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킨입니다.

오늘 만나볼 친구는 오니입니다.

대중적인 요괴이긴 합니다만, 

사실 알고 보면 속사정이 복잡한 친구입니다.

다뤄야 할 분량이 꽤 됩니다. 

그러니 본론으로 바로 들어 가겠습니다.

☆ 오니 

오니는 현재에 이르러서는 매우 악한 요괴에 해당합니다.

자신의 영역에 발을 들인 사람을 그냥 보내주는 경우가 거의 없고 매우 공격적으로 행동하며 높은 확률로 위해를 가하는데다가 마찬가지로 높은 확률로 사람을 잡아 먹는 모습을 많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자신의 영역에 발을 들이지 않은 경우에도 굳이 본인이 직접 사람을 찾아가 괴롭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아이를 납치한다던가 부녀자를 겁간한다던가... 아, 아이를 납치하는 이유는 2가지로 여겨집니다.

신이 아이를 데려가는 경우가 있는데 명칭이 기억나지 않네요. 그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거나 잡아먹으려고 납치합니다. 키워서 먹을 거라고 인간을 기르는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현재에 이르러서는"입니다. 그렇다면 예전 오니는 사람을 해치지 않았을까요? 

예, 아주 아주 아주 오래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오니는 사람을 해치는 유형의 요괴가 아니었습니다. 이건 뒤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오니의 외형

오니의 외형적 특성은 잘 아시다시피 붉거나 검붉은 근육질 몸매의 거한, 스파이크가 박힌 형태의 쇠방망이, 동물의 가죽으로 몸의 특정 부위를 가린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마에는 두개의 뿔이 나 있으며 두르고 있는 가죽의 경우 보통 호랑이의 가죽을 두르고 있지만 전승에 따라 다른 동물의 짐승의 가죽을 걸친 형태도 있지만 이 경우는 소수에 해당합니다. 

오니의 뿔과 호랑이의 가죽은 확실한 이유가 있습니다. 오니가 출몰하는 시간이 소와 호랑이의 시간（축시-인시）이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 쇠몽둥이가 아니라 쇠를 겹겹히 포갠 철편이나 다른 둔기를 들고 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둔기를 애용하는 모양이지만 워낙 가지각색의 전승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도구를 들고 나타나는 경우도 찾아 볼 수 있으며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채 등장하기도 합니다. 물론 아무것도 안 들고 있다고 해서 사람을 해치지 않는 건 아니고... 사람을 찢는다고 해야 할까요.

☆ 오니의 거처 

일본에는 현세가 존재하고, 현세와 동떨어진 세계가 존재합니다. 물론 저승은 당연히 여러 나라에서도 존재하지만, 그 것과는 다른 개념이 존재합니다. 단적으로 축약하면 인간이 거주하는 현세를 다스리는 신이 아마테라스입니다. 그리고 귀신이나 요괴가 거주하는 외적세계를 다스리는 신은 츠쿠요미입니다. 아쉽게도 츠쿠요미에 대한 전승은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애시당초 옛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현세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당연히 기록도 많이 남겼습니다. 외적 세계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았다기 보다는 좀 꺼려하는 경향이 있었던지라 굳이 츠쿠요미에 대해서 자세히 기록하지 않았던 영향이 큽니다.

아마테라스가 아니라 천황이 다스리던 게 현세다 반박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천황 자체가 아마테라스의 아들의 후손임을 자칭하는 사람들이니 넘어가주세요.

（편의상 일왕이 아니라 이해하기 쉬운  천황이란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마테라스와 츠쿠요미에 대해선... 신이니깐 다루기 좀 애매한데 짧게 이야기하자면 이자나미가 죽게 되어 이자나기가 데리러 갔습니다. 베드엔딩으로 끝나고 이자나기가 부정한 기운을 씻어내기 위해 목욕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아마테라스, 스사노오, 츠쿠요미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츠쿠요미가 외적 세계를 담당하고 있기에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굳이 부정적인 신을 꼽으라면 과거의 스사나오입니다. 헤라클레스와 손오공을 합쳐놓은 듯한 사고뭉치였거든요. 물론 개과천선해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여하튼, 오니는 이 츠쿠요미가 담당하는 외적 세계에 거주한다고 여겨지는 요괴입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내는 건 앞서 언급 드렸듯이 축시와 인시 사이. 드물게 그 시간외에도 등장하긴 합니다만, 그 경우는 온전한 힘을 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힘을 온전히 힘을 발할 수 없는 오니 역시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이긴 하지만요.

전승에 따라 인간계에 버티고 있는 오니도 있습니다. 츠쿠요미는 이런 애들을 왜 내버려두는 걸까요.

...자비로운 성격인가?

☆ 오니의 유래

첫 번째는 아이누라는 소수 민족입니다.

현재는 아이누 민족은 러시아와 일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소수 민족이 되어 버렸습니다.

