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4기라고 전화온게 2주도 안지났는데......

월요일 아침에 어머니께 응급실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응급실 중에서 중환자실에 홀로 계신 아버지를 봤다

어머니와...친척누나와 코로나때문에 교대로 왔다갔다 하다가 내가 옆을 지키고 있을때...

왠지 모르게 아버지 숨쉬는게 평해진거 같았는데.....

기계에 숫자가 내려가더니 0을 찍는 순간 직감했다...

숨을 쉬는게 아니라 기계가 불어주는 산소때문에 그냥 그렇게만 보이는 거고

아버지는 돌아가신 것을...그리고 밖에 누군가를 부르고...

들어온 간호사와 의사가 아버지 맥을 체크하더니 나에게 ...사망하셨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드라마에서 본것처럼 사망시간을 알린 것이겠지만...난 듣지 못했다...

아직 누나는 도착도 못했는데....아버지의 마지막을 볼 사람은 내가 아닌데...

난 그럴 자격도 없는데...라고 생각 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어머니와 친척누나가 앉아있는 곳으로 갔다

두사람이 나를 보며 무슨일이 있냐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머니가 혹시...라고 하실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보호자 출입증을 어머니께 드렸다

어머니께서 들어가시고...난 눈물이 나오려고 했지만 참았다...

울 자격이 없었으니까...암4기인걸 듣고도 찾아뵙지도 못했고...그 전에도 뭔가 좋은 소식은 못들려 드린 내게 울 자격은 없었다...

곧 누나가 도착했다...어머니께 알려 누나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러 들어갔다...

누나는 서글프게 운다...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그렇게 울면서도 누나는 해야 할 일들을 한다...필요한 서류등을 알아보고 아버지를 화장하기 위해 화장터와 추모공원 빈 자리도 알아보고...

그렇게 힘들게 준비하는 동안 나는... 예전에 했던 아버지와의 카톡을 떠올린다...

'너 때문에 아플것 같아'

작년 말 아버지와의 카톡 마지막에...농담처럼 흘리신 말이지만....실제로 나때문에 아프신게 맞다 싶을 정도로 나때문에 맘고생을 하셨으니까...

빈소는 차리지 않고 가족장으로 하기로 했다...다른 친,외가 사람들 그 누구도 부르지 않고 어머니, 누나, 그리고 나 셋만 있기로...

나는 잘 몰랐지만...누나는 친가 사람들을 괘씸해 하였다...아버지께서 집안 제일 어른이셔서 그들을 돌봐준게 많은데...

막상 아프시다는데 연락 한번 제대로 오지 않아서...너무 괘씸하다 하였다...

나는....속으로 그냥 그런 사람들인걸....하고 말았다....아버지를 닮아서인가....그런데에 나쁜말 하는걸 못하는 성격이라....

저녁 늦게 화장을 해서 바로 봉납 못하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추모공원으로 가서 봉납을 해야했다...

오래전 돌아가신 친어머니와 같은 라인에 자리가 있어서 그곳으로 정하고 봉납 하였다....

부모님이 살던 집은 팔기로 했다... 어머니는 누나와 함께 살기로 하고...

누나와 어머니는 나를 걱정한다...일을 하긴 해야는데...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오르고 가슴근육쪽이 아프니까...

티 안내려고 하는데 추모공원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 이미 들켰다...

살을 빼려고 해도...운동 시작하고 5분안에 가슴이 조여와서 뭘 할수도 없는 이 몸뚱이...

누나는 나에게 기초수급자 신청 쪽을 알아보라고 한다

일을 하면 좋겠지만 그게 안되면 기초수급자 신청을 해서 생활하면서 천천히 살을 빼보라고 한다...

제일 슬퍼하는 와중에도 정말.....내 걱정까지 한다...

집을 나와 내가 머무는 곳으로 오면서....아버지 생전 사놓았던 암환자를 위한 음료와 사과를 받아왔다...

집에 와서도 그저 피곤함에 잠만 계속 잤다...

김해에 있는 사촌형이 전화를 했다... 자기는 불렀어야 하지 않냐고.....서운하다 얘기했다...

하지만...어머니가..사촌형중 제일 싫어 하는 사람인데....내가 어떻게 부를 수 있을까....

난 그냥 나도 정신이 없었고 가족들 모두 정신이 없어서 누군가 부를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고 둘러댔다...

언제 한번 보자는 말과 함께 끊고...또 다시 눈을 감았다...

친구도 없고....직장이 없으니 직장 동료도 없고...

누구 하나 알지 못하니까....이곳에 일기장처럼 써본다...

다들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잘하라는 말들을 하는데......

정말...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아무말도 해드리지 못했다...

솔직히....지금도 할 말이 없다.....그 어떤 말도 할 염치가 없어서....

너희들은 늦기전에....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