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교실에서 없던 아이였다. 중학교 1학년. 난 항상 평범한 하루. 평범한 일상을 살며 창밖의 구름이 지나가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였다.
"귀신."
체육시간에 선생님이 '별명말하기'라는 수업을 했을 때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말. 아이들은 전부 나를 귀신이라고 말했다. 귀신같다. 말이 없다. 항상 밖만 본다. 이게 나의 삶이었다. 충격. 아직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던 한 아이는 그렇게 더 침울해져만간다.
'내가 그렇게 귀신같나?'
항상 비켜가듯 보기만 했던 거울을 살펴본다. 반쯤 뜬 눈, 이마를 반쯤 가린 머리카락, 얇은 입술. '귀신이 이렇게 생기지는 않았잖아...'라고 애써 자신의 처지를 부정한다. 하지만...아이들의 귀신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는다.
'난 원래 이런 놈이었나...'
그 생각을 하며 터덜터덜 학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어이 병신."
중학교 2학년. 나를 괴롭히는 애들이 생긴다. 아무 친구도 없고 홀연히 살아가는 아이. 그런 아이는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
'왜 아무도 도와주지않는거야...'
괴롭힘 당할 때 다른 아이들은 신기하다는 듯한 눈빛만 보낼 뿐 절대 나서지 않았다. 슬리퍼가 사라져 찾을 때도, 장난이라는 듯 괴롭힐 때도, 작은 몸을 가진 아이는 그저 괴롭히는 아이의 장난감과, 지켜보는 아이들의 재미난 광대였을 뿐이다.
[폭력조사]
프린터. 그 안에 난 괴롭히는 아이들의 이름을 적는 것을 고민한다. 쓰면 괴롭힘을 당할까?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미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여기서 나빠질 것도 좋아질 것도 없다. 그 생각을 하며 과감히 괴롭힌 아이의 이름을 써넣었다.
'xx. 나와."
그 말을 하며 괴롭힌 아이는 교무실로 불려간다. 하지만...
"사과해라."
교탁에 괴롭힌 아이와 나를 불러놓고 악수를 하라고 한다. '왜 소년원같은데 집어처넣지 않는건데!'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리고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아이들의 말.
"xx가 괴롭히는 것을 본 사람?"
그러자마자 아이들의 입에서는 지금까지 xx가 나를 괴롭힌 행적들이 쏟아져나왔다. 그 모습에 눈물이 나오는 나. 한마디로...역겨웠다. xx가 나를 더럽게 괴롭힌 행적들을 다 보고 있었으면서 아이들은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던 것이다. 그저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는 듯 항변을 하기 위한 몸부림. 더럽고 역겹고 전부 보기도 싫었다.
"......."
그 후 xx와 패거리들은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 폭력조사에 이름을 적는 용기있는 새끼보다는 폭력조사에 보복당할까봐 이름도 못 적는 병신을 건드리는게 더 이익이니까...다행히 남은 중학교 2학년 생활은 좋게 끝났다.
"학원신입생이 온데."
중학교3학년. 몇번이나 바뀌는 학원아이들. 하지만 항상 누군가 올 때마다 아이들은 유난을 떤다. 난 그저 앞에 앉아 다음 수업이나 기다리며 창밖의 구름을 볼 뿐이다. 신입생이 온다는 소리가 들리고 며칠 후...
"뭐하고 있어?"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 난 대충 쉬고 있다가 옆을 바라본다.
"어...."
여자아이가 나를 보며 웃고 있다. 다른 아이가 처음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예쁜 입가, 살짝 염색한 단발머리, 단정한 교복, 살짝 짧은 치마. 잊혀지지 않는 그녀의 웃는 모습. 난 그 때 살짝 두근거린다.
"모르는거 있는데 물어봐도 돼?"
여자아이가 빨간 수학참고서를 들이민다. 난 그 때 수학만은 자신있는 아이였다.
"어,어..."
떨리는 손으로 수학문제를 풀어준다. 설명은 최대한 짧게.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고마워."
여자아이는 웃으며 여자아이들 쪽으로 간다.
'하아...'
한숨이 쉬어진다. 얼굴이 빨개지며 여자아이의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귀신인가..'
다시한번 상기되는 자신의 별명. 짧은 머리, 작은 키, 왜소한 체구. 잘난거 하나 없는 놈이다.
"......."
제일 자존심이 구겨지는 것은 키. 그 여자아이와 자신의 키가 비슷했던 것이다.
'달칵! 달칵!'
지식인에 키에 대한 모든 것을 조사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나의 첫사랑은 좀...풋풋했다. 그렇게 조용히 조용히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은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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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좀 슬플 것 같네요....실화거든요...
살짝 기억이 섞였지만 대충 제 과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