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07~10일 오키나와 가족여행

09월 어느 주말 가족끼리 대화를 하던 도중 동생이 여행이야기를 꺼냈고
아버지와 어머니도 참여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야기를 하기에
동생 보고 언제 누구랑 어디 가냐고 물어봤더니
어머니께서 갑자기 화를 내시며 가족여행이야기하는데 무슨 소리 하냐고...
알고 봤더니 동생과 아버지가 얼마 전부터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고
저만 빼고 가족끼리는 다 알고 있더군요...
어머니는 제가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사과하셨습니다... 서럽...
여하튼 우리 가족은 기록적인 추석 장기 연휴 마지막에 오키나와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2017년 10월 07일 토요일

얼마 전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온 회사 여직원에게서 빌린 책과

해변을 돌아다닐 옷과 신발까지 오키나와 여행에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합니다.

기록적인 추석 연휴에 사람이 많을까 어머니가 너무 걱정하여 이른 새벽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공항은 텅텅... 티켓팅을 3분 만에 끝내고 하릴없이 돌아다니다

공항 식당이 열자마자 들어가 아침식사를 마쳤습니다.

한 시간 반의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탑승 시작...

처음 보는 특이한 공항버스를 타고 비행기로 이동합니다.

오키나와로 난다요~

크고 길고 높은 구름의 절벽이 아침햇살과 함께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식사 대신 가벼운 간식이 나왔습니다만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입을 대지 않았습니다.

파도 없이 평평하게 펼쳐진 바다 위에 낮게 비행 중인 구름이 귀여웠습니다.

잠시 후 오키나와에 도착한다는 알림이 나온 다음

점점 아래로 비행하자 보이기 시작하는 어두운 구름들...

이번 오키나와 여행도 비와 함께하려나... 싶었으나

조금 더 지나자 생전 처음 보는 파란색의 바다가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항상 보는 검푸른 또는 초록빛에 가까운 바다와는 전혀 다른

푸른빛의 바다에 여행 시작부터 감동을 했습니다.

오키나와의 나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예약해둔 렌터카를 찾으러 이동.

오키나와는 해외 렌터카 대여자가 많기 때문에 공항에서 버스가 대기 중이었습니다.

동생이 렌터카를 찾는 동안 밖에서 왔다갔다거렸는데

눈앞을 순식간에 지나간 5대의 마리오카트.

이후에도 오키나와에서 마리오카트를 종종 목격했습니다만 외국인 단체가 많았습니다.

손님이 밀려 렌터카를 찾는데도 한참...

목이 말라 자판기를 찾았더니 오키나와 한정의 차가 있어 마셔보았습니다.

제가 재스민 차 같다고 했더니 가족들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 여행기를 적으며 찾아봤더니 "산삥화차 = 재스민 차"가 맞다고합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렌터카로 이동. 탑승 전 문제가 있나 없나 체크합니다.

렌터카 이용자가 많은지 차 뒤에는 하트표로

[외국인이 타고 있습니다.]라고 안내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4명 다 면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저는 운전을 하기 싫어하고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 3명이 국제면허증을 받아오기로 했으나

아버지도 발급이 귀찮다고 하셔서 어머니와 동생만 국제면허증을 받아왔습니다.

첫 목적지는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오키나와 소바 맛집 [스-마누메~]로 향했습니다.

좁은 도로에서 골목골목 돌아가야 해서 찾기가 어려운 가게였습니다.

전문 식당이라는 느낌보다 그냥 집에서 먹거리를 파는 느낌의 작은 가게라

담장과 마당에는 예쁜 식물이 가득했습니다.

사람이 없겠지 했는데 이미 집안은 만석. 할 수 없이 마당의 테이블을 이용했습니다.

소바를 주문하고 오키나와 맥주인 [오리온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켰습니다.

그리고 금세 나온 오키나와의 소키소바

어머니, 아버지는 스페셜 소바

추가로 [쥬-시-]까지

왜 볶음밥을 쥬-시-라고 부를까 찾아봤습니다만 볶음밥이 아니라 오키나와식 찐밥이었습니다.

