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색한 사직의 원정 라커룸
성우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한 채, 짐을 정리하며 숙소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6타수 1안타 3삼진, 주장의 부담감 때문인지 요즘 성우의 야구는 예전만큼 풀리지 않는 것 같았다.

숙소에 돌아와서 씻고 잘 준비를 하는데도, 차마 눈이 감기지 않았다.
주장으로서, 주장이기 전에 주전 포수로서의 역할을 못하는 것 같아서 속상했는지, 성우의 눈에서는 아쉬움이 담긴 물방울이 떨어졌다.
그때, 성우의 방에 손님이 왔다는 신호가 들렸다.
성우가 나가 문을 열어보니, 롯데의 주장이자 선배인 준우가 있었다.

“행님, 여긴 우째 알고 오셨소?“
”하이고 마, 느그들 호텔이 으딘지 내가 모르겠나?그라고, 문자도 보냈는데 와 안보는기고?“

그제서야 성우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서 가족의 연락이 아니면 잘 보지 않던 성우이기에, 준우는 이해한다는듯 웃으며 들어갔다.

“근디 너는 와카노?“
”하...행님, 내 요새 경기가 잘 안풀린다 이말 아입니까..“
”머라노, 느 팀이 이겼으면 그거면 된거 아이가?“
”아따 성님...내 올해 주장인데다가 끝나면 FA인데..“

준우는 침대위에 앉은 성우의 옆에 앉아서, 어깨를 토닥여주며 얘기를 이어갔다.

”마 괘안타, 내 욕먹는거에 비하면 니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그리고,내는 FA 2번 묵을동안 90억도 못벌었다.니는 내보다 더 잘벌지 않나.”
“행님은 저기..금마 그 상백이보다도 돈 못번거 아입니까.?”

성우의 일침에, 준우는 씁쓸하다는듯이 웃었다.
그리고는, 침대에 누우면서 얘기했다.

“그래도,내는 이렇게 케이티가 사직 오거나 수원가면 반겨주는 참동생이 있어서 다행 아이가.?”

준우의 말에, 성우는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면서 준우를 툭툭쳤다.

”하이고 행님...지 오늘 대수비도 안해서 힘든디...“
”그라서?행님 말을 씹는기가?“
”....오늘만입니더...“

부산의 한 호텔 방, 아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2010년대 초반의 롯데 자이언츠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마주하는 전준우와 장성우였다.
두 사람은, 10년은 젊어진거 같이 느껴지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좋은건 같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