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쯤에 일어났던 일인데
시간 지나면 걍 잊혀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걍 시간 지날수록 짜증나는 기억이 되어버림

사건을 설명하기 전에 엄마 특징부터 설명해드림
이걸 알아야 내 행동도 이해가 갈거임.

엄마 특 = 자기 맘에 안들면 계속 맘에 안듬, 별 되도 안되는 있는 트집 없는 트집 다 잡아서 맘에 안드는 구실을 만듦. 그리고 그걸 계속 표출함.
예를 들어 자주 가던 고기집이 있는데 어떤날 고기에서 누린내가 조금 나면 그 후부터 먹는 내내 누린내 난다, 별로다, 맛없다, 예전부터 맘에 안들었다
어쩌구 저쩌구 그냥 집이 가까워서 간거였고 어쩌구 저쩌구...그냥 밥 먹는 내내 그런 소리를 해서 외식 나가도 밥맛이 뚝 떨어짐.

아빠 특 = 국수 개좋아함. 면류 개좋아함. 눈치 없음

사건은 목요일 저녁부터 시작됨.
목요일 저녁에 장거리 통학하고 늦게 집에와서
배달음식 먹고 싶어서 집 가는길에 가족한테
뭐 먹고 싶은거 있냐니까 자기들은 밥 다 먹었으니
내일 먹던가 하라해서 ㅇㅋㅇㅋ 하고 넘어감

다음날인 금요일
엄마한테 뭐 먹고 싶은거 없냐 물어봄
난 뿌링클이 먹고 싶은데 엄마 취향이 아니니까 족발 vs 치킨 고르라 함.
치킨 고르면 난 뿌링클이 먹고 싶은데 엄마는 안좋아 하니까 엄마 좋아하는 후라이드도 한마리 시켜주겠다 함.
（안시켜주면 왜 이런걸 시켰냐, 난 후라이드가 좋다, 맛이 없다, 내 취향 아니다, 너무 짜다 등등 나 먹는 내내 계속 난리칠게 뻔하니까）

근데 엄마가 치킨은 싫다함. 자긴 어짜피 얼마 안먹는다고 싫대.
그리고 뭘 두마리나 시키냐는거야. 왜 두마리 시키겠어. ㅅㅂ...

왜 두마리나 시키냐 = 안시키면 엄마가 먹는 내내 난리칠게 뻔하지 않냐.
남으면 어쩌냐 = 남으면 남겼다가 렌지에 돌려먹으면 되잖아.
렌지에 돌리면 맛이 없다 = 어짜피 내가 먹는거 아니냐?

이걸로 한 5분 넘게 실랑이 함. 그럼 ㅇㅋ 족발을 먹자.
근데 족발도 싫대. 다른 거 뭐 먹고 싶은거 없냐니까 그런 것도 없대. 조금 고민하더니
자기는 족발도 얼마 안먹는데 아빠가 족발 좀 먹으니까 족발 시켜라,
대신 난 막국수 먹으니까 막국수도 시키라고 해서 ㅇㅋㅇㅋ

그럼 족발 + 막국수 + 주먹밥（나 먹고 싶어서） 이렇게 시킴. 포장으로 시키래서 포장 할인도 받음.
내가 먹고 싶었던 거니까 돈은 당연히 내가 냈음

그리고 내가 다음달에 아빠 생일이니까 외식하자 함. 내가 사겠다고
저번에 첫 알바비 타서 갔던 소고기 + 샤브샤브집 또 가는거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는 소고기가 별로래, 형도 소고기 별로래. 자기들은 바싹 익혀 먹는 돼지고기 같은게 좋대
그래도 아빠 생일이니까 아빠는 소고기 좋아하니까 어떠냐. 이러니까 아빠도 싫어해~ 이러는거야

여기서 좆같음 1스택

사줬을땐 걸신 들린 것 마냥 샤브샤브 냄비에 고기 접시 채로 박아 넣고 먹고
본전 뽑으려고 왜 배가 안부르지 안부르지 들으라듯 혼잣말 하면서 더 시켜먹더니
이제와서 별로라고 통수를? ㅅㅂ ㅋㅋㅋㅋㅋ 그날도 바싹 구운 돼지고기가 좋다 ㅇㅈㄹ해서 짜증나긴 했음
돈 아까운 것도 아까운건데 통수 치는게 좆같은거야 먹질 말고 별로라고 하던가.
근데 뭐 지금 그게 중요한건 아니니까 걍 속으로 참았음