소바는 국물은 깔끔하고 맛있었습니다만 면 자체가 국물을 흡수하는 타입이 아니라 아쉬웠습니다.

면 대신 쥬-시-를 국물에 말아먹으면 맛있을 것 같았습니다.

식후에는 만좌모로 이동.

만좌모로 이동하는 길에 오키나와의 유명 아이스크림 체인점 [블루 씰 아이스크림]을 찾았습니다.

70년대의 아메리카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었던 블루 씰의 내부 모습

오키나와의 [배스킨라빈스] = [블루 씰]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우베 （필리핀 자주색 참마）와 베니이모 （오키나와 자주색 참마） 소프트를 주문

아래쪽의 우베는 별로였으나 위쪽의 베니이모 소프트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여기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다음에도 오키나와 여행 중 곳곳에서 [블루 씰]을 볼 수 있었습니다만

어머니께서 왜 꼭 여기 （마키 미나토 본점）에 갔냐고 물어보셔서

당연히 오리지널 본점을 가야 한다고 답했더니 계속 미친놈 취급을 하셨습니다.

추가로 매장 옆에는 오리지널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는 체험 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만좌모에 도착!

류큐 왕국의 쇼케이 왕이 만 명이 앉을 수 있는 곳이라 만좌모라 불렀다는데... 음...

여하튼 앉아서 멋진 코끼리바위를 보며

끝없이 펼쳐진 예쁜 바다를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임은 틀림없었습니다.

멋진 배경에 어머니와 아버지도 다정하게 한 컷

예쁜 바다를 감상하기에는 정말 좋은 장소이나 실제로 가보니

바다를 보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2분이면 돌아서 나올 작은 명소라 많이 아쉬웠습니다.

만좌모에서 조금만 나오면 오키나와의 간식 사-타-안다기-를 파는

[류큐 명과 미츠야 본포]가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오리지널 사-타-안다기-를 찾았습니다만 케이스는 텅텅...

하지만 방금 만든 사-타-안다기-를 통안에 가득 집어넣어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루 100개만 판매한다는 [드래곤 볼（류큐 미츠야 볼）]도 2개 구매

가게 구석에는 선물용 사-타-안다기-와 환상의 맛이라는 [블루스]도...

위쪽으로는 예능인들의 사인도 걸려있었습니다.

별로 많이 구매하지도 않았는데 서비스로 도넛도 하나 끼워주셨습니다.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차 안에서 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사-타-안다기-를 우적

오래전 봤던 아즈 망가 대왕의 이 장면을 보고 꼭 먹어보고 싶었었는데

몇 년 전에 동경의 오키나와 전문 가게에서 포장된 사-타-안다기-도 먹었지만

본토에서 이렇게 따끈따끈한 것을 먹으니 감흥이 새로웠습니다.

가족 4인의 의견을 총괄해보면 "맛은 있지만 마실 것이 꼭 필요하다."

평소에도 우유를 좋아하지만 이때는 정말 우유가 절실했습니다.

별도로 사온 환상의 맛 [블루스]는 한국에 들고 와 먹어보았습니다만

덜 달콤하고 속이 고른 카스텔라 같은 맛이었습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풍미가 깊어지는 빵이었습니다만 양이 상당해

그 맛까지 도달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사-타-안다기-를 먹으며 잠시 담소를 하는 사이

이날의 마지막 목적지 [오리온 해피 파크]에 도착했습니다.

예약을 안 하고 왔습니다만 다행히 자리가 남아있어 견학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2층에 이런 게 있어 "이런 거 하는 사람 있나?"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얼굴을 불쑥 집어넣으셔서 저도 함께 쑥...

약간 부끄러웠지만 어머니가 찍어주셨습니다.

잠시 후 시작된 공장 견학

정비하는 날이라 비가동 상태에서 견학을 했습니다.

견학 자체는 아사히 맥주 공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청 교육（?）이 끝나고 1분간 생산되는 오리온맥주의 벽으로 견학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견학 후에는 공장의 메인이벤트 맥주 시식으로...

한 사람당 한 번의 리필이 가능했습니다.

