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게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술을 같이 마실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부러운 것이 아니다.

술을 취하도록 마실 수 있다는 그것만이 부러울 뿐이다.

나는 술을 취하도록 마실 수 없다.

술을 취하도록 마시는 것이 두렵다.

몸에 알코올이 조금씩 들어와 쌓이고

알딸딸함과 몽롱함에 정신이 흐릿해지면

이윽고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지난 날의 화상

아련함. 애뜻함. 세피아색으로 바래졌던 기억들은

취기와 함께 아련히 떠올라 이윽고 생생해진다.

10년전...

처음으로 나의 마음을 훔쳤던 그녀와의 나날이...

그녀와 헤어지고, 새롭게 만난 인연.

그 짧고도 행복했던 순간이...

그리고 이어서 차례차례 떠오른다.

내가 사랑했던 그녀들

나를 사랑해줬던 그녀들

그녀들과 함께 했던 사랑으로 가득찬 나날들이

이젠 무거운 쇳덩이가 되어 내 가슴을 짓누른다.

그렇기에,

그러하기에

나는 술을 마시는 것이 두렵다.

취하도록 마시는 것이 두렵다.

술을 취하도록 마실 수 있는 사람이 그저 부럽다.

그리고,

이하가 내가 사랑했던 그녀들의 초상이다.

아... 술을 마시면 그녀들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가 아니라

걍 밑에 필력쩌는 분 글보고 삘 받아서 비슷한 글 써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