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누나 저 왔어요.



보육원에 왔습니다. 누나를 보러 혼자서도 많이 오는 편이죠.

누나가 저를 보며 웃음으로 인사해주네요.

누나를 보고 있으면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나 : 누나 오늘도 바쁘네

채영 : 알면 도와야지 왜 그러고 서있어

나 : 나도 애 라서 누나가 칭찬해줘야 힘나지~

채영 : 아 구~ 그러세요. 군대까지 다녀온 아저씨가...



겨우 한살차인데 누나랑 있으면 제가 너무 애 같습니다.

이런 느낌은 별로 좋지 않은데 말이죠.



보육원 아이들이 어지럽힌 옷가지들 장난감들을 누나와 같이 치우고 있습니다.

여름이라 그런지 누나의 옷이 얇네요.

누나가 허리를 굽힐 때마다 보이는 가슴선 때문에

눈치 못 채게 슬쩍 슬쩍 쳐다보느라 청소를 제대로 못하겠습니다.

아무리 봐도 천사 맞습니다. 있는 자체만으로 모두에게 행복을 주니 말입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받아라”


“쿵”


“컥”


이런 제 라이벌등장입니다.

보육원에 있는 꼬마 놈 인데 제가 채영이 누나에게 붙어 있을 때마다 와서 방해합니다.

달려와서 저를 쓰러트리고는 곧바로 누나에게 가서 안깁니다.



나 : 앗! 악마등장이군.

꼬마 : 나 악마 아냐. 니가 악마야.

나 : 훗~ 아냐 니가 악마야

꼬마 : 아냐 니가 악마야.

나 : 아냐 니가 악마야.아냐 니가 악마야.아냐 니가 악마야.아냐 니가 악마야.

아냐 니가 악마야.아냐 니가 악마야.



저에 승리입니다.

꼬마가 아무 말도 못하네요.



꼬마 : 이씨~



그래도 이놈은 남자랍시고 울지 않습니다.

원래 어린애들은 말싸움에서 밀리면 울기 마련인데 말이죠.

보고 있던 누나가 결국 한마디 합니다.



채영 : 이런 덩치 큰 애기 때문에 더 힘들어 진다니까

큰 아가 빨리 치워요

나 : 네에~



대답을 한 뒤 꼬마를 보며



나 : （속삭이며） 니가 악마야!

꼬마 : 바보



헉! 괜히 한마디 더했다가 져버렸네요. 바보라니..컥

꼬마 놈이 절 약 올리며 채영이 누나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누나를 꽉 끌어안습니다. 제게 누나를 뺏기기 싫은 모양입니다.

라이벌을 하루빨리 제거해야 할텐데...



채영 : 그만 떨어져야지 선생님 힘들어요 ~.

꼬마 : 싫어. 싫어



저놈이 누나를 저렇게 괴롭히다니.

저런 부러운 놈.



채영 : 여기 좀 치우고 있어 대려다 놓고 다시 올게

나 : 응



저 꼬마에게는 아무래도 채영이 누나가 선생님이라기보다는 엄마 같습니다.

그래서 누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저를 경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채영이 누난 저에게 호감을 내비치지 않지만 말입니다.



엄마와 선생님이라

그러고 보니 제 어렸을 때 생각이 나는 군요.

또 다시 상상 모드입니다.



초등학교때 담임선생님

어린아이였던 제 눈에도 아름답게 보이실 정도여서 선생님을 천사로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말썽을 일의 켜도 크게 야단을 치시거나

손바닥을 때리시기보다 말로 언제나 고운 말을 쓰시며 아이들을 타이르시던 선생님.

어렸을 적 일기장을 선생님에게 검사를 맞을 때 조심스레 일기의 맨 마지막 줄에

“선생님은 천사에요?” 라고 삐뚤 빼둘 하게 적어 놨던 생각이 납니다.



천사가 아니라고 알게 된 건 선생님이 일기장을 돌려주시며 맨 마지막 줄에

“선생님은 너에 천사가 아니란다. 우리 빈둥이의 천사는

빈둥이가 조금만 더 크게 되면 나타날 거 에요”

라며 적어주셨기에 어린 나이에 그대로 믿어버렸죠.

“아~ 선생님은 천사가 아니 구나” 라고 말이죠.



그리고 나서 선생님이 천사란 생각은 안하게 됐습니다.

그 뒤로 천사라고 생각되는 선생님을 못 만났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엄마

어릴 적 엄마를 보며 천사로 느꼈던 이유는 간단했던 거 같습니다.



