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마약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종국적으로 신체에 위해를 가합니다. 법률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열거해가며 규제하고 있지만 본문은 그런거까지 다루지 않을거고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는 업계열과 진정시키는 다운계열로 나눠서 간단하게 접근해보려 합니다. 정보전달 목적도 있지만 호기심 충족과 재미를 주목적으로 생각하는데 너무 딱딱하면 재미없을거 같아서요. 이번에는 업계열 약물인 코카인과 필로폰에 대해 알아볼거에요. 둘다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뇌를 풀가동시킵니다. 그래서 동공이 터질듯이 커지게되는 공통된 특징을 보여주죠. 코카인과 필로폰 둘다 효과의 강도에 차이가 있을뿐 작용방식은 비슷한데 코카인은 재미있는 고유한 특징이 있어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2. 알칼로이드

육군생존교범에 보면 야전에서 식용식물을 구분하는 방법이 나옵니다. 먼저 목덜미나 허벅지 안쪽에 비벼보고 다음은 입술에 비벼본뒤, 씹어서 뱉어보고 마지막에 조금 삼켰을때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그건 먹어도 되는거라고 하죠. 이렇게 구별하는 이유는 식물이 품고있는 독성인 알칼로이드 때문인데 그 종류에 따라 피부에 문질렀음에도 자극을 주는게 있고 어떤건 점막에 닿아야, 또 어떤건 먹고나서야 비로소 효과를 보이는 녀석이 있죠. 니코틴은 피부에 대기만해도 효과를 보입니다. 금연한다고 니코틴 패치 붙여보신 분들은 패치주변에서 싸하는 느낌을 아실건데 그게 니코틴이라는 알칼로이드가 피부를 통해 혈관으로 기어들어가서 그런겁니다. 일반적인 약물이나 호르몬은 수용체와 반응해서 이온채널이 열리고 염소나 칼륨같은 이온들이 오가며 뉴런을 활성화/비활성화 시키는 매너있는 방식으로 작용하지만 알칼로이드류는 매너없게도 노크없이 기어들어가 지 할일만 하는 아주 버릇없는 물질입니다. 코카인 역시 마찬가지죠. 

3. 코로하는 코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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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인은 극수용성으로 수분이 있으면 거기에 잘 녹아듭니다. 코로 빨아들인 코카인은 코점막에 녹아들고 알칼로이드답게 피부를 파고들어 혈관으로 침투합니다. 동시에 코카인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좁아진 혈관은 유속이 빨라져 신속하게 심장을 거쳐 뇌에 도달합니다. 뇌에 도착한 코 카인은 이온채널 이런거 무시하고 혈관을 넘고 뇌장벽을 넘어 도파민이 있는 뉴런에 도착합니다.

4. 삼중재흡수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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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인은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이렇게 삼중재흡수억제작용을 합니다. 각각의 작용이 복잡하게 얽히지만 여기서는 중독의 핵심인 도파민만 집중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도파민은 뉴런 내부에서 트랜스포터를 통해 분비되어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해 쾌감을 전달하곤 다시 트랜스포터를 통해 본래의 뉴런으로 회수됩니다. 코카인은 이 과정에서 회수를 막습니다. 회수되지 못한 도파민은 다시 수용체를 자극하게 됩니다. 평상시라면 한번만 자극했을 수용체는 코카인이 트랜스포터를 막고 있는 동안 계속해서 자극받게 되고 쾌감을 전달합니다.

코카인은 흡입한지 2분내 체내에 80%가 흡수되어 뇌가 느낄 수 있는 쾌락의 90%를 단숨에 찍습니다.（원모양의 빨간막대는 시간경과를 보여주는 타이머인데 무시하셔도 됩니다.） 4분에 비로소 90%가 흡수되어 100%의 쾌락을 느끼게 됩니다. 원으로 표시된건 선조체（striatum）로 보상시스템과 관련된 뇌의 부위인데 극도로 흥분해서 온도가 엄청 올라가 도파민의 분비로 인한 쾌감신호를 쉴틈없이 보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10분을 기점으로 흥분은 정점을 찍고 점차 가라앉으며 40분에는 쾌락이 완전 멈추게 됩니다. 뇌 전체가 흥분이 가라앉아 완전히 식었음을 보여주죠.

5. 반작용

세상만사가 그렇죠.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는 법입니다. 인간의 신체는 항상성이라 불리는 절묘한 호르몬의 조절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깨버리면 그에 대한 반동이 있기 마련입니다. 코카인으로 인한 흥분상태를 신체는 그 상태를 '정상'으로 인식합니다. 즉 막혀있던 트랜스포터를 필요없는 부위라 생각하고 흡수해버리죠. 조심조심 한번만 눌러야 되는 도파민수용체는 마구 두들겨놨으니 망가져버립니다. 도파민을 강하게 조여주던 수용체는 헐거워져 예전처럼 쾌감신호를 시원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망가져버린 수용체는 재생성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도파민이 분비되어도 작용할 수용체가 부족해져 전과 같은 양의 코카인을 흡입해도 전과 같은 쾌락을 느낄수 없게 됩니다. 이를 내성이 생겼다고 하죠. 그래서 복용량을 늘리게 되고 수용체는 다시 파괴되기를 반복하는 훌륭하며 약쟁이가 되어갑니다. 코카인 중독자들은 만성적인 도파민 수용체의 결핍을 겪게 되어 일상생활에서의 도파민에 둔감하게 되고 세로토닌 노르에피네린들의 저하로 인해 우울증을 겪게 됩니다. 

6. 마치며

코카인은 약 1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만 작용하지만 그 강력한 효과 때문에 마약 대명사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그렇게 대중적으로 퍼진 마약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무나 하는 마약이 아니라 유력정치인의 사위, 모대통령의 아들, 모클럽 대표 정도는 되어야 할 수 있죠. 마약은 하고 싶지만 일상생활도 유지하고 싶은 부유계층을 중심으로 소비되는데 그 비싼 가격 때문에 마약계의 슈퍼카같은 포지션인 셈이죠. 그렇다면 마약계의 현기차 포지션은 어떤걸까요. 다음편은 노예의 약물 필로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