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입학한지 얼마 안된 어느 봄날이였다...


그 운명적인 일이 닥친것은.


친구들과 밤까지 놀다가 10시를 좀 넘긴 시간에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귀가햇는데 그날 따라 지하철이 만원이였다.


그래서 사람들 서로 낑기고 눌리고 장난아니였는데


난 내릴수도 있는걸 억지로 타가지고는 그대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곧 출발한 지하철에 따라 사람들의 괴로워하는 소리도 짙어져가고..


두세정거장 정도 지나니까 그제야 사람이 빠지면서


그나마 널널해졌다.


그런데 난 모르고 있었는데 지하철에 사람이 많아 낑겨있을때


내가 누군가에게 안겨있다 시피 했었나 보다.


좀 여유가 있어가지고 고갤 드니 왠 남자가 민망한듯 나하고는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엇다.


난 그 민망해하는 남자를 빤히 보다가 뒤늦게 남자에게서


떨어져서는 고갤 숙이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문자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예....."




남자는 단답형식으로만 답한 뒤 그뒤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어폰을 끼고는 게임을 했다.


그모습을 빤히 보고 있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는건지...


소리내서 웃고 싶었지만 그건 예의가 아니기에 꾹 참고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척 친구와 문자를 하며 집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힐끗거리며 남자를 가끔보는데 남자의 얼굴엔


아직까지 당황한 빛이 역력해보였다.


난 왜그렇게 그 모습이 귀엽던지..


귀여워죽는줄 알았다.




내리는 역이 점점 가까워져서 번호라도 물어볼까 했는데


솔직히 용기가 안났다.


번호딴적은 여태까지 한번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막막했다.


확실히 내 스타일 이긴 한데 정말 망셜여졌다.


이대로 내리다간 백프로 후회할것 같은데 용기는 나지 않았다.


친구랑 카톡하면서 내 앞에 있는 남자에 대해 토론아닌 토론을 벌였다.




난 내가 이렇게까지 맘에 들었던 남자는 첨이라 정말 번호를 따고 싶었다.


또 이렇게까지 간절히 번호를 따고 싶다는 생각 또한 난생처음이였다.


친구는 밑져야 본전 아니겠냐며 무조건 들이대보라는 식으로 말해줬다.




[한번해봐ㅋㅋㅋㅋ밑져야 본전 아니겠냐??근데 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잘생겻엉?!?!]



[아니..ㅎㅎ그냥평범해.잘생긴것두아니고못생긴것도아니고

근데 나 어떡해! 진짜 따말어?]




[따-_-;따보라고..~!!]



[아근데 용기가 안난다고..ㅜ]



[용기를내!!이번에 놓치면 너 평생 후회할수도잇잖아ㅋㅋㅋ]



[맞어.....그건그래ㅋㅋㅜ]





이제 두정거장이 남았다.


집에도착하려면..




그때까지 얼른 마음의 결정을 해야하는데 미치겠네





남자를 힐끗 보았다.


내가 키가 좀 작은편이니..


아니다 내가 대한민국 평균키인가.




161이니깐 뭐 그리 작은것도 아닌가.




어쨋거나 남자는 나보다 훨씬 컸고 한 175?는 넘어보였다.


이제 한정거장.....




망할.




남자를 빤히 바라보는데 남자는 내가 자꾸 자신을 본다는걸 눈치챈건지


날 빤히 보았다.


그리고 결국엔 창피함을 무릎쓰고 꽤 큰소리로 남자에게 말했다.




"저, 번호좀 주시면 안될까요? 완전 제 이상형이신데....."



"...??예????"



"얼른요..! 저이번에...."





남자는 어이가없으면서도 무언가에 홀린듯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난 번호만 알면되는데 왜 굳이 핸드폰까지 꺼내나 싶었다.


그런데 이번엔 내가 내려야할 역이였다..ㅋㅋㅋㅋㅋ




내려야하는데 아직남자 번호는 모르고..


이대로 내리면 남자는 영영못볼수도 있었다.




그래서!!!!!!!!!!!





나도모르게 남자가 들고 있던 핸드폰을 낚아채듯 뺏어들고



내려버렸다..-_-;;;




순식간에 일어난일이였다.




그남자를 포함한 지하철안의 사람들 모두 벙찐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하..하하핫.....이게아닌데.....





그러면서도 내순발력에 내심 감탄하며 그 핸드폰을 들고서 어쩔수 없이


집으로 왔다..-_-;;




친구에게 전화해서 그 얘길하니 뒤집어질듯이 웃어대는거였다.





[푸하하하핫!!!!!아대박웃겨 진짜ㅋㅋㅋㅋㅋ너최고다ㅋㅋㅋㅋㅋ]




[어쩌지...번호는 알아내긴 햇는데... 이남자 잠금장치도 안해놧어.]




[뭐??대박이다정말ㅋㅋㅋ그남자 얼마나 어이없을까ㅋㅋ]




[그래도..나좀대단하지않냐]



[그래니최고야ㅋㅋㅋ용기안난다더니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난거냐?]



[그니깐ㅋㅋㅋㅋㅜ]





그렇게 친구랑 웃으면서도 내심 걱정이 들었다.


남자가 나한테 정떨어졌다거나 하면 어쩌나 하고서.



친구와의통화를 끝내고 잠에 들기 몇분전..



그남자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지만 일부러 받지 않고서 잠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