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일본 구리다 한국 최고다 주모오 하는 글을 뻥뻥 써대긴 했지만서도
정말로 죽을 만큼 싫었다면 2년씩 비비고 있지도 않았겠지만서도

이제 슬슬 나이도 20대 후반에 30대도 남 얘기가 아니고
스펙은 커녕 남들 다 있는 토익이니 자격증이나 하나 멀쩡한거 없고
유일하게 내세울만한거라고는 일본어 할 줄 아는거랑
일본에 돈 딸랑 300만원 들고 건너와서
오자마자 워홀 1년 취업 1년 비비고 있었다는거 정도인데
그마저도 그냥 막말로 개나 소나 말만 되면 다 할 수 있는 서비스업에서
정사원 한번 찍었다 뿐이고
유학생들은 들으면 '그게 뭐 자랑이야' 하고 웃고 말 스펙인데

유일하게 얻은거라고는 인생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가락에 커플링이라는걸 끼워봤다 정도인데
이 나라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리고 나니
반지가 반지가 아니라 이 나라에 나를 묶어두는 족쇄로 보이기 시작하고
그러다보니 이젠 일본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더 작고 소중한 애정도 식어버릴까봐 걱정스럽고

롱디를 하더라도 귀국을 하고 한국에서 지금이라도 자리를 잡고 스펙이나 경력을 쌓는게 맞을지
아니면 그냥 힘들지만 이 나라에서 좀 더 버텨보는게 맞는지

고민도 많고 지치기도 하고
또 내일도 출근인데 잠은 안오고
살은 이번달도 또 빠졌고

복잡한 기분인데 말 할 곳도 없고 해서 그냥 막 적었는데
혹 웃으려고 오신 웃대에서 컴컴한 글 때문에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