노쇠하고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갖고있는 내 몸은 일과 집안일, 애기를 같이 돌보며 쉬는시간, 쉬는날마다 같이 여행다닐 수 있는 체력이 될거라고 착각했고, 내 경제력으로 지금 당장은 없이 시작해도 같이 살면서 재산을 쌓아 갈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댓글 다 읽어봤고 많은 조언 감사하게 봤습니다

그중에 상당수는 이미 시도 해봤던것이고 전 느꼈습니다

상담이 얼마나 가치 없는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무의미한지 자기반성 같은건 아무짝에 쓸모 없는지

애기엄마는 일기를 매일 씁니다
애기엄마는 틈날때마다 유튜브로 명상할때 듣는것들 틀어놓습니다

애기엄마는 결혼전에 3년정도 상담을 다녔습니다
시간당 10만원쯤 하는 좀 유명한 분이었다고 했습니다
한달에 두번에서 세번정도씩 갔으나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1편에서 적었던것들은 사실 사소한것입니다

결혼생활동안 힘들었던것들은 남편으로써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내가 집안일에 돈도벌고 쉬는 시간없이 살면서도 니가 하는게 뭐가있냐고 혼나곤 했습니다

내가 하는일에 대해 무시하는 태도
내 주변사람들과의 단절하게 만드는 태도
내가 의도하는 아이 교육과는 상반되는 가정교육 방식등

같이 살아야될 이유가 더이상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난번글 작성했을때가 아이 첫돌이었습니다

너무 그립고 보고싶은 마음이지만 애기엄마는 보기 싫고 대화하기도 싫어서 영상만 보내달라고 합니다

한번은 귀찮았는지 영상통화를 시켜줬는대 3개월이나 못봐서 그런지 애기가 절 못알아봅니다

같이 살때는 내가 집에가면 웃으면서 반겨줬는데 이제 제얼굴보니 낯선지 당황해하며 영상통화 하는 핸드폰에서 점점 멀어집니다

일하는 곳에서 영상통화하는데 너무 슬프고 눈물이 나서 그냥 끊었습니다 글 쓰고 있는데도 눈물이 납니다

이제 그냥 유니세프에 아프리카 난민 후원하는 마음으로 정기적으로 양육비 주고 애기 사진이나 영상 받아보면서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나중에 애기가 돈이 많이 필요할때가 올수도 있으니 그때까지 경제적으로 부를 쌓아야 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짤에서 본게 맞다고 생각이 됩니다

판단력이 흐려지면 결혼하고
인내력이 떨어지면 이혼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면 재혼한다

전 머리가 나빠서 안좋았던일들은 쉽게 잊어버립니다
반대로 좋았던기억은 몇년이 지나도 잘 잊혀지지가 않아서 좋았던기억에 다시 찾아 갈까봐 안좋았던 기억들을 적었습니다

가끔 꿈에 세가족이 행복할때가 있습니다 자다가 일어나면 핸드폰잡고 애기엄마한테 전화를 하려고 합니다

순간 마음을 다잡고 왜 이렇게됐는지 생각하며 핸드폰을 놓습니다 애기가 너무 보고싶어 많이 울었습니다

그래도 그전으로 돌아가기 싫습니다

하고자 했던것 다 내손으로 이루며 살았는데 안된다는게 있다는걸 깨닳고 받아들였습니다

글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