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와이프가 임신해서 산부인과 추천해달래서

갑자기 기억나서 씀

때는 2010년 3월 중순 큰누나가 첫아이를 출산했다

출산 당일 저녁에 조카를 보고 일주일 후 산후조리원으로 올
옮겼다는 소식을 들었고 휴학하고 백수였던 나는

서든하다가 산후조리원 구경해보고 싶어서

큰누나에게 가겠다고 하고 집에서 출발했다

버스로 1시간 반 거리를 도착하고

큰누나에게 연락을 해보니

아뿔사 세상에 이런일이

산후조리원은.산모와 남편외엔 출입불가인걸 몰랐다

또 병원에선 유리창 너머에 조카가 있었지만

산후조리원은 신생아 면회도 안된다는것이다

산후조리원 구경도 조카도 못보고 우울한 마음에

살짝 추운 면회실에 산모인 누나랑 있자니

풍들까봐 집에가야겠다 라고 하니 누나가 저녁이나 먹고 가란다

식권있다고 5시부터 저녁시간이라고 같이 밥먹으러 가자고해서 ㅇㅋ를 하고 밥먹으러 갔다

당시 173에 53키로였던 스켈레톤인 나는

맛알못이였다 그냥 앞에 밥이 있으면 먹는거고

왜 밥을 먹으려고 줄을 서있는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말라깽이...

당시 저녁반찬으로 칠리탕수육이 나왔다 다른건 기억안난다

식판에 긱종 밥과 반찬 국을 담고 칠리탕수육을

한 잎 베어물던 순간





나는.세상에 이런 극상의 맛이 존재할줄 몰랐다

산모때문에 칠리탕슈육은.전혀 맵지 않았지만

달달하면서 달콤하면서 끈적하기까지한 칠리탕수육은

날 매료시켰다

요리왕 비룡이 만들었다한들 이런맛이였을까

밥 먹다가 '누나 여기 진짜 맛있다'라고 하자

누나는 더 먹고 가 라고 하였다

순식간에 한판을 더 먹고 두번째 판을 받아왔다

이번엠 다른반찬은 없이 오로지 밥 칠리탕수육 만 퍼왔다

군대식판같은거에 밥자리엔 밥만

반찬자리 3개랑 국자리까지 식판전체를 칠리탕수육으로 덮었지만

이건 순식간이였다

누나는 그런 날 보고

니가 오늘 날 잡았구나 라거 했고

순식간에 비워진 2번째 식판은 3번째 식판으로 날 불렀다
3번쩨 식판까지 다 먹고 4번째 식판을 받으려고 일어날려고 하는데

큰누나가 날 잡는다

'그만먹어..창피해...'

큰누나와는 8살차이

언제나 날 귀엽다고 해주며 자기 용돈에서 내 용돈을 주는 그런 누나였는데

그런 누나가 나에게 창피하다고 했다

좀 충격이였지만

식판에 밥과 칠리탕수육만 가득 담아 퍼먹는.

날 보고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는것만 같았다

난 원래 철면피라 하나도 안창피했는데

큰누나가 같은 조리원 사람들보기 민망했나보다..

더 먹을수 있지만 3판만 먹고 나왔다

그리고 디음날도 밥먹으러 조리원 가려고 큰누나에게

연락했더니 큰누나가 오지말라고 했다 ㅠㅠ

그렇게 나와 더 이상의 인연이 없을줄 알았던

그 산후조리원

내가 결혼을 하고 파워번식으로 와이프가 생명을

잉태하자 급 그 산후조리원이 생각났고

당시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을 찾던 와이프에게

이 병원과 산후조리원을 강력 추천했고

와이프는 ㅇㅋ 했다

드디어 드디어 이 밥을 2주동안 먹는구나

산후조리원 대략 280만원

2주동안 저녁만 먹어도 280만원은 뿅뽑겠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산부인과를 가보니 와이프는 실망했다

인천의 유명한 산부인과라 사람이 너무 많다는것

또 신혼집에서 1시간거리라는 것이 불편했다

나는 와이프를 어르고 달랬지만 와이프는

이번달에 오픈할 집에서 5분거리의 산부인과로 가겠다는 것이다

내 마음은 절망감에 휩싸였고

산후조리원 상담이라도 가자고 했지만

와이프는 그 병원에서 진료 한번만 받고 집으로 갔다

나는 이실직고 하며 그 산후조리원 밥맛 최고~!

라고 그 병원을 추천한 이유를 설명했지만

미친놈이란 소릴 들었고

그 자리에서 큰누나에게 전화하며 상황을 설명하니

큰누나는 '걔랑 거기 가지마'라고 말하였다

어쩔수 없이 새로 지어진 산부인과 산후조리원에

오픈기념으러 150만원에 계약했지만

나는 울었다

여기 산후조리원도 맛있을거야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2015년 10월 드디어 와이프가 출산했다


야호 산후조리원저녁밥이다!!!!라고 소리쳤지만

아뿔사 가장 중요한것을 잊었다

당시엔 내가 백수였지만

지금은 직장인이라는 것

저녁시간은 5시부터 6시반까지

내가 칼퇴하고 미친듯이 달려와도 도달할수 없는 시간이였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내 반드시 휴가를 쓰리라....

아이낳고 3일동안 휴가를 썼지만 그땐 병원이였고

출산휴가는 일반직장인에게 어림없는 소리다

저출산국가에서 공무원말곤 출산휴가를 쓸수 없는

이 현실이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저녁밥을 위해 내 피같은 휴가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막상 휴가쓰긴 아까워서 반차썼다

반차쓰고 와이프에게 달려가서

아들 보고 싶어서 반차썼어~총총

이러면서 애교를 부리며 저녁시간만 기다렸다

드디어 기다리던 저녁시간

여긴 자율배식이 아니였다

자리에 앉으면 직원이 식사를 가쟈디준다

아픈 산모를 위해서라나...

남편을 위한 배려는 없다

그래도 기대하며 메인반찬을 집어먹은 순간





아냐...이맛이 아냐

산후조리원은 산모의 모유를 위해 조미료 매운거 등등은 안쓴다

맛없는건.아니지만 맛있는것도 아니였다

와이프에게 아니야..이 맛이 아니야!!!!


라고 귓속말로 속삭이며 식판을 비웠다

그러면서 네이버 산후조리원 밥을 검색했다

이렇게 맛없는걸 산모에게 주다니 여긴 미친건가

영양이 중요할 땐데 라고 생각하며 검색하니

아니나 다를까 다른곳도 다 맛이 없댄다

그럼 내가 먹었던 그곳은!?!?!?

그래서 거길 검색하니

전부 밥맛얘기밖에 없다 여긴 최고란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둘째 생각이 없는

아재는 저곳은 나완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며

기억에 잊혀질 그때..

오늘 친구와이프기 임신했다고

산부인과 추천해달라고 연락왔다

당연히 난 그곳을 츄천했다

친구가 거길 예약하면

면회가는 겸 가서 거기 가서 밥먹을려고



너무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