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근처로 이사온지 얼마 안됐는데

건물이 생각보다 신식이라 돈 좀 더내도

깨끗하고 조용히 지내고 싶어서 근처보다 좀

비싼곳으로 이사왓음 ㅎ 그래서 그런지 아직 방이

많이 비어서 낮 이건 밤이건 사람 마주치는 일 없이

좋았는데 한달정도 지난 저번주에 방세내면서

주인아줌니함테 방세 입금햇다고 연구실 퇴근하고

집 가는 중이엇는데 좀이따가 아줌니한테 전화 오더니

000호 학생!! 중국어 할줄알지않아!?

하더라?? 뭔소린가 햇더니

계약할때 중문학과라고 살짝 얘기했는데 ..

（ 전기공학전공이고 중문은..약간 ㅎ.）

무슨일이냐고 여쭤보니까 대만친구가 지금

계약하러 왓는데 도와달래 한국말 잘 못한다고

계약 잘되면 담달 관리비 빼준다고 ㅋㅋㅋ

집가는길인데 진짜 존나 뛰어감 ㅋㅋ

집가는 길에 숨을 어케 쉬었는지 기억도

안날정도로 개뛰어감 ㅋㅋ

암튼 도착하니까 건물 입구에서 아줌마는

계약서 들고있고 옆에 이쁘장한 여자애가 몸둥이만한

캐리어끼고 ㅋㅋㅋ 애꿎은 폰만

꼬깃꼬깃 만지고 잇더라 ㅋㅋ 첫인상이 귀엽더라 ㅋㅋ

내가 “엣햄~”하고 배좀 내밀면서 팔자걸음가서 ㅋㅋ

암튼 아주머니가 나 보자마자 요즘 방이

너무 안나가서 외국인이라도 받을라는데

부동산 업자 통해서 온게아니라 붙여논 전단지

보고 연락왓다고 그래서 통역이 좀 필요하다그럼 ㅋㅋ

암튼 할줄아는 중국어 뉘하오 부터 시작해서 ㅋㅋ

이런저런 방에대해ㅜ설명해줌 ㅋㅋ

한참 설명하고 잇는데 영업마인드가 너무 보였는지

그놈에 관리비가 뭔지 시방구

이 대만친구가 날 방 팔아먹을 넘인줄알고

존나 경계하고 의심하는게 딱 보여서 ㅋㅋㅋ

아줌마한테 얘기하고 ㅋㅋ 나 여기

옆방에 사는 사람인데 ㅋㅋ 내 계약서 보여주면서

그쩍 계약서란 똑같은계약 하고 한달째 사는거라고 ㅋ

아주머니가 통역해주면 담달 관리비 빼준다그래서

존나 통역해줌다서 그대로 얘기하니까 그제서야 ㅋㅋ

존나 웃으면서바로 계약하더라 ㅋㅋ

나도 싸인하는순간

환한 미소 지으면서 ^^ 아주머니한테 담달 관리비

빼주는거죠??

ㅋㅋㅋ 한명이 싸인하는순간 같은공간에

세명이 동시에 축복받는 소리가 들렸음 ㅋㅋㅋㅋㅋ

암튼 아줌마가 앞으로 （나한테）

잘부탁한다고 그 여자애를 내 옆방으로 잡아주셨다

뭐 딱히 상관은 없긴한데 암튼 그게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 일임 ㅎㅎ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이 바로 터짐

ㅡㅡ




토요일이라 늦잠 좀 잘라고 전날 새벽까지

술먹으면서 겜 하고 늦게 잤는데 어휴 시벌탱

대낮부터 핸드폰으로 아주머니한테 연락옴 ㅜㅜ

아주머니왈. 진짜 미안한데 옆방 학생이 .....

전세금을 갖고왔어...ㅠ

??네~그런데요??

아니 학생 ㅠㅠ 전세금 몇천만원을 현금으로...