암튼 그래서 족발이 집에 도착함.
나는 음식 꺼내서 비닐 뜯고 있었음
근데 아빠라는 사람은 자기 국수 좋아한다고
서비스로 주는 막숙수 홀랑 꺼내서 비닐 뜯고 혼자 그걸 다먹은거야
난 이제 비닐 다 뜯어서 젖가락 쪼개고 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좆같음 2스택

근데 엄마는 또 봉다리를 유심히 보더니
포장인데 왜 서비스 음료 안왔냐고 포장이면 1000원 할인에 음료 서비스인데
왜 안온거냐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 진짜.
내가 음식이 잘못 온 것도 아니니 그냥 먹자함.
족발 시켰는데 보쌈 온 것도 아니고 막국수 시켰는데 잔치 국수 온것도 아닌데 뭐 어때
그리고 음료수는 냉장고에도 있으니까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자. 했는데
시발 기여코 음식집에 전화걸어서 따지더니 몇분 후에 사장님인지 배달기사님인지 와서
음료수 하나 주고 가시는거야.

여기서 좆같음 3스택

사실상 여기서부턴 이미 기분 좋게 밥 먹는건 틀렸음.
왜냐고? 엄마 특징이 발동 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됐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료 왜 빼먹었냐, 장사 약았다, 순 사기다, 저번에도 안주더니 말해야 주더라 궁시렁 궁시렁
걍 계속 그딴 소리 하고있으니까 밥맛 뚝뚝 떨어지는거야.

그러더니 이젠 불똥이 다른 곳에 튀더라?
나한테 주먹밥을 왜 시켰냐는거야. 그럴줄 알았으면 막국수를 안시켰을거 아니냐고 서비스로 오는 막국수 먹으면 됐을거 아니냐는거야
주먹밥 나 먹고 싶어서 시킨거고 막국수는 지금 족발 먹기도 전에 아빠가 서비스로 오는 막국수 혼자 다 먹었는데 뭘 먹으란거냐.
엄마가 막국수 먹고 싶다해서 막국수 더 시켜준거 아니냐. 막국수 더 안시켰으면 우린 막국수 맛도 못 봤는데 짜증나게 뭔 소릴 하는거냐.
하고 엄마랑 말다툼을 함.

내가 짜증나서 궁시렁거리지 좀 말고 좀 먹으라고
부정적인 말만 왜 하냐고 고맙다, 잘 먹겠다 이런말이라도 좀 하지 그러냐고 성질냄
그러더니 뭐라 또 궁시렁궁시렁 거리더니 좀 조용해짐.
물론 잘먹었다 같은 말은 밥 다먹고도 못들었음


근데 그 다음에 또 좆같음 4스택

이번엔 하다하다 깻잎에 얼룩 있다고 궁시렁 궁시렁 스타트를 하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
하...이쯤 되니까 나도 존나 걍 시ㅁ발 빨리 먹고 그만둬야겠다 좆같은 집구석. 내돈내고 내가 스트레스 받는구나 시ㅁ발 속으로 화 개참으면서
걍 입 닫고 밥만 처먹음. 궁시렁 궁시렁 거리는거 듣는데 멘탈을 펑 터트리는 멘트가 하나 있었는데

"내가 자영업을 해봤으니 그냥 넘어가지 진상이였으면 클레임 걸었어" 이러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이미 사장한테 따져서 음료수까지 잘 받아드시고 뭘 넘어간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그냥 넘어간거의 기준이 뭐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밥 다 먹고
치울 시간이 됐는데 아빠라는 사람은
몸만 쏙 빠져나가고 둘이서 치우고 있는데
좆같더라. 시ㅁ발. 이제 알바도 해서 돈도 버니까
밥도 좀 사주고 옷도 좀 사주려던 맘 싹 사라지고

맞다. 옛날부터 가족을 좆같게 생각했던 이유가 있었지
괜히 거리두고 멀리했던게 아니지. 사이 좋은 남의 가족들 모습을 보다보니
과거를 깜빡하고 친해지려고 노력한 내가 병ㅁ신이다 싶어지고
자려고 누웠는데 화가 나서 잠이 안오더라

내 기준에선 걍 우리집안이 병ㅁ신인데
집구석에선 내가 병ㅁ신을 만드는 풍조가 있음
외눈박이 나라에서 양눈박이가 장애인인 것 처럼

작년에 외식할때 엄마가 거지같은 식당 데려가서 김 휴지에 싸서 자기 주머니에 넣어올땐
진짜 그대로 손 뿌리치고 김 다 태워버리고 싶었는데 그랬으면 나만 싸가지 없는 새끼 됐겠지 시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