맛은 있습니다만 아사히 엑스트라 콜드의 노예인 저에게는 약간 부족했습니다.

가족들이 오리온 상품을 구경하는 동안 저는 혼자 추가 （유료） 맥주를 섭취

하루에 정해진 량만 판매하는 [류큐 세종]

입에 향이 강하게 오래 남아 안주 없이 먹을 때 좋을 것 같았습니다.

맥주 견학이 완전히 끝나고 숙소로 이동.

여행 첫날의 해가 저물고 있었습니다.

좁고 꼬불꼬불한 길을 한참 올라가서야 나온 숙소.

웰컴 드링크로는 오키나와의 과일 시-쿠와-사로 만든 주스가

간단한 설명을 들은 다음 방으로 안내받았습니다.

기본적으로 2인실인 것 같은데 추가 침대를 설치해도 4명이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

아무튼 대충 짐 정리를 하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바로 숙소를 나왔습니다.

저녁은 아구-요리 전문점 [나가도야]로

（아구-는 류큐의 섬 돼지를 뜻한다고 합니다.）

간판 이곳저곳에 붙어있던 귀여운 도마뱀 （도롱뇽?）

가게까지 가는 도중 길도 어둡고 도저히 사람이 올 곳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가게가 이미 만석...

45분 정도 기다려야만 입장이 가다고 해 일단은 대기.

기다리며 가족들의 불평을 얼마나 들었는지...

다행히 15분 정도 만에 자리가 나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일단은 일본주를 한 병 주문.

오키나와 다운 알록달록한 술잔에 향이 꽤 독한 술이 나왔습니다.

코스를 주문해 먼저 오키나와식 전채요리가 나왔습니다.

끈적끈적하고 고소한 [지-마-미 두부]와 [바다 포도]가 꽤나 맛있었습니다.

염소 사시미도 있어 주문해보았습니다만 맛은 영...

맛없다가 아니라 맛이 너무 연하고 질기고 딱딱했습니다.

전채요리를 다 먹고 나서는 수프 같은 요리가...

주문하고 한참을 기다리고서야 아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나도 많은 양에 당황.

굽고 먹고 굽고 먹고 한참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구이에 할 수 없이

다음 요리인 아구- 샤부샤부를 부탁했지만

구이도 샤부샤부도 절반 정도밖에 먹지 못했습니다...

이 정도 가격에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다음 샤부샤부로 만든 죽과 디저트가 남아있었습니다만

배도 부르고 아버지도 너무 많이 취하셔서 결국 많은 음식을 남기고 가게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숙소.

주변이 어두워 별이 잘 보일까 생각했지만 하늘은 캄캄하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숙소에서 2차 시작...

오키나와 한정 포테이토칩과 오키나와 한정 술을 먹었습니다.

술을 마시며 류큐 명과에서 사둔 드래곤 볼을 꺼내 함께 먹었습니다만

맛은 사-타-안다기-와 비슷한데 식감 같은 것을 포함해

사-타-안다기-가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숙소에서 2차를 즐기고 오키나와에서의 첫날을 행복하게 마무리했습니다.

2017년 10월 08일 일요일

상쾌한 아침. 귀여운 새들이 창밖으로 보입니다.

저 멀리 쭉 뻗은 푸른 바다 위로 커다랗고 하얀 달도 떠 있었습니다.

전날 미리 정해둔 시간에 식당에 내려가면 예쁘게 차려진 아침식사가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부족한 양이었지만 정말 맛있었습니다.

특히 샐러드! 샐러드가 너무 싱싱하고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숙소 구경

숙소 앞에는 주변 산에 울리는 종이 설치되어있었습니다.

행복으로 가는 종이라 두 번 정도 쳤더니 어머니가 시끄럽다며 눈총을 주셨습니다. （시무룩）

전날에는 늦게 도착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만

화창한 날씨 덕인지 꽤나 아담하고 이쁜 모습의 숙소였습니다.

숙소 앞 작은 정원에는 귀여운 친구들도 있고

꽃과 나비도 있었습니다.

