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코카인은 출시되어 의약품은 물론 기호품으로도 애용되었습니다. 지금은 코카인 성분을 빼고 대량의 카페인으로 대체했지만 코카콜라 역시도 한때 코카잎을 원료로 쓰기도 했었습니다. 코카인을 탄 와인인 마리아니 와인은 19세기를 강타한 히트작으로 교황 레오 13세가 제작자인 엔젤로 마리아니에게 훈장을 줄 정도로 인기였는데 영국 빅토리아 여왕, 프랑스 대문호 에밀 졸라, 미국 18대 대통령 율리시스 그랜트도 즐겼을 정도였습니다. 

반면에 필로폰은 태생부터가 코카인에 비해 비천하게 노동자, 군인같은 하위계층을 위한 약이었습니다. 필로폰은 개인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뿐만 아니라 약의 공급자와 사용자는 반드시 주종관계가 됩니다. 2차대전 당시 전장의 군인에게 남용되었던 부작용도 컸지만  히틀러가 매스암페타민과 같은 퍼비틴（pervitin）을 나치의 충성도 유도라는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을 정도로 사용자의 이성을 쉽게 박살내는 물질이 필로폰입니다. 오늘날에도 마약딜러가 사용자에게 성적착취, 범죄강요 목적으로 사용할만큼 사회적으로 대단히 위해적인 물건이죠.

대일본제약에서 감기약 만들다 우연히 만들어낸 필로폰은 뛰어난 각성효과에 착안해 피로회복제로 팔렸는데 그때 붙은 상표가 히로뽕입니다. 히로뽕은 필로폰의 일본어 발음으로 그리스어 필로포누스（philoponus）에서 따온 말입니다.'노동을 사랑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아주 악취미적인 네이밍인데 최강의 각성효과로 처음엔 노동을 사랑하듯 일하게 되지만 그 반대급부로 사람을 노예수준으로 타락시키다 급기야 제 몸도 못가누게 되는 악랄한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필로폰이 어떻게 사람을 망가뜨리는지 그 작용을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투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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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의 진짜 이름은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으로 최초에는 경구투약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게 개발되었습니다. 그런데 경구투약은 배설되는등 약물의 일부가 소실되는데다 소화기관을 거쳐 단계적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뇌에 축차적으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알콜같은 경우는 마실경우 체내에 흡수되어 일부는 소변으로 나가고 흡수된 대부분은 6분내 뇌에 도착해 음주운전하기 딱 좋은 상태로 만듭니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어떤 악마가 주사기로 혈관에 다이렉트로 주입하면 약물손실없이 30초내로 뇌로 올라가 폭발적으로 작용할거라는 악마적 발상을 해냈고 이후 주사기는 필로폰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2.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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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인에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삼중재흡수억제작용을 잠깐 언급하고 넘어갔었습니다. 여기선 노르에피네프린을 추가로 다루겠습니다.

콩팥 위에 부신이라는 기관이 있는데 여기서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물질을 생성합니다. 노르에피네프린도 도파민과 마찬가지로 분비-자극-재흡수의 과정을 거쳐 회수되는데 필로폰은 이 재흡수를 멈춰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를 증가시킵니다.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는 동공확대, 혈압상승, 호흡증가, 심장박동 증가등 사람의 신체기능을 크게 활성화 시켜 반복적이고 지루하며 아무 보상없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들죠. 만약 이 단계에서 과다하게 필로폰이 투약된 경우에는 과다한 호흡과 고혈압 등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도파민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입니다. 그런데 몸이 충분한 노르에피네프린이 있다고 인식하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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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노르에피네프린의 상태가...? 

도파민은 노르에피네프린으로 변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체내 도파민은 보존되는 결과를 낳습니다（1스택 적립）. 참고로 부신은 영어로; 아드레날글랜즈（Adrenal Glands）이고 노르에피네프린을 다른말로 아드레날린（Adrenaline）이라고 하죠. 그렇습니다. 아드레날린 업그레이드한 저글링되는겁니다.

3. 모노아민 산화효소 억제（monoamine oxidase）

도파민도 사용기간이 있죠. 일정횟수 사용된 도파민은 모노아민 산화효소를 통해 분해되고 체내에 흡수된뒤에 다시 도파민을 재생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필로폰은 모노아민 산화효소를 억제하죠. 분해되지 않은 도파민은 다시 활약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2스택 적립）

4.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

도파민 수용체는 도파민의 자극을 받으며 조금씩 망가집니다. 다 부숴지면 체내흡수되어 재생성되죠. 그런데 필로폰은 도파민수용체 작용제로써 수용체를 수리합니다. 때가 꼈으면 닦아주고 조임이 헐거워졌으면 조여주고 도파민들이 부드럽게 끼웠다뺐다할 수 있도록 러브젤도 발라줘서 도파민 접합부 최상의 쾌감을 전달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줍니다. 이쯤되면 필로폰의 도파민에 대한광적인 집착이 얼마나 변태적인지 감이 올듯 싶습니다.

5. 도파민 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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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도파민은 즉각적으로 분비될 도파민과 다음에 쓸 도파민으로 구분되어있는데 다음에 쓸 도파민은 소포로 포장되어있습니다.

