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를 상징하는 간판 스타 문화유산이라 한다면
나는 금동대향로가 생각난다.

사실 이거말고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국중박에 있는 반가사유상은 정확히 어디 것인지 모르니..

언젠가 국중（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금동대향로를 본적이 있다.
국중에 전시되어 있는 것은 모조품이였기 때문에
언젠가 부여에 가서 진품을 보고 올거라고 다짐만 하고 막상 몸이 직접 가진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작년 가을쯤의 쉬는 날이었다.
느닷없이 저 향로가 정말로 갑자기 보고싶어
뜬금없이 차를 몰고 다녀왔다.
내내 몇년을 움직이지 않다가
나도 모르게 정말 갑자기 보고싶게 되어
정말 이거 하나 보려고 왕복 4시간을 운전한것이다.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지만 무엇인가 어떤 이유로 인해 나는 향로를 찾아가기 위해
몇년을 움직이지 않던 몸뚱이를 단 몇분만에 움직이게 되었다.
그렇게 국립 부여박물관에 향했다.

박물관 내에 자리잡은 어지간히 멋드러진 슈퍼스타는
여느 정상급 국보 유물들이 그렇듯
전시실 내에 독방대접을 받고 있었다.
팜플렛에서도 대놓고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는 향로가 있는 독방 전시실은
평일에 갔음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려 사진을 겨우 찍고 향로를 감상할수 있었다.
부여박물관에 있는 또다른 국보인 관세음보살상이 다른곳으로 이동전시를 간탓에 정말로 볼것은 향로밖에 없어 한참을 쳐다보다 왔다.

분명 그 거대한 방 안에
사람이 가득차 북적이는 탓에
한가로이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서서 좁은 틈으로 보이는 저 향로와 눈이 마주치면
마치 방안에 나와 향로만 있는 것처럼
모든것이 정지되고 들리지 않는 듯한
고요한 집중력을 향로가 내게 선물했다.
그 시끄러운 조용함 속에서 내내 지켜보는 향로의 모습은
정말인지 보면볼수록 곱씹는 아름다움이 다가왔다.
저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분명 4시간 운전할 가치가 있었다.
색감과 분위기는 없는 실력에 겨우 담을 수 있었지만
그 역설적인 고요함은 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