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 쌤은 여자 쌤이었어.

초딩 때라 부모님이 공부 하라고

하면 '네!'하고 공부하곤 했지.

그래서 그런지 초딩 땐 공부를 잘했었어.

공부를 잘하니까 건드는 애들도 없고

나름 친구들도 많았지.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내 이름을 모르는

선생님이 별로 없었지.

선생님들 중에서도 내 담임 선생님이 계셨어.

그 분은 특히 나랑 친해서 선생님 가족분이랑

우리 가족이랑 밥까지 먹은 적도 있었지.

그 때 당시 나이는 27? 그정도 되보이셨어.

상당히 예쁘셨지 ㅎㅎ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터졌어.

초등학교 때 견학을 갔었을거야.

정확히 식목원에 갔다가 63빌딩으로 갔었어.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했지.

관광버스에 타서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푹 잤다.

그리고 올 때 다되서 선생님이 깨우더라.

난 너무 졸려서 그냥 다시 잤어.

근데 일어나니까 아무도 없고 기사아저씨가

버스안에서 돌아다니더라.

난 벙 쪄서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랐어.

기사아저씨가 설명해줬는데 기사아저씨

그 새1끼는 "야 어쩌냐.선생님이 너 버리고

갔어.여기 자유로에 서서 망정이지 고속도로

지나갔으면 못갔을거야. 고마운줄 알아

아저씨한테."

하면서 괜히 나 겁주고 생색만 내는거야.

난 존나 선생님을 원망했어.

날 버리고 가다니. 왜 버리고 갔지?

이젠 선생님하곤 말도 안할래.

이런 원망들을....

그러다가 결국 기사 아저씨가 다시 집 쪽으로

왔지.

근데 집에 다 오니까 그 때가 11시 좀 넘었

는데도 다 가고 없는데 엄마랑 선생님이

날 기다라고 있더라.

3시간 넘게를 기다리신 거야.

기사 그 새1끼가 선생님 보고 와라.

난 못가겠다 이 난리 부리면서 1시간 넘게

시간 잡아먹고 그러는 바람에....

근데 내가 내리니까 선생님이 울면서

날 꼭 안아주시더라.

선생님이 미안하다. 잘못했다. 왜 널 버리고

갔을까. 선생님을 원망해라.

이러시는거야.

난 그 때 선생님 우는걸 처음봤어.

선생님이 우시니까 내가 원망 했던 마음이

없어지면서 오히려 선생님한테 죄송하다고

선생님 잘못없다고 해드렸지.

그렇게 집에와서 녹초가 된채로 쇼파에

누워서 멍하니 있는데 엄마가 오시더니

"너 선생님이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니가 안보이길래 선생님한테 너 어딨냐구

물으니까 선생님이 널 찾더니 없으니까

무서우셨나봐. 우시더라. 엄마한테 와서

정말 죄송하다고 하면서 계속 우셨어."

이런 얘기 하니까 괜히 더 미안한거야.

나중엔 편지도 하셨어.

미안하다고.... 앞 짤이 선생님이 나한테

주신 편지! ㅋ

그리고 내가 사정이 있어서 이사를 가게

되서 인사도 못드리고 가버렸어.

근데 우리 집으로 청첩장이 온거야.

결혼 하신대네...

그래서 결혼식 가자고 부모님한테 졸라서

선생님 다시 뵙고 까지 왔어.




이제보면 어떤 선생님들 보다 날 더 아껴주시고 기억에 남는 선생님인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