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 글이 아니라 죄송합니다.
나중에 다시 보게 될 것 같아서 그냥 기록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편하게 반말로 쓰겠습니다.



사실, 조금 걱정은 하고 있었다. 우리 엄마도 이제 60대고, 작년부터 팔 다리에 힘이 떨어져서인지 자꾸 다치고 있었으니까

작년에 산책하다가 넘어져서 팔을 다친 이후로, 계속 아프다면서 병원 가지 않던 것을 닥달하여 검사 받았더니,

팔 인대가 끊어진 상태였다. 또 나는 구박했다. 아픈데 왜 참냐고, 좀 병원좀 가라고.

엄마는 잔소리가 싫었던 건지 아니면 아들의 구박에 대한 반발감인지 그렇게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가 간 것의 결과였던 것이었다.

결국 검사 받고, 수술 전에 간수치가 좀 높아서 수술을 받을지 말지 의사선생님은 고민했지만 결국 5월 쯤 수술을 받았다.

결과는 좋았고, 잘 퇴원했다.



그런데 일주일 정도 후, 거실에서 티비를 보시던 엄마가 갑자기 나를 급하게 불렀다. 한쪽 팔다리에 감각이 없다고 이상하다고 그러셨다.

팔다리를 주무르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뇌졸중의 전조증상이라는 글이 보였다. 뇌졸중은 시간이 생명이라는 말을 보고 바로 119를 부르자고 해서

구급차를 타고 대형병원으로 갔다. 가는 도중, 구급대원님이 기본적인 검사를 하는데, 갑자기 당뇨가 있으시냐고 물어보셨다.

없다고 하자, 이상하게 당수치가 200을 넘으시다고 하셔서, 이게 뭔가 싶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119를 부른 것이 천만다행이고, 이 당수치에 대해 물어봐 주셨던 구급대원 분에게 정말 감사하다.

이걸 계기로 검사하게 된 거니까


어쨌든 응급실에 갔고, 이것저것 검사하고... 그리고 며칠 후에 검사 결과를 봤지만, 뇌혈관 쪽에서는 문제점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4일 후, 다시 비슷한 증상이 있었고,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혹시 모르니까 동네 가정의학과에서 당뇨검사나 받아보자고 했다.

검사 결과, 혈당이 300 몇에, 당화혈색소가 9.3 당뇨라고 하셨다. 그런데 의사선생님께서는 이렇게 급작스럽게 당뇨가 오는 경우는

췌장 쪽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시면서 CT촬영을 권유하셨다. 이것 역시 엄마는 굳이 검사 받아야 되냐고 했지만, 혹시 모르니까 다 해보자고

계속 얘기해서 검사를 받았고, CT결과를 들고 대형병원에서 확인해보니, 췌장암이라고 했다.

다행히 1기인 것 같고, 췌장의 머리쪽 부분이라 수술로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셨다. 이렇게 일찍 찾은 것을 기뻐해야 한다고 하시니 ㅋㅋㅋ


30 이후로부터는 재수가 옴 붙은건지 뭔지 모르겠다. 하는 일마다 다 꼬이는 것 같다.

1기라서 안심했다가 찾아보니 1기도 5년 후 생존율이 30퍼센트고. 이거 안심해야되는거 맞는건지


이번주 초에 처음 들었을 때는 큰 동요 없이 무덤덤한 기분이었는데

그 이후로 세번이나 악몽을 꿨다.

기분이 계속 찝찝하다

면접이 잡혔는데 위치가 집에서 멀어서 합격하게 된다면 자취해야 할 것 같은데

엄마 두고 멀리 가는 것도 불안하다.

진짜 ㅈ같은 상황이다.


그냥 조금 더 운이 좋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