동양인과는 다른 인상을 가진 편입니다. 피부가 비교적 백인에 가깝고 체격 또한 옛 일본인에 비해 좋은 편에 해당했습니다. 또한 아이누 사람들이 흥분 상태에 들어가면 저희와 마찬가지로 혈액상의 이유로 붉은 색이 도는 피부가 됩니다. 이건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들도 마찬가지인데, 아이누 족의 피부색이 백인과 유사하다보니 더욱 붉게 보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아이누 족이 오니의 유래로 추정되는가 하면, 이러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아이누 족은 산과 같은 환경에서 약간 화전민 같은 형태로 부락을 형성해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본의 군벌과 잦은 다툼이 일어났고 전쟁으로 번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보통의 옛 일본 스타일의 생활 양식이 아닌 아이누 고유의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말도 안 통하고 본인들과는 다르게 생긴데다 산과 들에서（당시 일본인들이 보기에） 이상한 문화를 이어 나가며 살고 있는 민족이었으니 반감도 심했고 적대감도 심했습니다. 아이누 족과의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경우도 많았고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옛 일본 사람들이 자신들과 대적하는 아이누인들을 못 마땅히 여겼고, 악한 존재라고 여겼다는 겁니다. 일단 아이누 족 자체가 훌륭한 제련 기술을 가진 민족이 아니라 주력 무기가 둔기와 활이었습니다. 몽둥이로 사람을 때려 죽이는 오니, 몽둥이로 사람을 때려 죽이는（전장에서의） 피부가 붉게 물든 아이누인. 약간 공통점이 있지요? 그런 이유로 오니의 현재 모습의 유래가 당시 아이누 족이 아니었을까 하는 주장이 존재합니다.

여기서 위에 언급한 현계와 이계를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법과 질서에 맞춰 도심에 사는 일본인들이 현계의 사람들이고 산이나 들에 거주하며 자신들의 문화에 따라 생활하는 아이누 족이 이계에 거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겁니다. 근데 이건 역시 지극히 일본인들의 기준이지요. 

물론 이 걸로 일본을 비판해서는 안 됩니다. 그 당시에는 서로 전쟁을 하고 있던 것이니까요.

안타까운 점은 비교적 현대에까지 아이누족에 대한 차별이 존재했었다는 겁니다. 아이누 족은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를 지키고 싶었지만 살아본 결과, 너무나도 끔찍하고 부당한 차별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걸 차마 자신의 자식에게 까지 강요할 수는 없었죠. 어느 부모가 자식에게 가시밭길을 걷도록 강요할 수 있겠습니까.

그 결과 일본의 현재 아이누 족은 수도 극히 적은데 고유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인류학자들 입장에서라면 정말 분통 터지는 일이겠죠. 이 부분에서는 일본을 비판해도 상관 없을 거 같습니다. 비난이 아니라 비판이라는 가정하에서요. 

다만, 현재 일본에서는 아이누 족의 문화와 언어를 복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차별했을 뿐 문화 자체를 아예 말소하려던 건 아닌지라 아이누 문화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아이누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훨씬 전부터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서 문화와 언어를 보존하려고 미리 수를 둔 일본학자들도 존재하구요. 자신들이 행한 차별에 따라 없어질 위기에 처한 문화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들 나름대로 복원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얘기죠.

아이누 족이 종종 서브컬쳐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모노노케 히메가 있습니다. 남성 주인공이 극 초반에 여행을 나서는 장면이 있는데 주인공을 포함해 이 부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아이누 민족입니다.

두번 째로 언급되는 유래는 전쟁의 피해, 재난이나 사건 사고등에 인한 피해의 공포가 오니라는 존재를 만들어 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인간이 내다보기 힘든데다 벗어나기도 힘든 가혹한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드니 구체적인 원망의 대상（?）으로 오니가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건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요괴의 유래와 동일하니 이 정도 언급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건 신빙성도 없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것이긴 한데 제 생각엔 산적이 유래가 아닐까 해요. 왜냐하면,,, 오니는 주로 산에서 나타나니까요. 

☆ 오니의 과거 

사실 원래 오니는 집안이나 가문을 지켜주는 조상신, 혹은 마을이나 부족등을 지켜주던 수호신의 성격을 띄고 있었다고 합니다. 조상신의 경우, 대개 아시아 전승에서 찾아 볼 수 있듯이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자손들을 해하지 않고 오히려 지켜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선한 존재였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을이나 부족을 지켜주는 경우도 잘 섬기기만 하면 복을 불러와 주거나 외세로부터 그 들을 지켜주므로 유익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대로 섬기지 않으면 화를 불러오는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죠.

오니가 현대의 이미지로 굳어 진 이유는 중국에서 넘어온 귀신이라는 개념과 혼합되고 헤이안 시대에 불미스러운 일이 자주 벌어지면서 오명을 뒤집어 써 오니가 되었다고 해요. 이건 사실 의견이 갈리는 내용입니다만, 그냥 재밌는 얘기라서 넣기로 했어요. 

☆ 오니의 대처법

.....................있나?

있긴 합니다. 전승을 찾아보면 대부분 나라에서 파견된 무장에 의해 최후를 맞이합니다. 쉽게 말해서 오니랑 맞짱을 떠서 이긴 뒤 모가지를 썰어버리시면 되는데, 힘들어 보이네요. 사실 인간이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으면 아마 올림픽 같은 곳에서 힘을 쓰는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서 다른 나라에서 평온하게 거주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승도 생략하는게 좋겠습니다. 전승이래봐야 대부분 "어느 마을이나 산에 오니가 나타나 사람들을 잡아 먹었고 천황이나 다이묘가 빡쳐서 사람을 불러 잡아 죽이라 하여 그 자가 가서 오니를 잡아 죽이자 그러한 일이 없더라."가 보통이거든요?

사극에서 왜구가 괴상한 가면을 쓰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보셨을 겁니다. 이 경우 그 가면이 오니일 확률이 높습니다. 상대에게 공포심을 주려는 의도로 착용하기 시작한 건데 얼굴 일부를 화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착용한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의 무장 중에서 오니와 관련된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인물도 꽤 존재했습니다. 전장에서 오니라고 불리우는 경우, 대개는 그 사람이 매우 잔인하고 능력이 좋은 무장임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시마즈 요시히로와 그 유명한 오다 노부나가가 있습니다.

이상 오니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다음은 타이틀에 맞게 귀신을 하나 더 잡아 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