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년간 연애한 여자친구가 있었어
서로 첫사랑이었고 마치 소설과도같은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된 연애였지
서로 정말 사랑했고 뜨거웠지만 우리는 장거리 연애였어
시작부터 장거리연애였고 학생이라는 신분이었던 둘의 물리적 거리가 좁혀졌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
그녀는 군대도 기다려 줬어
전역 이후 만나는 주기는 보통 1달에 1번정도
이 과정에서 싸움은 커녕 사소한 다툼조차 없었고
서로를 깊게 신뢰하며 연애했다고 믿어의심치 않아.
둘은 내성적이었고 공대생인 나와 간호대생인 그녀
여사친/남사친은 커녕 친구조차 제대로 없는 둘
완전히 일치하는 취미 등으로 서로를 깊게 신뢰할 수 있었고 둘의 유대감은 정말 끈끈했어.
서로 대학생이었지만 가벼운 연애가 아닌 미래를 그려갈정도로 무게감 있는 연애였지
동갑이었던 우리는 올해 그녀가 먼저 졸업을 헤 사회인이 됐고
나는 4년제 대학 3학년이 됐어.
코로나라는 재앙속에서 초임 간호사가 된 그녀는 시간이 없었어.
이틀 주기로 3교대를 하는 그녀와 전화통화조차 하기 힘들었고
하루 하루 하루 연락이 뜸해졌지
나흘넘게 전화한통 못하는 날도 빈번해졌고
하루 하루 피말리다 결국 직접 찾아가서 얘기를 나눠봤어.
지금껏 이랬던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그녀의 결론은 이랬어.
일이 너무힘들다. 근데 너와 전화하면 더 힘들더라.
죽고싶을정도로 출근이 힘들고 취미생활은 꿈도 못꾼다.
매일매일 울다가 잠드는데 네 목소리를 들으면 더 죽을것같다.
보고싶은데 볼 수 없고 시간내서 하루 만나더라도 다시보려면 1달을 기다려야된다. 너와 만나고 다시 헤어지는 그 때가 너무 고통스럽다.
우리가 단거리였다면, 퇴근하고 너 얼굴을 볼 수 있다면 근데 그게 아니잖아. 그래서 너무 힘들다.
이런 이야기였어.
그래서 차라리 우리가 만나지 않았다면 연애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그냥 옛날처럼 태어났으니까 살아야지 느낌으로 살고있다면 이렇게 안힘들었을 것 같다더라.
그래서 차라리 헤어졌으면, 아니 잠깐 연락을 쉬었으면 하는데
그랬을 때 네가 너무 상처받을까봐 쭉 회피했던 거였대.
이 상황에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하나밖에 없었어.
내가 졸업할때까지 2년 남았으니까
2년뒤에 졸업하고 취업해서 네 쪽으로 가겠다.
그동안 너 힘들지않게 따로 연락하지 않겠다.
그저 기다려달라.
기다려 줄 수 있겠냐.
그리고 그때가 되면 결혼하자.
그리고 그녀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어.
하지만 말은 그렇게했어도
마음속엔 어렴풋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저 헤어지기 위한 구실이었고
내가 너무 상처받지 않도록 여지를 남겨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야.
2년뒤에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미 끝난 걸까.
하루하루 지날 때 마다 그리움은 커져만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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