이날은 섬으로 놀러 가기 때문에 바다에 들어갈 준비를 했습니다.

동생에게 빌린 휴대전화 방수케이스 실험 차 어머니를 촬영해보았습니다만

배경이 마치 그림처럼 나온 것 같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섬으로 들어가기 위한 배를 타기 위해 항구로

구름이 많이 껴서 불안했습니다만 점점 구름이 사라져갔습니다.

우리를 섬까지 데려다준 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미리미리 준비를 해서 순서대로 배에 탔으면 좋았을 텐데

어째서인지 외국인 관광객만 늦게 따로 탑승을 했습니다.

일찍 도착했으나 이러한 시스템 때문에 섬까지 서서 가게 되더군요.

물론 섬까지 가는 시간은 짧으나 의도한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지만 조금 짜증이 났습니다.

섬에 도착하면 강제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합니다.

섬과 투어의 홍보차하는 것 같은데

1~2분이면 찍을 사진을 통제가 안돼서 10분 정도 걸려서 기다리며 찍으니

섬에 도착하자마자 스트레스가 쌓였습니다.

（외국인보다 일본인들이 진짜 더럽게 말 안 듣더군요...）

섬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새하얀 해변과

투명한 바닷물 （그냥 모래로 보입니다만 물이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광고에서나 보던 푸른 바다!!

너무나 예쁜 광경에 아무것도 없는 바다를 한참이나 바라보았습니다.

섬에 도착하고 해변가에 자리를 배정받은 뒤 바로 스노클링을 즐기러 떠납니다.


수영에는 꽤 자신이 있었지만 처음 해보는 스노클링이기에 상당히 두근거렸습니다.

가족 4인이 다 참가했지만 바다에 들어오자마자 어머니가 굳어버리셔서

결국 어머니는 배로 다시 돌아가고 어머니를 제외한 3명만 스노클링에 참여했습니다.




푸른 바닷속을 수많은 물고기들이 왔다 갔다.

가끔 바다거북이도 보인다 하여 필사적으로 찾아봤지만 결국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엄청난 수의 작은 해파리들에게 조금 공격을 당했습니다.

육지에서 영상과 사진을 어머니에게 보여줬더니 안 가길 잘했다고 하시더군요.

（폐소공포증이 약간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런 것도 힘드신가 봅니다.）

한 사람이 해파리떼에 많이 물린 것 외에는 별 탈 없이 오전 스노클링 반이 끝났습니다.

스노클링을 마치고 육지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시작된 U 보트 체험

예쁜 바다 위 파도를 퉁퉁 튀며 가족 4명이 하하 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전 코스를 다 끝낸 뒤 예약되어있던 섬안의 작은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음... 이게 각 700엔이라니... （카레라이스, 돼지고기 덮밥）

미리 예약해놓은 식사로는 부족해 추가로 타코 라이스를 주문했으나

이것 역시 상태가 별로였습니다...

（맛이 없진 않았으나 섬이라는 특이성을 고려해도 너무 심한 가격+양）

여하튼 가볍게 배를 채우고 다시 우리 자리가 있는 해변으로 돌아갑니다.

구름이 많이 걷히고 태양이 쨍쨍 내리쬐자 해변은 더욱 예쁜 빛을 발산했습니다.

수영을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별도로 튜브를 대여.

이렇게 환하게 웃으시며 노는 어머니는 오랜만에 본 것 같습니다.

쉬면서 해변의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아다녔는데

작고 반짝반짝한 녀석이 있어 집어 들었더니 안에서 소라게가...

저 녀석 말고도 많은 소라게가 모래사장을 기어 다녔고

해변가에도 알록달록한 게가 돌아다녔습니다.

따끈따끈한 해변에서 잠시 물장구를 치고 있으니 금세 오후 체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오후에는 오전과 다른 지역에서 2차 스노클링




어머니는 오전에 실패하시고 오후에는 아예 참여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동생도 두 번 하기는 무섭다며 포기해 오후에는 아버지와 저만 참여를 했습니다.

