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웃대랑 루리웹 주로 드나드는 스웨덴 거주자야. 몇일 전부터 북유럽 이민 오지 말라고 스웨덴 인종차별 쩌는 나라라고 쓴 네이트판 글이 이쪽저쪽 커뮤에 퍼지고 있는데 스웨덴 거주자로서 보기에 매우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라 해명 좀 할까해. 물론 나는 스웨덴은 최고고 모든 사람은 착하다라는 따위의 글을 쓰려는 건 아냐. 여기도 별별 돌아이들 많고 몇몇 한국 언론에서 말한 것 처럼 마냥 좋은 나라는 아니야. 하지만 그래도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어서 웃대에 글을 쓰게 됐어. 어제 여기 시간 기준 밤엔 루리웹에 올리고 지금 점심 시간엔 웃대에 올리네. 

그리고 이하 내용부터는 존댓말로 쓸께. 진지한 내용을 반말로 쓰는게 익숙치가 않아서 그래.

요즘 커뮤에 북유럽 이민 오지 마세요라는 네이트판 글이 이쪽저쪽에서 보이는데 스웨덴 거주자로서 말하자면 과장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웨덴 거주에 대한 증거는 제가 루리웹 음갤에 동일 아이디 '카를렌카스키'로 간혹 올리는 스웨덴 음식문화에 대한 게시글로 인증할 수 있습니다. 

 그 문제의 글을 여기시간 기준 일욜 아침에 아는 동생이 어떤 인스타 페이지에서 네이트판에서 그 글 퍼와서 게시한 걸 카톡으로 사실이냐라고 물어봐서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그 인스타 페이지에도 댓글로 반박문 써 남겼지만 이미 다른 커뮤에 퍼질대로 퍼졌군요. 그나마 제가 메인으로 이용하는 루리웹과 웃대에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그 글의 요지는 1년 동안 스웨덴 거주한 사람이 스웨덴 사람들은 아시아에 대해 무지를 뛰어넘어 깔보는 사람이 99퍼다 여기 오면 닌 인종차별 겁나 당한다라고 글을 썼는데 이건 진짜 말도 안됩니다.

 물론 스웨덴 사람들이 아시아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고 특히 한국에 대해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은 건 맞습니다. 한국 사람 입장에서 이부분이 아쉬울 순 있어도 우리나라 사람들도 북유럽에 대해 자세히 모르듯이 스웨덴 사람들도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스웨덴 사람한테 유명하고 호감도가 높은 아시아국가는 태국이 맞긴합니다. 겨울이 길고 여름 외에는 햇빛을 거의 못보는 스웨덴 사람 특성상 동남 아시아 기후에 대한 동경이 매우 강합니다. 그래서 그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태국에 자주 여행을 가기 때문에 스웨덴 사람들이 아시아 국가하면 일단 태국 그리고 중국（여기는 아시아 인지도 대장이니..）을 떠올리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그 일본 조차도 여기선 태국과 중국에 인지도가 밀리죠. 하지만 그런 아시아에 무지한 사람들조차 걍 너 중국에서 왔냐정도지 아시아 사람들 죄다 바나나잎 덮고 잔다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스웨덴 내에서 마냥 무시받는 국가는 아닙니다. 요즘 스웨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선 한국은 떠오르는 나라로 인식하고 어느정도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제가 만난 젊은 친구들 중 여자들은 k-pop이나 bts를 떠올리고 남자들은 esports 특히 롤이랑 오버워치 잘하는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친한 스웨덴 친구 중에 한명은 오버워치나 롤드컵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었고 그 때문에 한국에 관심이 생겨서 한국에 유학까지 갔습니다. 다른 스웨덴 여사친은 한국 드라마 좋아해서 스톡홀름 대학 한국어 학과 전공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시안 레스토랑에서 한식의 비중이 늘고 있고 특히 비빔밥은 어지간한 아시안 레스토랑에서 판매중입니다. 심지어 이제는 스웨덴 마을 메이저 슈퍼마켓에서 간혹 고추장이나 김치도 팔 정도입니다. 국제정세에 대해 업데이트가 안된 스웨덴 중노년층들이 한국을 아직 개발도상국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적어도 국제 정세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한국은 최근에 뉴스에 거론되기 시작한 떠오르는 나라 위치입니다. 즉 여태까지 잘 몰랐는데 뉴스에 이러쿵저러쿵 언급이 많이 되네? 이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글쓴이 내용 중에 인터넷 속도와 엘리트주의에 대해 나왔는데 스핀노덴 북유럽 4국은 한국과 인터넷 속도 순위 탑을 두고 경쟁하는 국가들입니다. 보급률도 높아서 시골 깡촌에서조차 스팀으로 다운받아 게임 생활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북유럽 4국은 여름을 제외하고는 날씨가 좋지 않다보니 실내 여가 문화가 발달했고 그래서 겜돌이나 넷플릭스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많습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니 마니 주장이 이해가 안됩니다.

 스웨덴에도 당연히 저런 사람만 있는게 아니고 선민 사상 가지거나 남의 나라 깔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몇몇 만나봤습니다. 스웨덴의 정치가 최고이고 다른 나라는 그저 우리를 배워야 한다는 사람들 말이죠. 스웨덴도 사실 문제점이 많고 사는데 단점도 많은데도 자신의 나라는 문제 없다라는 우물 안 개구리들도 봤습니다. 또한 당연히 인종차별도 없진 않아서 스웨덴 한인카페에서도 가끔 당하신 분들의 글이 올라오곤 합니다. 이 부분은 당연히 스웨덴 사회가 더욱 고쳐 나가야할 문제죠. 하지만 적어도 그런 부류가 99퍼가 넘거나 사회에 주류 분위기라는 건 말도 안되는 주장입니다. 여기도 인종차별 했다 알려지만 전방위적 비판을 받는 건 똑같습니다. 한국도 동남아인 차별에 대해 말이 오고가기는 해도 언론에 그러한 누가 인종 차별당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차별한 사람 등판당해 욕먹듯이 여기도 같습니다.

사실 위의 글도 제 경험을 기반으로 한거니 100퍼 정확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보다 타국을 깔보는 스웨덴 사람이 많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적어도 99퍼가니 사회의 주류 의견이라니 하는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헬조선거리며 스웨덴에 환상 품고 무작정 이민 오려고 하는 거 자체는 저도 반대합니다. 스웨덴 나름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만만치않게 많고, 스웨덴이 한국보다 나은점이 있지만 한국 역시 스웨덴보다 나은점도 많습니다. 이러쿵 저러쿵해도 한국이 스웨덴에 전혀 꿀릴게 없다고 생각해요. 저야 그저 저를 물심양면 도와주는 현지인 와이프와 처갓집 식구들 그리고 몇몇 친구들 덕분에 스웨덴 생활이 힘들긴해도 만족합니다. 그들이 없으면 어땠을지 모르겠네요.

모른 사람이 스웨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런 과장된 글만 보고 스웨덴을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웨덴 내 제가 찍은 한국 관련 사진을 적게나마 올리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