듣는순간 잠이 존나 확깨는거임 미친 ㅋㅋㅋ

내가 뭔소리냐고 ㅋㅋㅋㅋ 다시 물어보니까 ㅋㅋ

옆방 대만학생이 주인집

（본 건물 4층을 다씀） 으로

직접 찾아와서 봉투도 아니고 ㅋㅋㅋㅋ 오만원따리

뭉탱이를 주머니란 주머니에 다 넣고 ㅋㅋㅋㅋㅋ

왓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올라와달라고

말도 안통한다고ㅋㅋㅋㅋㅋㅋ

뭔 날벼락인가ㅡ해서 ㅋㅋㅋ

가�f더니 ㅋㅋㅋ 거실 쇼파에 여자애가 다소곳이

앉아있고 ㅋㅋㅋ 쇼파 앞 테이블에 있어야할

마실것 대신 ㅋㅋㅋ

오만원짜리랑 만원짜리가 쌓여있는거임 ㅋㅋ

ㅋㅋㅋ 진짜 보자마자 헛웃음이 나오기도하고

한 편으론 미리 말 안해줘서 존나 미안하기도 하더라

당연히 이럴줄은 상상도 못한일이엇는데 ㅋㅋ

암튼 아주머니가 나오자마자

학생 어휴 ㅠ 기달려 일단 봉투부터 가져올게

하고 방에 들어가시고

그 여자애는 뭔상황인지 멀뚱멀뚱 돈이랑

날 번갈아 가면서 보다 답답햇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뭔일인지 설명점

해달라고 ㅋㅋㅋ 돈 계약서에 맞게 갖고 왓는데

뭐가 잘못된냐고 뛰용 !뛰용 ! 하는거임 ㅋㅋ

뭐가 잘못된건지 물어보는게 겁나 귀엽더라 ㅋㅋ

순간 머리 쓰담쓰담하면서

넌 잘못한거 없어 라고 할뻔 ㅋㅋ

암튼 그렇게 그 여자애는 아주머니랑 나를

이끌고 근처 은행으로 가서 아주머니 통장으로

입금하고 사건은 일단락 �磯� ㅋㅋ 어휴 시방

ㅡㅡㅡㅡㅡ

암튼 그래서 그렇게 일은 마무리 되고

아주머니도 좀 미안했던지 도움청하는게 뜸해졌더

좀 아쉽긴 했는데 그냥 스쳐가는 인연이겠거하고

더군다나 학교 일이 너무 바빠서 몇주동안

아침일찍 갔다가 저녁에 와서 잠만자고

학교집학교집을 반복하다보니 점점 잊혀져가다

요근래 일도 좀 풀리고 한숨 돌릴 틈이 생겨서

오랜만에 캔맥주좀 사서 옥상에 올라감.

바람도 살살 불고 생각도 정리할겸 노래 들으면서

한참 맥주 다 먹을때쯤 옥상 문이 열리더니

그 대만 여자애가 후줄그래헌 후드티 입고

맥주 피쳐한병 큰걸 들고 오더라..ㅋㅋㅋ

그 잇잖아 존나 큰 뚱띵이 피쳐맥주 ㅋㅋ

그러려니 하고 그냥 눈인사만 까딱하고

서로 신경 안쓰이게 이어폰 끼고

난 방에서 내 간이 의자 가져왔어서

그거 가지고 좀 구석으로 자라 피해줌 ㅋㅋㅋ

근데 이게 은근히 신경쓰이는게 쪼꼬만 여자애가

후드티 하나에 뚱띵이 피쳐 하나만 딸랑 들고오니까

막 궁금한거야 컵도 없고 안주도 없고 ㅋㅋ 혼자

저걸?? 다 마셔?? 진짜 존나 막궁금하니까

이어폰 한쪽은 빼고 말걸면 바로 대답할라고

준비태새 하고 있었는데 ㅋㅋ

내 남은 맥주 다 마실때까지 말이 없더라고 ㅋㅋ

그래서 속으로 아쉽기도 했은데

괜히 치근덕 대지말고 그냥 내려가자

하고 마지막 희망으로 ㅋㅋㅋ 시바 ㅋㅋㅋ

의자나 혹시 빌려줄까...? 존나 찌질

마인드 발동하는거야 ㅋㅋㅋㅋ

그애 의자가 없어서 서서 난간에

맥주 나발로 먹길래 의자 빌려줄 핑계로

내려가면서 말 한번 걸어볼랴고ㅠ했지 ㅋㅋ

그래서 맥주 빈 캔이랑 의자랑 가꼬 내려가면서

뜬금없이 가서 ㅋㅋㅋ

의자 쓸래요??

하니까 중국어로

네?? 라 그러길래

내가 중국어로 다시

의자 필요해요??

라고 하니까 ㅋㅋ

한국어로 아..아.. 써도 돼요?? 라더라 ㅋㅋㅋ

뭔가 겁나 귀여워서 서로 눈 마주치고

한참 키득키득 거렸다 ㅋㅋㅋ

내가 한국어로 물어보면 중국어로 대답하고
（한국어->중국어）
중국어로 물어보면 한국어로 대답하니까
（중국어->한국어）
서로 웃겨서 ㅋㅋㅋㅋㅋ

그렇게 한참 웃다가 ㅋㅋㅋㅋㅋ

의자 주면서

아니 근데 그 맥주 혼자 다 먹냐고 ㅋㅋㅋ

왜케 큰걸 샀냐고 물어보니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