타이밍이 별로였는지 오후 반은 오전 반에 비해서 물고기도 별로 보이지 않았고

오전보다 더 열심히 바다거북이를 찾아봤으나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후 스노클링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 옆에서 패러세일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패러세일링도 하고 스노클링이 아닌 다이빙을 해보고 싶습니다.

다시 육지로 돌아와서 손발의 모래와 소금기를 씻어내고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돌아갈 시간이 되니 샤워실이 가득 차 이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손발을 씻는 곳에서 아이를 씻기는 중국인을 보며 역시 대륙이라 느꼈습니다...

볼 때마다 어째선지 머리 한구석에서 포카리스웨트가 생각나는 바다.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를 예쁜 바다에 보고 또 보고 바다색의 아름다움을 마지막까지 즐겼습니다.

이리저리 계획은 했으나 시간이 너무 빡빡해서 다음 일정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

동생이 달리고 달려서 허가를 받아 예정된 시간보다 빠른 배에 함께 탈 수 있었습니다.

시간도 되고 구름도 끼기 시작해 그렇게 아름다운 색을 뽐내던 바다도 짙푸른 색으로...

정말 좋은 날에 좋은 시간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달려서 차에 타고 급하게 호텔에 가서

소금기만 대충 씻어내고 츄라우미 수족관으로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츄라우미 수족관은 10~2월까지는

입장시간이 오후 5시 30분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후 5시 20분쯤 아슬아슬하게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입장하자마자 멍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던 녀석

한참을 수영하다가 바위 아래로 고양이처럼 숨어든 귀여운 바다거북이

엄청난 크기의 새우 몸통만 해도 50cm는 돼 보이던데 사진으로는 그 박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해파리 구경.

이날 해파리에게 많이 쏘였기 때문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많은 아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었던 귀여운 얼룩무늬 정원 장어도 찰칵

별도로 마련된 으슥한 상어 수조 관람을 마치니

츄라우미의 자랑인 초 거대 수조관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딱 좋은 구도가 나와서 고래상어도 한 컷.

커~다란 상어와 가오리가 느긋~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멍~한 기분이 듭니다.

눈만 둥둥 떠 보여서 처음에 뭔지 못 알아봤습니다.

고양이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으로 다시 보니 좀 섬뜩하게 생긴 것도 같습니다.

... ... ... ㅎㅎ... ㅎㅎㅎ... 꼬추다! 꼬츄!!

늦게 도착해 꽤 느긋하게 즐겼는데도 나와보니 한 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잠시 바람을 쐬면서 휴식을 취하고 저녁식사를 하러 이동.

예약을 받지 않지만 보통 대기시간이 10분 내외라고 해서 갔더니

이미 만석에 대기시간 약 50분... 또 기다리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려서야 겨우겨우 입점.

제발 오키나와 모토부 소고기가 맛있기만을 바랐습니다.

다행스럽게 주문하는 족족 매우 만족스러운 퀄리티의 음식이 도착했습니다.

오전부터 섬에서 수영도 하고 돌아다니며 소금물도 많이 먹고 한지라

맛난 고기와 술을 몸이 쫙쫙 빨아당겼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이와 별개로 철판 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만

동생은 태어나서 먹어본 고기 중 제일 부드럽고 맛있다며 감동하였습니다.

꽤나 비싼 고기였는데 구이 （스스로 굽기）가 아니라 철판 （구워서 나옴）으로 주문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정말 부드럽고 맛있는 스테이크였습니다.

긴 기다림이었지만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끝마치고 숙소로

오리온의 한정 맥주와 카레 센베이.

돌아오며 편의점에서 산 것들로 2차를 시작합니다.

달달한 술과 디저트로 즐거웠던 하루를 마무리해봅니다.

2017년 10월 09일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숙소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더니

어머니께서 "저것 봐라!"며 소리치시길래 가봤더니

커다란 무지개가 떠있었습니다.

5분 정도 떠있다가 사라지던데 왠지 모르게 아침부터 행복한 기분이었습니다.

숙소에서의 두 번째 아침식사도 첫날과 별다르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빵 때문에 첫날이 더 좋았습니다만 메인은 역시나 신선한 샐러드였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잠시 휴식을 가지며 숙소를 떠날 준비를 마칩니다.

