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연상과의 썸. -4편

우리의 만남은 정적인 편이었다.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눈다던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가 다였다. 그 이외의 경험을 공유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녀는 수줍음이 많았던 것 같다. 나는 길을 걸을 때나 운전을 할 때 손을 잡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녀에게 자주 손을 내밀어달라고（잡아달라고） 부탁하곤 했는데, 차 안에선 마지못해 잡아주던 손을 길을 걸을 땐 잘 잡아주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니까,

그렇다고 그녀가 스킨십에 소극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둘이 처음 마신 술자리에서, 귓속말을 하는 척 손으로 입술을 가리고 내 귀에 가까이 하더니 볼에 입을 맞춘 건 그녀였으니까, （그 다음 번엔 귓불을 깨물었다.）

그렇지만 그게 다였다. 이제와서 다시 생각해봐도 그녀는 술을 마셔서 스킨십이 헤퍼졌다기 보다는, 원래 그런 류의 스킨십을 좋아하는데 그냥 조금 용기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녀는 술을 잘 못마시는 편이었다. 내가 석 잔을 마시면 그녀는 한 잔 정도 술을 마셨다. 그래서 둘이서 소주 세 병을 마시면 그녀가 반 병 정도를, 내가 나머지를 마셨고, 그러면 우리 둘 모두 흡족할 정도로 취한 상태가 되곤 했다.

그리고 아마도 그 때 내 손이 그녀의 허리에 얹혀있었을테고, 그녀는 그 때마다 더 높은 수위의 스킨십을 원했으나 애석하게도 내 손은 위로 오르지도, 아래로 내려가지도 않았다.

예의 그, 샤워하기에 알맞을 정도의 물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었달까.

참, 다시 말하지만 그녀는 매우 귀여운 외모를 가졌었다. 아담한 체구에, 연갈색의 아주 얇은 머릿결을 가진. 나는 그녀를 안아본 적이 없다. 늘 택시를 잡아주거나, 직접 집앞까지 데려다줬었던 것 같다.（술을 마신 날이 더 많아서 대개는 택시를 태워 보내곤 했다.）

다만 몇 번인가 상상을 해본 적은 있었다. 예의 그 귀여운 표정으로 안기겠구나.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