나 : 엄마 저거 사줘

엄마 : 그래 우리아들..



나 : 엄마 저거 먹고 싶어

엄마 : 그래 엄마가 해줄게요...



아마 제가 바라던 것들이 비싸지 않아서 였는 지는 몰라도

엄마는 모든지 해주셨던 거 같습니다.

좀더 비싼 것 이였어도 해주셨을 태지만요 그래서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해달라는 건 다 해주시고 야단을 치시기보다는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일이 많았기에 또 제가 얌전해서 사고를 안쳤거든요.

아마 엄마가 천사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 ‘우리 엄마가 천사님 같은데 어떻게 천사냐고 물어보지

천사란 걸 들키면 하늘나라로 가버리실 거 같은데’



정말 조심해야 했습니다.

고민도 많이 했죠. 천사란 원래 정채를 밝혀선 안 된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참 힘들게 엄마를 붙잡고 이야기 했습니다.

엄마가 설거지를 하시고 계실 때 엄마의 다리를 꼭 붙들고 말이죠.



나 : 엄마 하늘나라로 가면 안돼...알아찌...



빙그래 웃으시며



엄마 : 에구구...우리 아들을 두고 엄마가 어딜가...

나 : 정말 안가는 거다...

엄마 : 그래요 우리 아들...

나 : 그럼 엄마...

엄마 : 으응?

나 : 엄마...엄마는 천사야?



엄마도 잠시 생각에 빠지십니다.

자신이 천사란 걸 이야기 말해야하나 안해야 하나 망설이시는 거 같습니다.



엄마 : 음... 엄마는 천사가 아니에요. 우리아들이 찾는 천사는

아마 20살 때 나타나지 않을까...

나 : 20살??



엄마가 천사라고 말할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천사란 걸 들켜서 절두고 하늘나라로 가버리면 어쩌나 해서 말이죠.

그런데 이상하게 엄마와 선생님이 말한 천사가 비슷한 거 같습니다.

제가 찾는 천사는 다른 거 같은데 말이죠. 천사의 종류가 많은 걸까요?



그리고 엄마가 천사가 아니 라고 생각하게 된 건

아빠와 싸우는 모습을 제가 봤을 때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무서웠거든요. 천사가 무서울 리 없으니까 말입니다.

또 나중에 나이를 더 먹게 되니 혼내시기도 하 더 군요.

연막작전일 까요. 제가 천사인걸 알아챌까봐?

그래서 23살 지금 여쭤 봤습니다.



나 : 엄마는 천사야?

엄마 : 아직도 천사타령이냐 정신 좀 차려라. 앞으로 뭐해먹고 살래

공부라도 더 하던지 그렇게 놀기만......




뭐 지금은 이렇습니다.

무슨 말을 하면 저를 걱정하는 맘으로 잔소리가 무한 반복 되죠.

못 믿으시겠다면 여러분도 엄마에게 여쭤보세요. 천사이신지..

하지만 전 세계의 엄마란 이름을 가진 분들은 전부 천사일겁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엄마가 천사라고 하여도 알아선 안 됩니다.

여러분이 엄마가 천사란걸 알게 된 순간 엄마는 하늘나라로 돌아가 버리시니까요.



채영 : 뭘 그렇게 희죽희죽 혼자 웃고 있어?

나 : 아니 그냥. 내 라이벌은 뭐해

채영 : 공부중이지

나 : 큰일이네 라이벌이 똑똑해지면 곤란한데



채영이 누난 아무리 봐도 천사입니다.

하지만 누나가 천사가 아니 였음 좋겠네요.

제가 알아채서 하늘나라로 가버리면 곤란하니까 말이죠.



나 : 이제 퇴근까지 30분남았네

채영 : 왜? 나랑 어디 가려고?

나 : 응.. 누나 납치해가려고



누나가 살짝 미소 짓습니다.

저에게 맘을 열어 주는 걸까요?



채영 : 자 일도 끝났고 어디로 납치 해갈 건데?

나 : 짜잔~

채영 : 영화 표네.

나 : 재밌을 거 같아서 누나랑 꼭 가고 싶었거든...

채영 : 자아~ 가자



누나가 먼저 걸어가네요. 제가 옆에 있는 대도 말이죠. 쳇

제가 아무래도 팔짱을 껴야겠네요.


“번쩍”


앗!!! 눈부셔. 방금 채영이 누나한테서 빛 이난 거 같은대.

햇빛에 무언가 비췄나 봅니다.

어째든 오늘 채영이 누나와 영화도 보러가고 행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