이날의 첫 목적지는 수산시장을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우르마에 있는 파야오 직판점으로...

하지만 항구도 직판장도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작은 곳이었습니다.

자갈치의 1/10수준도 안될 것 같군요...

이날 참치가 잘 잡혔는지 여기서 식사를 하면 무료로 무제한 참치를 주겠다고 쓰여있었습니다.

아담한 직판 어시장

원하는 생선을 골라 원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서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일본을 많이 다녀봤지만 참치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눈앞에서

살아있는 생선을 처리해주는 곳은 처음 봐 나름대로 신선했습니다.

짧은 어시장 구경을 끝내고 직판장에서의 식사

아버지는 참치 덮밥 세트를

어머니는 마늘 생선 철판구이 세트를

동생은 파 참치 덮밥 세트를

저는 닭새우 성게 구이 세트를 주문해서 나눠먹었습니다.

처음 주문할 때부터 가족 전원 나눠먹자고 했는데

아버지가 계속 혼자 비싼 거 먹는다고 구박하셨습니다.

가격은 비쌌지만 비싼 만큼 맛있던 닭새우 성게 구이

맛이 정말 농후합니다. 저도 진한 맛을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한 마리를 다 먹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문한 것은 반 마리 세트）

조금 이른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해안선 도로를 타고 쭉 내려가

오키나와의 유명 카페 [쿠루 쿠마]에 도착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도 특이한데 카페로 들어가는 길 이런저런 이상한 물건들이 많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운석도 있고...

화석도 있고... 카페의 컨셉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대기시간 40분...

일단 이름을 적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가게 옆으로 빙 둘러 바다를 구경했습니다.

들어오는 길이 복잡해 여기서 바다가 보일까 했으나 무척이나 잘 보였습니다.

5분 정도 기다리다가 문뜩 카페테라스를 보니 텅텅

혹시나 해서 가게로 들어가 테라스 이용이 가능한지 물어봤더니

식사는 불가능하고 음료와 디저트만 가능하다고 해서

어차피 음료와 디저트만 먹을 예정이었던지라 바로 입점을 했습니다.

테라스 앞에 쫙 펼쳐진 오키나와의 예쁘고 멋진 바다

망고주스와 망고

그리고 쿠루쿠마젠자이 （단팥죽）을 주문했습니다.

젠자이인데 팥보다는 그냥 코코넛밀크에 가까워 취향이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쿠루쿠마를 다 돌아보고 다음 숙소인 호텔 하얏트 나하로 이동.

어머니와 동생이 렌터카를 돌려주러 간 사이

아버지와 저는 체크인을 마쳤습니다.

저는 마지막 여행지로 슈리성을 가보자고 했지만 이미 가족들이 녹초

결국 여기서 잠시 헤어지기로 합니다.

가족들이 호텔 주변 구경을 하는 동안 저는 혼자 슈리성으로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1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성을 올라가 봤습니다.

새빨간 문을 지나

새빨간 슈리성 정전 앞에 도착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옻칠 작업을 새로 하고 있어 정전의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정전 뒤로 있던 언덕을 조금 더 올라가 보았더니

멋지게 펼쳐진 나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오지 못한 게 참 아쉬웠습니다.

30분도 채 안 되는 스피드 슈리성 구경을 마치고 오키나와 국제거리에서 가족과 합류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 오키나와 가루비 플러스를 발견해 함께 구경

동생도 저도 가루비를 참 좋아합니다.

가루비 플러스 한정 판매 포테이토칩 두 개와

즉석 해서 만들어주는 가루비 샐러드 감자튀김과 오키나와 가루비에서만 판매하는

가루비 자주색 참마 튀김을 주문해 먹었습니다.