혈관을 타고 뇌내 뉴런에 도착한 필로폰 본대는 뉴런내부에 존재하는 도파민 소포들을 모조리 찢어버립니다（3스택）. 어 이건 내일 치킨먹을때 쓸건데, 다음달 시험합격할때 쓸건데, 저건 언젠가 섹스할때 쓸건데, 그런거 없습니다. 전부 오늘 쓰는겁니다. 필로폰 투약자에게 미래란 없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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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은 뉴런 내부의 도파민들을 시냅스로 밀어내놓곤 재흡수할 트랜스포터를 막아버립니다. 도파민 수용체는 최상의 상태로 쾌감을 전달할 준비가 되어있고, 시냅스에는 기본 도파민에 노르에피네프린으로 갈 도파민（1스택）과 분해될 도파민（2스택）, 보존해야할 도파민（3스택）까지 싹싹 긁어모아 뿌려졌습니다. 그렇게 시냅스에 뿌려진 도파민의 수는 코카인의 3배, 통상의 1200%, 무려 12배의 분량입니다. 필로폰의 반감기인 약 8시간동안 12배의 도파민은 수용체를 쉴새없이 자극합니다. 

6. 필로폰이 왜 사용되는걸까

위험성이 이미 검증된 필로폰이 현대에 와서 왜 사용되는걸까요. 청소를 깨끗이하기 위해? 물론 노르에피네프린의 영향으로 강박증세가 나타나 지루한 작업에도 지루함을 못느끼고 쉴새없이 걸레질을 하는 케이스가 있다고 합니다. 필로폰 사용을 옹호하는건 아니지만 그럴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너무 슬프겠죠. 보통은 남녀가 함께 사용하죠. 설마 한명은 걸레질하고 한명은 빗자루질해서 먼지한톨 허용하지 않는 청소를 할거라 생각하는 분은 없으실거라 믿습니다. 섹스를 하기 위해서죠. 설마 남녀 둘이 청소하려고 뽕맞겠습니까.

물론 과거에 모기업 손녀랑 유명연예인이 같이 건전하게 청소하려고 뽕맞았다는 소문이 있었듯이 그런 희귀케이스가 있을수도ITZY있지않을까 싶습니다만 보통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드레날린은 혈액순환을 높이는데 해면체에도 들어가겠죠. 겸사겸사 흥분상태도 유지되고 허리흔드는 반복적인 활동이 지루해지지 않는다면 혹여나 뉴런내부에 남은 도파민 한톨까지 싹싹 긁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최근의 필로폰 적발건수를 보면 십중팔구 남녀가 함께 얽혀나옵니다. 예전에 한뭐시기 신문사 기자가 마약기사를 쓰겠답시고 필로폰을 빨았다 걸려서 짤렸던 적이 있는데 그때 기자만 딸랑 걸린게 아니라 같이 투약한 여성에게 딸려 잡힌거였습니다.

7.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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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감기 8시간이 지나면 거센 쾌락의 물결은 잦아들고 정산의 시간이 찾아오죠. 필로폰의 작용은 코카인의 삼중재흡수억제조차 우습게 만들었습니다. 삼중재흡수억제는 기본에 시냅스에 어떤 명목으로든 존재하는 도파민들을 싹싹 긁어모아 코카인이 마약이었다 싶을정도의 쾌감을 선사했습니다.

그렇게 자연적으로 있을수 없는 도파민의 자극을 겪은 수용체들은 대량으로 파괴되어 복구에 시간이 필요하고 도파민 재고가 털려버린 뉴런은 다시 재고를 쌓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엄청나게 빠른 내성이 찾아오는거죠.

보상시스템 역시 완벽히 망가집니다. 오늘 내일 다음달 내년 미래의 도파민들을 일시에 맥시멈으로 써버렸으니 합격 취업 가족 그 어떤 가치로도 그 쾌락을 느낄 수 없습니다. 약쟁이에겐 오로지 필로폰을 투약한다는 행위외엔 아무것도 남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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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으로도 부작용이 심각합니다. 항상성이 크게 깨진 몸에는 이상징후가 나타나는데 강박적인 이갈이와 간지러움입니다. 이갈이는 매스마우스（meth mouth）라 불리며 심각할 정도로 치아가 손상됩니다. 식욕부진에 먹는 것은 단것만 먹게되고 침분비가 잘 안되니 충치가 쉽게 생기고 이갈이로 박살이 납니다. 또 매스버그（meth bug）라 불리는 온몸에 벌레가 기는 듯한 가려움으로 온몸을 긁다가 상처투성이가 되죠. 이렇게 투약자는 신체에 대한 통제력이 조금씩 박살나다 온몸을 계속 비틀게되는 트위커（tweaker）가 필로핀투약자의 종착역이 됩니다. 정상적인 언어능력과 신체능력까지 상실하게 되버리는거죠.

8. 규제의 어려움

필로폰을 엄격히 규제하는 현대사회에 유통되는 이유는 가격이 매우 싸기 때문입니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 접경지대를 골든트라이앵글이라고 하는데 이전에는 양귀비를 재배하다 최근에는 메스암페타민 주산지가 되었습니다. 메스암페타민은 만들기 쉽고 원료생산비가 적게드는데다 저임금지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유통될 뿐더러 산악지대로 적발하기 어려워서 근절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코카인에 비해 싸고 효과는 3배이상 높다보니 뭐야 현기차가 슈퍼카보다 더 빠르잖아?라고 짧게 생각하기 쉬운 사회하부계층이나 돈은 많은데 생각은 거기에 반비례하는 일부 고소득층 사이에 암암리에 유포되는 실정이죠. 국내만 한정하더라도 영화 마약왕에서 보듯 마약유통은 직간접적으로든 정치와 연결될 소지가 높아 완전한 근절은 요원하기만 할 뿐입니다. 

9. 마치며

지금까지 이런 각성제는 없었다, 그리고 진짜 없어져야 한다. 필로폰에 대해서는 이 말밖엔 더 못하겠네요. 업계열의 각성제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편은 지옥의 물약 헤로인입니다. 다운계열은 헤로인 하나로 끝날거 같네요. 왜냐구요? 그 비밀이 다음 편에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