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아주 오래 못 본

사슴같은 엄니랑 천사같은 새아부지.

내가 차가 없어서 KTX타고 내려가야되는데 열차에서

코로나 걸려 옮길까봐 매년 명절 때 가보지도 못 함 ...



근데 자식새끼 일하다가 다쳤다 그러니까 마스크 꽉 묶고

직접 5시간 운전해서 갑자기 이 야밤에 얼굴보러 상경하심..

아까 만나서 서울 이야기하다가 아부지가 살면서 한번도

놀이공원 가본 적 없다고 호랑이 사자 실제로 보고싶다하셔서

내가 쫌있다 가자 그래따..


열다섯 나이에 일 시작하셔서 이제 곧 환갑이신데

평생 일만 하시느라 놀이공원도 못 가보고 사셨다..


티켓 끊어놓고 죄송함반 충격반 걱정반이라 잠이 안 옴

2시간 뒤에 출발인데 자라 쫀부


근 2년간 병원 말고는 누가 불러도 절대 외출한 적이 잘 없는데

내일 딱 하루 외출만큼은

호랑이랑 사자만 보구 바로 퇴장할테니까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울 아부지, 어무니 애기머리띠 씌워드리고 손에 풍선 쥐어주고

호랑이랑 사자좀 구경시켜드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