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실 적으려던 주제가 있는데 아직 단행본이 도착해주질 않았습니다. 고로 재밌는 설 하나를 알려드릴게요.
일단 이 것은 레제 편에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고 걍 제 생각 적은 겁니다.
정보글 근처에도 갈 수 없는 글이니 흥미로만 봐주세요. 그리 안 길어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레제편은 직접 보시는 걸 권장하는 편입니다.
극장에 가실 시간이 없으시다면 애니를 통해서라도 말입니다.
이제 더 내려가면 돌아갈 수가 없어요.
체인 소 맨 레제 편은 덴지와 레제의 입장에선 비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은 공유하는 속성이 많았고 엔딩으로 달려 갈 즈음에는 레제 역시 알고 있었습니다.
덴지의 곁을 지키는 인물이 바로 문제의 마키마라는 사실에 대해서 말입니다.
덴지와의 전투 중 레제 본인의 입으로 발언한 바 있으니 확실한 팩트죠.
그런데도 덴지와 함께 도피를 시도했던 것은 레제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일 거에요.
덴지 이 놈, 이거... 얼빵한 척 하고 있어도 중요한 부분에서 플러팅 잘 했잖습니까.
하지만 결국 덴지는 카페에서 커다란 꽃다발을 베어물면서 레제와의 관계에 끝을 고하고,
레제는 카페를 수십미터도 남겨두지 않은 채 마키마와 천사의 악마에 의해서 생을 마감합니다.
작중에서 덴지와 레제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곳은 어느 해변가였어요.
그리고 레제는 어느 지점까지 무탈하게 도주하고 있었습니다. 즉 마키마의 시선은
마지막 대화를 나눈 해변까지는 닿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덴지가 레제를 살려둔 것은 본인 말마따나 레제를 공안에게 넘기기 싫어서이고
마키마의 시야가 이 곳에까지 닿았다면 덴지가 이 이야기를 레제에게 들려줄 때 쯤에
레제를 살해하러 등장 했어야 하니깐, 이 해변은 마키마의 시야 밖이란 결론이 나와요.
레제의 도주로도 명확하게 파악한 상태는 아니었을 거에요.
마키마는 능동적이면서도 수동적인 면이 있어서 자신이 덫을 쳐뒀다면 그 덫을 고집하잖아요.
레제의 도주로를 파악하지 못 했다기 보다는 그럴 의사가 없었을 거라고 봐요. 덫이 있었으니깐...
그런데 덴지와 레제를 잠시 시야에서 놓쳤던 마키마는 카페 앞에서 레제의 앞을 막아서거든요.
마키마가 어떻게 레제의 목적지가 이 카페임을 특정할 수 있었느냐는 겁니다. 그게...
딱 이 파트만 잘 넘겼다면 레제는 몇주나마 덴지와의 일탈을 즐기다 죽을 수 있었잖아요.
솔직히 도주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레제는 시한부 인생이었을 거에요. 상대가 마키마다보니...
여기서 마키마에게 레제의 위치를 밀고한 격이 되는 생물이 하나가 있어요.
그게 파워가 사랑해 마지 않는 고양이 냐코에요.
마키마의 능력 중 하나는 까마귀나 쥐와 같은 생물의 시야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거잖아요. 떠나는 덴지가 떠날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냐코의 눈을 통해 덴지를 바라보다 그가 떠난 직후 마키마가 행동에 나섰다 이런 이야깁니다.
신변을 정리한 덴지는 마음에 걸렸던 것인지 숙소를 나설 때 냐코에게 인사를 건네곤 나가잖아요?. 음식과 이불, 미인만 있으면 만사형통이었던 덴지가 신변을 정리하고 복잡한 표정을 지은 채 숙소를 이탈할 시 덴지가 만나고자 하는 인물은 단 한명으로 좁혀 지는데,
（엇...이 팬아트 눈이 4대 악마의 것으로 그려져 있어...?）
당연히 레제에요. 아키나 파워를 만날 속셈이라면 신변을 정리하고 여비를 챙길 이유가 없어요.
게다가 마키마의 성격은 불신 그 자체잖아요. 지배의 악마라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지배하지 못 했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진정한 지배라면 그 사람에게서 조건 없는 신뢰를 얻어내는 것인데,
마키마는 데블 헌터 중에서 잔챙이는 물론이거니와
오래도록 함께 했던 실력자인 키사베에게조차 자신의 능력을 공개하길 꺼려했습니다.
키사베 역시 마키마의 능력을 보는 것을 꺼려했고, 간부급부터 일개 잔챙이 데블헌터까지
진정한 의미로 마키마에게 신뢰를 준 인물 같은 건 등장하지 않는걸로 기억해요.
그러므로 마키마는 결국 아무것도 지배하지 못한 셈입니다.
아키가 미래의 악마와 계약한 대신 결국에는 미래를 잃게 된 것처럼
강대한 힘에 의한 두려움을 얻은 대신, 지배를 잃었다고 봐야죠.
이 불신 덩어리 빨강 아가씨가 작중에서 덴지를 믿고 활개치고 다니게 놔뒀을 리 없어요.
덴지는 필요 없지만 포치타는 필요하기 때문에 덴지를 자극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굳이 자극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 이유가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캐릭터잖아요?
그러니깐 마키마는 덴지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 레제를 죽이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을 겁니다.
덴지에게 "그 누구도 너의 곁을 지켜주지 않는다. 너에겐 오직 나다." 라는 인식도 심어줄 겸 해서.
그 와중에 레제는 카페에 가기 위해 특정 위치를 반드시 지나가야 하니깐 이때 레제를 죽이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퍼즐을 하나씩 하나씩 데어내다 보면 밀고자라는 조각은 냐코 하나밖에 남지 않거든요.
영화 초반에 끌려가는 파워를 보여주는 연출이 이 것을 위해 깔아둔 복선 같은 것이기도 했나 봐요.
어때요? 팩트라고 확신은 할 수 없겠지만 제법 말은 되죠?
아, 닉 이걸로 했다고 체인 소 맨 정보글를 욕심 내는 게 아니라 아직 단행본이...
단행본도 체인 소 맨 이구나.... 아무튼 아닙니다.
그러니깐 마키마가 굳이 수고를 들여서 레제를 죽인 것은
덴지에게 좌절감을 심어주고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새기기 위한
일종의 작전 같은 게 아니었을까요? 마키마 성격을 생각하면 생 억지는 아닌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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