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초6때였나?? 아침에 일어났는데 새가 지저귀고 매미가 우는 화창한 아침이었음
화창한 아침답게 당연히 학교는 지각을 했고, 그냥 등교하면 좀 그렇고 병원가서 진단서 끊어오는거 국룰이자늠

그래서 병원에 갔는데 그때는 너무 어려서 병원에서 의사쌤이랑 분위기보고 대충 진단서 끊어오는 그런 잔꾀를 못부렸단말임?
그러면 머 어떡하겠음 걍 꾀병부려서 아픈척이라도 해야지

아픈척을 했는데 꽤나 연기가 상급이었나봄 의사쌤이 함 누워보라는거임
누우니깐 의사쌤이 막 배를 누르시면서 아파요?? 묻는데 당연히 아프다해야지 머 어쩌것음
암튼 아프다 아프다 하다보니깐 의사쌤 표정이 심각해지시는거..

내가 이제 뭐 많이 나쁜증상이에요?? 하고 물으니깐
쌤이 나한테 너 큰병원가서 검사 한번 받아봐라 이렇게 말씀하시는거임
일단 여기서부터 사태가 걷잡을수없이 커진걸 느껴버린 13살의 나였음 근데 어쩌겠음 이미 시작한 구라 끝까지 가야지 그래서 엄마한테도 아픈거같다고 거짓말을 하고 대학병원을 어머니랑 같이 갔음

병원 도착하자마자 여태 거짓말한거 감당이 안돼서 손발이 오들오들 막 떨리기 시작함
막 진료예약까지 다 잡혀버리니깐 이걸 말 해야하나?? 고민도 막 듦
그러다가 결국 진료보는 시간이 됨
진료실 들어가면서 속으로 이제 난 큰일났다×100 반복하면서 들어갔음

근데 아까 내가 머랬음?? 구라 시작한건 끝까지 가야지
그래서 일관성 있는 진술로 진료보기도 결국 성공함
진료받고나니깐 나가서 좀 기다리고있어보라는거임 그래서 난 ?? 하면서 완전범죄인가?? 하고 대기중이었름
그런데 갑자기 날 초음파검사실로 보내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부터 그냥 에라모르겠다하고 검사도 막 받기 시작함
결국 초음파검사하는데 아픈컨셉 잡은것도 뒤로하고 간지러워서 막 웃고 그래버림

검사받고 얼마뒤에 결과가 나왔는데 아니
생긴지 며칠 지나지도 않은 크기의 "맹장염"이 있다는거임
난 당연히 못믿고 속으로 '아니 돈뜯어먹을라그러나?? 뭐지??' 생각했지

근데 갑자기 환자복을 대령해오시네??? 아니 난 꾀병으로 온거라�以빱빱�
속으로 말하면서 여태 거짓말친게 막 하나하나 떠오르기 시작함
동네병원에서 아프다고 구라친거, 엄마한테 진짜 아픈거같다고 구라친거 등등...
그리고 나서는 아니 뭐 몰카찍나? 이런생각까지 했음 혹시 트루먼쇼?

결국 입원하고 병원 침대에 누워있기 시작함
누워서 휴대폰 보고잇었는데 이젠 아빠도 오셨음

부모님 다 오시니까 의사쌤? 인?가? 막 수술 동의서 작성도 시작함
이때 이제 나도 모르는 고통이 사실 존재한다? 가 진짜라는걸 깨달음

뭐 어찌저찌 수술 동의서 작성 끝나고 의사쌤? 이 오셔서 내일 수술해야하니까 물 음식 일절 금지라는거임
그러고 난 후 부모님이 오셔서 갑자기 사망 가능성도 있다고 나한테 얘기 해주시는거임 무섭게스리

난 분명 아침만해도 대충 진단서갖고 학교갈생각이었는데
고작 거짓말 하나때문에 반나절이 지날동안 식음을 전폐당하고 사망가능성이 있다는 말까지 들어버린 13살의 나는 사건의 스케일을 감당히지 못하고 결국 울음을 터뜨렸지만 그럼에도 사건의 전말을 자백하지는 않았음

그렇게 다음날이 되고 진짜 수술실로 들어가서 전신마취? 인지 아닌지는 모르겟지만 결국 맹장수술까지 끝내버림
이 이후로 꼼수 1순위였던 연기와 거짓말은 후순위of후순위로 밀려나버림
거짓말만 할라하면 PTSD와서 맘편하게는 못하겟더라고...


하도 오래전일이라 이상한 기억이 많을수도 있음
원래는 수술 이후 상태까지 쓸라햇는데 힘들어서 못하겠다 흐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