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백석

그는 잘생긴 외모와 186이 넘는 엄청난 장신의 미남 시인으로 근대 대한민국의 인기스타였다

그런 그는 김영한이라는 여인과 서로 사랑했는데

그러나 김영한은 도쿄 유학을 갔다 온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기생이라는 신분 탓에 반대가 극심하여 백석과 이루어질 수 없었다

학창시절 배운 백석의 시에 나오는 '나타샤'가 김영한이란 해석도 적잖은데



해방 이후 백석은 북쪽으로 갔다가 전쟁으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게 되었고

김영한은 그대로 남한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김영한은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 요정（고급 식당）을 차렸고, 요정은 크게 성공하여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최고의 요정이 되었다.

그러나 김영한은 백석을 그리워하며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또한 백석의 생일 때마다 그를 기리며 밥을 먹지 않았고 항상 그를 그리워했다.



1990년대, 김영한이 노인이 되었을 때 그녀는 법정 스님에게 시주를 요청한다.

법정 스님은 시주가 부담스러워 거부했으나 수 년에 걸친 김영한의 진심을 받아들여 시주를 받게 된다.

시주의 대상은 바로 그 요정, 김영한의 온 일생과 노력이 담긴 그 요정이었다.

1990년대 중반 기준으로 1천 억 원, 오늘날 가치로 최소 2-3천 억에 달하는 엄청난 가치의 요정을 시주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고, 곧 기자들은 김영한에게 몰려가 그 이유를 묻게 된다.

그때 김영한이 남긴 말.

"1천억의 돈도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 하다."



몇 년 지나지 않아 김영한은 세상을 떠나게 되고, 백석 또한 그와 비슷한 시기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생을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모든 것을 온전히 그 사람에게 바친다는 것, 그것은 대체 얼마나 큰 사랑이었던 것일까.

이 글을 읽은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김영한에 대한 깊은 경의를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