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사와 기요시감독.
대중에게는 '도쿄 소나타'가 가장 유명한 감독일 것 같네요. 최근에는 호러영화를 만들지 않지만,
이전에는 일본호러의 거장 중 한명이라고 불렸는데요, 20세기말에 만든 세편의 작품을
소위 기로사와 기요시의 절망 3부작이라고 부릅니다.
세편 모두 강렬한 메세지를 담고 있으며, 미스테리하고, 우울하며 음산합니다.
혹시라도 취향맞는 분들 보라고 세편 소개해드립니다.
1.절규 （2006）
접시물에 코박고 죽는다는 표현이 잇죠? 이 영화에서는 피해자들이 정말 얕은 웅덩이나 고인물에 얼굴을 박고 익사한 상태로
발견이 됩니다. 간척지를 배경으로한 연쇄살인사건으로 수사방향을 잡고 수사를 진행하는 주인공 요시오카.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든 증거와 정황은 요시오카가 범인임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와 동시에 주인공에게 나타나는 빨간 드레스의 여자귀신. 요시오카는 더더욱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주로 짤처럼 등장해서 음산하게 노려보거나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고 사라집니다.
갠적으로는 3편 중에는 가장 별로였습니다. 지나치게 난해하고 찝찝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최소한 납득할만큼의 전개와
결말이 아니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다른 두작품을 보고 마음에 든다면 선택해도 늦지 않을 듯합니다.
윗짤은 주인공의 여자친구이며, 작품 마지막에 나와 절규하는 모습입니다. 사연이 궁금하다면 검색 ㄱㄱㄱ~
2.큐어 （1997）
도쿄지역에 같은 시기에 이해할 수 없는 살인사건들이 일어납니다.
사건의 가해자들은 모두 연관성이 없으며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고, 특별한 살인동기 또한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몸에 X표시를 남기고, 살인 후 너무나도 태연한 이상한 모습들을 보입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둔 형사 타카베는 가해자 모두 살인 전 한 남자와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용의자 쿠니오와 마주하고 있는 타카베형사.
모든 육감이 이놈이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도무지 어떠한 방법으로 살인을 시켰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봉준호감독이 본인의 베스트영화에 늘 꼽는 영화라고 합니다. 구로사와 기요시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도쿄 소나타'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위의 '절규'가 오컬트라면 '큐어'는 범죄스릴러에 더욱 가까운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채 끝나긴 하지만 다른 두작품에 비하면 나름 결말은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다른 두작품에 비하면 상당히 해석가능하니 부족한 부분은 검색해보시면 이해할 수 있으실거에요.
3.회로 （2001）
세번째는 '회로'라는 작품으로 미국에서 pulse'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대학생 료스케와 직장여성 쿠도미치. 이야기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진행됩니다.
주위에서 지인들이 죽거나 사라지거나, 착란상태에 빠지는 등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윗짤이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괴하고 음산합니다.
참고로 아랫짤에 삐그덕 거리는 귀신은 주온등의 영화보다 이영화가 원조라고 하네요.
너무나도 불친절하고 난해해서 딱히 어떻게 설명하기가 힘든 영화이구요, 세기말적 우울하고 음산한 분위기는
여타영화 중에서도 탑이라고 생각합니다. 갠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서 마지막에 넣었습니다.
갠적으로 이작품들을 감명 깊게 봤던 이유는 강렬한 메세지와 음산하고 섬뜩한 분위기보다도 호러뒤에
숨어있는 강력한 드라마라인이었던 같아요. 세작품 모두 지독히 염세적이고 슬픕니다. 공포감보다 우울감의
후유증이 더욱 오래 갔던 기억이 있네요. 불친절한 내용때문에 욕이 나올 수도 있지만 단지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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