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잠결에 전화를 받았는데 할머니가 위독하니 빨리 할머니댁으로 가보라는 아버지 전화를 받고 정신없이 할머니댁으로 갔어
할머니댁은 걸어서 20분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고 도착하니 요양보호사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더라고
머릿속은 하얘지면서 아득해졌고 내가 이어서 할테니 보호사에겐 119에 신고하라고 하고 가슴압박을 하는데
아버지가 신고를 했다고 하더니 다시 아버지랑 전화를 하는가 하더니 안했다고 그제서야 신고를 하더라고
여기서 몇분 딜레이가 된거 같은데 나는 가슴압박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숨을 불어넣는데 이상하게 폐가 안부풀어 오르더라
그리고 입으로 물이 역류하는데 거기서부터 꼬인거같아..나중에 알게됐는데 돌아가시기 직전에 물을 한잔 마셨다고 하더라고..
119에 보호사가 신고를 하고 이 아주머니도 멘탈이 나가서 옆에서 스피커폰으로 바꿔서 해달라는데
아주머니가 핸드폰을 만질줄을 몰라서 한참 헤매고 나는 열불터지는데 심폐소생술도 제대로 안되고
그 와중에 아버지가 퇴근해서 도착하셔서 교대하고 구급차가 15분정도 되서 도착했어
구급대원분들이 심전도?? 비슷한걸 체크하셨는데 신호가 안잡힌다고 하셨고 자기들이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면
흉부가 부서지고 뭐 다른 주의사항을 말씀하시면서 하시길 원하시냐고 했는데
이미 지체된 시간과 가망없음을 알고 아버지도 그만해달라고 하셨어
할머니는 올해 95세가 넘으셨고 70년을 넘게 하루에 반갑씩 담배를 피우실정도로 정정했는데
갑자기 허망하게 돌아가셨어
눈물은 막상 그렇게 많이 안났는데
내가 죽인거같은 기분에 하루에도 몇번씩 그냥 갑자기 내가 좀 더 서둘렀더라면 내가 CPR을 더 잘했다면 살 수 있었을까
가슴압박 하고 숨을 불어넣는데 물이 역류하던때의 그때 몸이 점점 차가워지고 턱이 축 쳐지고 그 기억이 계속 떠올라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턱턱 막히다가 사람이 많은 광장에서 웅성웅성 대듯이 머리가 울리기도 하고 미치겠다
언제쯤이면 이 기억이 옅어지고 무덤덤해질까 언제쯤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