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의 글..ㅠㅠ ）





내 어깨를 장난스럽게 툭 치고 달아나는 여동생을 웃으면서

술레잡기를 하듯 잡을려고 뛰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깨어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예전에 동생과의 추억을 꿈으로 꾼 것이였다.

한번도 동생을 꿈에서 본 작은 없었는데...


이제 성인이 되어 시집을 저 멀리 서울로 간 여동생의 꿈을 이제서야 꾼 것이였다.

어릴때 아무것도 아무 걱정도 없이 동생과 지내던 그 시절..

지금과 확연히 달라보이시는 젋고 건강하시던 부모님의 기억..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괜시리 이유도 없이 가슴이 아팠다.



- 아니구나...이유는 있었네..세월이라는 잔인한 이유.. -

- 동생과 같이 지낼 때 왜 잘해주지 못했을까..-



이런 생각을 요즘에서야 너무 자주 하곤 했다.

지금은 너무 멀리 시집을 가서 명절날에도 잘 보지 못하는 동생 때문에

언제나 난 형제가 없는 사람처럼 느끼곤 했다.

아니 형제가 있지만 그 것을 평소에 느끼지를 못하고 항상 외동 같은 기분으로 살고 있었다.



하나 뿐인 동생이 여동생이라서 그다지 자라오며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었던 거 같았다.

그래서 학교를 같이 갈 때도 여동생은 나랑 손 잡고 같이 학교 가자는데

내 손을 잡았던 그 고사리 손 같은 작은 손을

그걸 뿌리치고 혼자 뛰어서 학교에 갔었던 기억도 나고,


동생의 빨간 돼지 저금통에서 돈을 몰래 꺼내 썼던 기억도 나고,

말도 안되는 이유로 동생을 때렸던 기억도 났다.


나열할수 있을 만큼의 작은 수가 아닌 진짜 동생에게 여러 번 상처를 주었던 기억을

알고는 있었으나 혼자 애써 무시했던 기억들이 얼마 전의 그 한번의 꿈으로

괜시리 혼자 가슴을 아파오게 하는 것이였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더 잘해줄건데..라는 생각으로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아야~ 뭐해?"

"일해.."

"대구 언제 오는데?"

"일이 바빠서...."

"명절때도 안내려 오더니...시간 한번 내~"

"응 조만간에 내려가기 전에 연락 한번 할께..."

"그래..."

"끊어~^^"

"뚜뚜뚜뚜..."


이렇게 끊겨 버린 전화기에 대고 혼잣말을 했다.


"진아야...미안해.."



- 여전히 동생은 나의 마음을 모르겠지??-


아마도 동생은 내가 예전에 아프게 했던 기억이 나지 않는 척을 하나 봅니다..

이번에 내려오면 동생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사랑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던데..

가족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이 아파오는 것 같네요..


그립다..내 어깨를 툭치고 도망 가던 여동생이...


그때는 화를 내며 잡을려고 뛰었지만

지금은 정말 웃으면서 뛸수 있을건데..











< 여동생의 글..ㅗㅗ >





오빠한테 전화가 왔다.

생전 연락 한번 안하던 오빠인데 이상했다.


서울로 시집 온 뒤에야 저 얄미운 웬수한테서 벗어 났다고 생각했는데..


- 혹시 서울이라도 올라온 것일까?-

-그럼 골치 아픈데...-


수화기 너머로 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아야~ 뭐해?"



사실 오랜만에 월차를 내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있던 터라 바쁘진 않았지만

혹여나 오빠가 서울로 올라와 나를 보자는 것일까봐 바쁜 척을 했다.



"일해..."

"대구 언제 오는데?"


다행히 서울에 올라온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집에 있다고 말하기도 늦었다.



"일이 바빠서...."

"명절때도 안내려 오더니...시간 한번 내~"



- 이 인간은 내가 자기 때문에 집에 잘 안간다는 것을 아직도 눈치 못챈 것일까? -



"응 조만간에 내려가기전에 연락 한번 할께..."

"그래..."

"끊어~^^"

"뚜뚜뚜뚜..."



휴. 드디어 웬수와의 통화를 무사히 마쳤다.


휴대폰을 내려놓기 전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한 것 같았지만 이미 끊어진 전화였다.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다.



초등학교 입학식 날 어머니가 바쁘셔서 오빠가 대신 안내해 준다고 손을 잡고 가더니

처음 와보는 길에서 날 떼어놓고 혼자 달려가 미아로 만든 오빠...아니 웬수..


내가 부모님 생신선물을 사러 모아 놓은 저금통을 뒤져 돈을 꺼내어 가더니

돈도 별로 없다면서 뒤통수를 때리던 오빠.. 아니 웬수


그 말도 안되는 이유로 맞았던 나..




마지막으로 그 옛날 어린 시절의 여름.

미워도 오빠라고 같이 놀고 싶어 어깨를 툭 치고 도망가는 장난을 치던 날

죽일듯이 화를 내며 스팀펙 맞은 마린처럼 쫓아오던 오빠가..아니 웬수가


결국 끝까지 쫓아와 날 잡아내어..


그 여름에 집으로 구급차를 불러냈던 일을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 난 아직도 그 일에 잠을 설치곤 하는데 정녕 저 인간은 다 잊고 살았던 것인가? -


이렇게 눈에서 멀어졌지만 난 아직도 선하다.


악몽은 나와 같이 자라서 이젠 다 큰 오빠가 날 웃으면서 쫓아와 때리는데

언젠가 복수할 날이 올 것이다.




난 그때만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