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본인은 181/75 + 살면서 잘생겼다는 소리 도합 6번（엄마 피셜 제외）의 건장한 25살 남성으로 이 스펙이 얼마만큼 진상과 일진 퇴치
에 도움이 됐는지는 모름.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나 개인의 경험이니 모든 룸카페가 그렇다는 것도 아니니 재미로 봐주길 바람.

1. 장점

일이 많기는 해도 단순하고 몸이 힘들지는 않음.

노가다, 롯데리아, 당구장, 서빙 등등을 해봤지만 몸이 편한 걸로는 탑티어에 가까웠음. 이건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적어서 그런 걸지도.

또 생각보다 진상이 적음. 대부분 커플이라 서로에게 잘 보이려 하는 생각이 있는듯?

매우 낮은 확률로 예의바른 급식들이 오는데 엄청 귀엽더라. 어제는 처음 오는 급식커플이 남자애는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여자애는 사장님이라고 부
르는데 자동 아빠미소 지어짐.

비슷한 확률로 예쁘신 여자분들끼리 올 때도 있음. 사실 마스크 껴서 예쁜지는 모르는데 그냥 예쁘다고 생각하는게 내 행복함 유지에 더 도움이 되더라.

2. 단점

룸카페의 손님은 커플 80% 여자끼리 15% 혼자 4% 남자끼리 1%로 구성되어 있음.

그중 급식이 70~80%를 차지하는데, 아무래도 모텔은 법적 금액적 문제로 꺼리나 봄. （저는 모솔이라 잘 모름;）

나름 프라이빗한 공간에 한창 달아오르는 급식 커플을 넣어두면 대충 뭐할지는 뻔하지.

그 급식들도 유명한 급식 일찐룩 + 메이크업 있잖아? 대부분 그럼. 남자는 싸가지가 조금 결여된 가오잡이와 문신국밥충들이 많음.

그래도 지들도 부끄러운 걸 아는지 보통은 잘 정리하고 가지만, 가끔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흔적]을 남기고 갈 때가 있음.

그것들을 정리하다보면 인간으로서의 자괴감과 수컷으로서의 패배감을 동시에 겪을 수 있다 이말임.

이건 아래 빌런썰에서 더 상세히 서술할 수 있음.

3. 빌런

3-1. 제 자손을 봐주세요 빌런

가장 빈도가 높으며 가장 혈압을 가파르게 상승시키는 빌런들임.

보통 인간이라면 본인의 번식 행위를 남에게 보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조심하는게 국룰이거늘

방을 나갈 때 피임기구에 본인의 자손을 가두고는 ㅌㅌ하는 파렴치한 유사인간 새끼들임.

근데 종나 이해가 안 되네 변기에 내리는 것도 아니고 그걸 왜 두고 감...?

그걸 치우는 알바를 생각하며 야릇한 성욕을 느끼는 변태새끼가 아닌 이상 이해가 불가능한 빌런들임.

필자는 이 행위를 반복한 급식은 반드시 면상을 기억해내고 다음번에 은근한 꼽을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음.

웃긴게 당당하게 그러고 갔으면서 꼽을 주면 부끄러워하면서 다시는 안 오더라.

안타깝게도 이 빌런에는 최종 진화형이 존재하는데, 그들은 피임기구따위는 사용하지 않음.

그러나 발사된 그것을 받아줄 무언가가 필연적으로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경우에는 공용 담요와 쿠션이 되었음.

방문을 열자마자 농밀한 밤꽃 향기와 모든 수컷이 공유하는 그 불쾌한 느낌을 한껏 느낀다면,

그 날은 하루종일 ㅈ같은 기분을 떨쳐내기 힘들 수밖에 없음.

진짜 개패고싶다.

3-2. 분실물 빌런

사실 빌런이라고 하기에 조금 애매하지만, 무엇을 놓고 갔느냐에 따라 다름.

분명히 마냥 착하고 성실해보이는 급식 듀오가 왔는데 수갑을 놓고 갈 수도 있는 거임.

그것도 분실물은 분실물이라 보관해놓기는 하는데 참 ... 벌써부터 순정물도 아닌 구속플레이에 눈을 뜬 그들이 경이로움.

부러운건 아님

ㅋㅋ

한 번은 자기 에어팟을 두고 갔다는 손님이 있었는데, 우리가 보관중인 에어팟과는 분실날짜가 달랐음.

꼭 여기서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게 다른 곳에서 잃어버리고 아무 에어팟이나 가져가려 한다는 확신이 들었음.

생긴 걸로 판단하면 안 되지만.. 너무 일찐 양아치처럼 생겼었거든. 얘네들 때문에 요즘은 그 예쁜 오프화이트랑 겐조를 못 입겠음.

아무튼 그렇게 뻔뻔하게 에어팟을 받으러 오길래, 나는 머리를 굴려서 한 번 확인해봤음.

보관중인 에어팟이 여러 개가 있어서（하나밖에 없었지만） 어떤 케이스에 있는 에어팟 찾는 거냐고 물어봤지.

그러니까 친구 거라서 모른다고 하더라?

그러면 우리도 다른 에어팟을 줄 수도 있으니 친구분한테 전화해서 물어봐라. 하니까 그냥 얼버무리더니 빤스런 하더라고.

ㅈㄴ 통쾌했음.


쓰기 귀찮아서 빌런 썰은 더 있겠지만 이걸로 정리.

그래도 귀여운 급식들이 극존칭 쓰는거 보면 알바 할맛 나긴 함.

빈도가 높다곤 해도 한 달에 한 두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고, 청결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니까 너무 부정적 인식을 가지지는 않아도 됨.

어차피 같이 갈 애인 없으시니까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