저는 감자튀김이 더 맛있었으나 가족 3명은 참마 쪽이 더 맛있다고 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급하게 검색을 해서

나하 메인 플레이스로 이동

아버지와 어머니는 쇼핑을 저와 동생은 오락실로 직행

쉽게 세팅이 돼있어서 동생도 들어가자마자 인형을 2개나 획득하고

저도 스플래툰 오징어 인형을 하나 딸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쇼핑이 끝나도 애매하게 시간이 남아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오키나와 한정 카드와 할로윈 한정 카드가 있어 매우 갖고 싶었지만 패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커피를 받고 조금 마시고 있으니 식사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는 스테이크

과거 미군이 많이 왕래하던 곳이라 일본이지만 스테이크로 유명하기도 한 오키나와입니다.

여러 유명한 스테이크집이 있지만 최종적으로 제가 선택한 곳은 [잭스 스테이크 하우스]

뭔가 어두컴컴한 골목으로 쭉쭉 들어가서 불안불안했습니다만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엄청난 수의 사인과 줄 서있는 손님들을 보고 안심했습니다.

다행히 손님이 빠지는 타이밍에 도착해 바로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큰 스테이크를 2개 주문해서 나눠먹고 저녁 술자리를 대비하자고 주장했으나

가족의 반대로 각자 스테이크를 하나식 주문했습니다.

분식집 수준의 샐러드와 수프가 먼저 나오고

금방 스테이크가 등장합니다.

수프는 옛날 분식집 스타일에 샐러드도 좀 실망스러웠지만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지만 단 한 가지 오류가 있다면 전날 너무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었다는 점이...

맛있게 스테이크를 먹고 나서 호텔로 이동.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하는 길 [과자 저택 국제 거리점]이 있어 가고 싶었는데

가족들은 쉬고 싶다고 하여 저만 내려서 가보았습니다.

가게 안에는 작은 공장이 있었고 이 가게의 대표 과자인 타르트를 마침 만들고 있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워낙 유명한 과자가게라 이곳저곳에서 팔고 있기에

과자보다는 스위츠 쪽이 더 끌렸습니다.

너무나 먹고 싶었지만 배가 너무 불러서 포기...

그래도 뭔가 하나 건져보려고 자주색 참마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먹어보았습니다만

블루 씰에서 파는 것이 좀 더 맛있던 것 같습니다.

오키나와는 애니메이션 숍이 없나 했는데 호텔로 돌아가는 길 조그마한 가게를 발견

프리저님이 직접 접객해주셨지만 시간이 없기에 들어가진 못했습니다.

과자 저택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만에 호텔에 도착.

가족들도 함께 갔으면 좋았을 것을...

호텔에 도착해서 과자 저택에서 사온 [생 자주색 참마 타르트]를 나눠먹었습니다.

먹기 싫다는 가족들의 입에 반개식 넣어줬습니다.

곳곳에서 파는 과자 타르트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준비를 해서 이번에는 저녁 술자리를 찾으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시장에서 이따끔 보이던 반시뱀 술.

아버지가 흥미를 가지시고 가족끼리 나눠마셔볼까? 하셨지만

어머니가 저런 거 먹으면 곱게 못 죽는다며 극구 반대하셨습니다.

돌아다니던 도중 아침부터 방송에 나오던 이상한 것을 발견!

나중에 찾아보니 나하에서 매년 3일간 열리는 줄다리기 대회에 사용하는 물건이었습니다.

한참을 돌아다녀도 적당한 술집을 발견하지 못해

저는 아무 곳이나 좋으니 오키나와 주점을 가자고 했지만

가족들은 그냥 편의점에서 대충 사서 호텔에서 먹자는 의견이...

결국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가족을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편의점 앞의 길고양이를 구경했습니다. 사람들이 만져도 가만히 있더군요.

오키나와까지 와서 마지막 밤에 편의점이라니 편의점이라니...

투덜투덜거리며 호텔로...

그래도 잘 먹고 잘 마십니다.

술자리가 끝나고 혼자서 돈키호테로 향했습니다.

다음날은 아마 뭔가를 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늦은 시간이지만 가보았습니다.

저녁 12시가 다 되었는데도 사람이 엄청나더군요.

오키나와의 더운 날씨와 가게 안의 사람 그리고 엄청난 대기시간에 땀을 한 바가지 흘렸습니다.

