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장 운영중인 자영업자임.
뭐 직원두고 할 정도로 규모있고 잘되는 가게는 아니고
그냥 혼자서 내 인건비 정도 근근히 챙겨가는 수준.

요즘 경기도 갈수록 안좋아지니 매출도 지지부진하고
2주에 하루 쉬면서 이렇게 사는게 맞나 싶으면서도
그냥 저냥 버티면서 지내고 있었음.

근데 며칠전, 금요일에
저녁 6시 반에 예약한 차가 한대 있었음.
많이 더럽긴 했는데 그냥 기본세차만 한다길래
ㅇㅇ 그래라 하긴 했는데

손님 보내고 차 가게안에 넣고 짐 빼는데 경악함.
바닥 매트도 이물질이 꽤 많긴 했는데
매트를 들어보니 온갖 과자 음식쓰레기 낙엽
이런것들이 엄청 깔려있음.

바닥매트가 안닿는 위치면 모르겠지만
매트 밑에 이물질니 그렇게 있다는건
그렇게 더럽다는걸 알면서 가리려고
매트로 덮어놨다는 말이잖음?

폴딩 3열도 있는 차라서 접힌 3열을 열어보니
3열은 더 가관임. 2열 바닥보다 더한
과자 썩은것, 눌러붙은 사탕젤리가 가득하고
그 썩은 것들때문에 3열 시트엔 곰팡이까지 올라온 상태




원래 이런 차는 그냥 돌려보내는게 맞음.
기본세차로는 작업 못하고
시트 다 분리해서 클리닝 해야 답 나오지 이건 작업못해드린다
그렇게 했어야하는게 맞음.

한참 멍때리다가 ㅅㅂ 그냥 몸갈아서 해주지 뭐
하고 그냥 최대한 해주려고 했는데
뭐 그래 이건 내가 잘못한거라면 잘못한거지....


원래 기본세차 할 때 걸리는 시간의 1.5배~2배 시간써가며
작업해두고 손님 찾으러 왔길래
간략하게 이러이러했다 말은 했는데

손님이 라이트 켜고 바닥이랑 시트밑을 막 살피더니
먼지 남아있는 부분이랑 안닦인 부분을 막 찾아내면서
원래 세차하면 이런건 다 닦아줘야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


순간 말문이 턱 막히고 힘이 빠지더라.
ㅇㅇ 그래 세차하면 다 꼼꼼하게 닦아줘야하는거 맞고
손님이 말한 부분 내가 못챙긴거 맞음. 내 잘못맞지.

근데 쓰레기랑 오물 구덩이인 차 기본세차 가격으로
어떻게든 해주려고 거기에 시간 다 쓰고
다른차보다 배 이상 시간 몸갈아서 ㅈ빠지게 해줬더니
자잘한 오염 남은거 보고 지적질 하니까 머리가 하얘지더라고

그때가 거의 밤 8시 반 정도였는데
처음엔 그래 다시 봐줄테니 1시간 있다와라 했는데
아니 내가 몇만원 벌려고 이짓거리를 해야하나 싶어서

그냥 고객님 제가 기본세차로 이만큼 작업을 해드렸는데
마감시간 지나서 밤 10시까지 퇴근도 못하는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 같다.
정 만족이 안되시면 돈 안받을테니까 그냥 가시라
하고 그냥 보냈어.

이미 머리도 하얘지고 너무 빡세게 했더니
몸도 지치고 다 귀찮아서 말섞기 싫고 그냥 가라고.




여튼 그러고 퇴근했는데
주말부터 오늘까지 몸에 힘도 없고 컨디션도 안좋고
일도 하기싫고 그러네
지금도 작업해야할 차 있는데 일 안하고 똥글 쓰고있고.

현타가 세게 온 것 같은데 어떡함 ㅋㅋㅋㅋㅋㅋㅋ
사는게 이게 맞나 싶고 아무것도 하기싫음...



우울한 이야기 들어줄 사람도 없고
그런 사람 있어도 내 부정적인 감정 전하고싶지도 않고
그러면서 여기 이런 글 쓰는 것도 모순적이긴 한데 ㅋㅋㅋㅋ

여튼 어딘가 넋두리는 하고싶은데 할 곳이 없어서
여기 똥글쌈...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