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하소연 할 곳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몇 자 적어 봅니다.
혼잣말처럼 늘어놓는 푸념이기에 경어체는 생략했습니다.


엄마가 다쳤다.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팔이 부러졌단다.
살짝 비틀거리면서 문 모서리에 찧였다는데도 뼈가 부러졌다.

이제 겨우 환갑을 넘었을 뿐이라 생각했는데
내 기억 속 엄마의 모습은 아직도 소녀같은 미소를 짓던
젊은 여성이건만,

세월을 지나온 자리에 남아있는 건
백발이 눈처럼 소복이 내려앉은 노년기에 접어든 여성이었다.
엄마의 시간에 겨울이 찾아오고 있었다.

의사선생님은 안된다고 했지만
수술이 끝나고 나온 엄마는
자꾸만 졸립다고 눈을 감았다.

언젠가 머지 않은 미래의 한 순간을 마주한 것 같아 이를 악 물었다.
그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걱정이 잔소리로 튀어나왔다.
그런 내게 엄마가 미안하다고 했다.

그 길로 병원을 나와 연초를 입에 물었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는 김광석님의 노랫말처럼
하루만큼 또 이별을 했다.

이별하러 가는 길 위의 발걸음이, 오늘따라 유난히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