쇼핑을 끝내고 호텔에 돌아와서는 지친 몸과 술기운에 금세 잠에 들었습니다.

2017년 10월 10일 화요일

오키나와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

호텔에 마련된 조식 뷔페로 향했습니다.

조식 뷔페가 거기서 거기지만 이 호텔의 서비스나 외관에 비해 영 부실했습니다.

제일 맛있던 건 카레와 낫토

밥 대신 낫토 3통과 카레를 섞어먹었더니 이상하게 먹는다며 뭐라고 하던 가족들.

（일본은 낫토 카레 먹는데...）

식사 후에는 바로 한국으로 가기 위해 나하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국제선 카운터가 겨우 4줄 거기에 운영 중인 카운터가 2줄뿐이라 엄청난 대기 열이...

짐 정리도 할 겸 빨리 공항으로 간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공항에서 뭐 사갈게 있나 찾아봤으나 구한 것은 오키나와 한정 구데타마 스티커뿐.

비행기 앞에 서서야 즐거웠던 오키나와 여행의 끝을 실감했습니다.

돌아가는 비행기 안, 올 때는 널널했는데 가득 찬 좌석 중

어째서인지 제 자리 옆만 텅텅 비어 편안~하게 갔습니다.

안녕 오키나와~

오키나와의 파란 바다를 마지막으로 눈에 새겨봅니다.

기내식이 머핀이라니... （애미야 우유 좀 다오...）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바로 출근을 합니다.

기록적인 추석 연휴에 반차까지 넣어서 다녀온 여행...

오키나와 여행의 전리품들

오키나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 관광상품들이라 딱히 이렇다 할 것은 없었습니다.

오키나와는 좋은 날에 여행하기가 꽤나 힘들다고 들었는데

일본 여행을 갈 때마다 꼭 하루 이상 비가 오는 저로서는

3일 내도록 좋은 날씨였다는 게 기적에 가까웠습니다.

여행 하루 전 지하철에서 주운 3만 원을 역무실에 갖다 준 것을 하늘이 알아줬나 봅니다.

2017년 10월 07~10일 오키나와 가족여행기였습니다.
꽤 많은 일본 여행 끝에 드디어 오키나와를 가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위에도 적혀있지만 날씨도 좋고 생전 처음 보는 푸른 바다와 휴식에
이런 일본 여행도 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3일 동안 큰 불평 없이 운전을 해준 동생도 고맙고
빠듯한 여행 계획에도 따라와 준 가족 전원에게 감사했습니다.
아마 여행 횟수가 늘어나면서 가족들이 제 여행 스타일을 알고 많이 배려해준 것 같습니다.
아직 하와이나 괌, 베트남이나 대만 등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더운 나라 여행은 이런 게 아닐까 약간이나마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일본의 가장 아래 섬의 여행도 즐겼으니
출장이 아닌 여행으로 홋카이도를 가면 일본 여행의 마스터가 될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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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기는 보통 고용량 사진으로 데이터를 많이 사용합니다. ※

2014년 12월 10~13일 반효도 일본 여행 （링크）
2015년 08월 22~26일 오사카 여행 （링크）
2015년 10월 19~21일/11월 11일 홋카이도 출장 + 11월 13~15일 오사카 회사 여행 （링크）
2015년 12월 07~11일 오사카 여행 （링크）
2016년 01월 28~31일 오사카 여행 + 02월 26~29일 부모님 결혼 30주년 기념 나고야 여행 （링크）
2016년 04월 13~15일 후쿠오카 출장 + 05월 13~15일 후쿠오카 회사 여행 （링크）
2016년 09월 15~18일 후쿠오카 가족여행 （링크）
2016년 10월 28~29일 설악산 회사 여행 （링크）
2016년 11월 06~10일 도쿄 휴가 여행 （링크）
2017년 03월 01~04일 오사카 동생 졸업 기념 여행 （링크）
2017년 05월 홋카이도 출장/나가사키 회사 여행 （링크）
2017년 07월 10~14일 중국 난징 출장 （링크）
2017년 08월 25~26일 파인비치 목포 골프장 머리 올리기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