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수 부대원 그녀...#4 -









혀니 : 우케케 땡칠아....아니 처남




땡칠 : 왜 이 자식아?




혀니 : 나 저녁식사 초대받았어...히히




땡칠 : 누구한테?




혀니 : 아나 색히 하곤...니네 누나지 누구야?




땡칠 : 헉...정말?




혀니 : 같이 갈래?




땡칠 : 지랄한다...혼자가 색햐...난 죽어도 안가.




혀니 : 왜 자식아?




땡칠 : 일단 너나 가라 그리고 한번 당해봐라.




혀니 : 뭘 당해 임마?




땡칠 : 일단 가봐....에효 불쌍한 색히하곤...쯧쯧쯧.





녀석은 정작 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더군요.

뭘 당해보라는 건지 말이죠.





그러나 땡칠이의 그런 경고는 제 귀에 들어오지 않았음은

두말 하면 정말 목 아픕니다.





드디어 그녀의 저녁식사에 초대받은 날이 다가 왔습니다.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 돼지 저금통의 배를 가르고 그것도 부족하여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제 동생들의 돼지에도 칼을 가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정말 사랑앞에선 가족이고 뭐고 없더군요.

두둑해진 지갑에 내심 뿌듯해 하며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그다지 늦게 가지 않은것 같은데도 이미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 일당으로

까페는 완전 장악이 되어있더군요.





현관 유리문을 열기도 전에 들리는 접시가 깨질 듯한 그녀들의 수다.

난생 처음 듣는 소음임에도 전 꿋꿋히 적응 하리라 독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녀 : 어...왔어?...빨리 왔네?




혀니 : 네 누나 안녕하세요?




그녀 : 응...이리와 앉아 여기 내 친구들...이양, 박양, 최양




혀니 : 안녕하세요 꽃미남 혀...아니 그냥 혀니라고 불러 주세요.




이양 : 어머...얘가 경옥이 니가 말하던 고삐리야?




혀니 : 저 고삐리 아니거든요?....그냥 꿈 많은 고교생이라 불러 주세요.




이양 : 어머...호호...자식이 성깔있네?...매력있어.




그녀 : 그만해라 얘 되게 순진해...니네들 장난 치면 얘 삐질지도 몰라.




박양 : 호호...원래 누나들이 이렇게 놀아...참아요 혀니군.




혀니 : 제가 참을성이 많다는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열여덟의 풋내기 소년에겐 이미 스물의 중반에 접어드는

그녀들의 수다에 적응 하기란 정말 성경책 펴놓고 염불하기 보다 힘들더군요.





장난어린 그녀의 친구들에 집중포화를 맞곤 더 이상의 인내심이란 없다 라는

생각이 들 즈음이었습니다. 모두의 시선은 출입문 쪽을 향하더군요.





최양 : 끼얏...이중사님




박양 : 오...이중사님이다 빵빠레들 불러라 이뇬들아.




그녀 : 오바 좀 하지말아라.





참 황당하더군요.





전우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중사가 그 자리에 나타 날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중사 : 아네 안녕하세요...제가 좀 늦었네요...어... 이친구 안녕?




혀니 : 제가 어떻게 중사님 친구입니까?...안녕하시긴 하시죠?




이중사 : 녀석하곤...여전히 삐딱하네.




혀니 : 저 안 삐딱합니다...삐딱하신 시선을 먼저 바로 잡으시죠.




이중사 : 그래그래...그러자 오늘 김중사 생일인데...웃자고 하하.




혀니 : 헉...네?





이중사의 갑작스런 발언에 전 그만 얼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이 그녀의 생일이라니요.





저는 모르고 나왔고 이중사는 알고 나왔고...참 당황 스럽더군요.

게다가 이중사의 투박하고 커다란 손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미꽃 다발을 보며 황당하기도 하였습니다.





혀니 : 죄송합니다...잠깐 저 좀 나갔다 올께요.




그녀 : 왜?...어디 가려구?




혀니 : 잠시 화장실 좀.




박양 : 낄낄...녀석 긴장 했네...쉬하고 잘 털고 와?




이양 : 그만해라 애 주눅든다.




혀니 : 아무튼 다녀 옵니다.





전 까페를 나오자 마자 인근 화장품 가게로 냅다 달려갔습니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그녀의 생일 선물을 사려는 마음에서 말이죠.





혀니 : 좀 좋은 향수 하나 주세요.




점원 : 이건 어떠세요?




혀니 : 얼만데요?




점원 : 마침 세일 중이에요 백화점 정가 20만원인데 15만원에 드릴께요.




혀니 : 지랄...3만원짜리 안쪽에서 주세요.




점원 : 참...쪼오기 가서 아무거나 하나 고르세요.





가벼운 주머니 사정이 원망 스럽기 보다는 손바닥 보다도 작은 향수가

그렇게 비싼지는 처음 알았다는 데에 대해 환멸 마저 느껴지더군요





선물이 비싸다고 다 좋은 거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저 제 마음이 담기면 그만이다 라는 아주 자기합리화의 극치를 보여주며,

전 삼만원짜리 향수 한병을 곱게 포장하여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까페로 달려 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어느새 이중사는 제가 앉아있던 자리에 앉아 있더군요.

그녀의 바로 옆자리에 말이죠.





전 흐르는 땀을 애써 감추며 그녀와 조금은 멀찌기 떨어진 자리에 앉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중사의 좌중을 앞도하는 카리스마와 웃음이 묻어 나는 유머앞에

전 그녀와의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느낌이 들며 정말 한 없이 초라해 지더군요.





혀니 : 저 누나...생신 축하드려요....이거요.




그녀 : 잉?...이게 뭐야?




혀니 : 이중사님 말씀 듣고 이제 알았네요 오늘 누나 생신인걸요 죄송해요.




그녀 : 어머 일부러 말 안했는데 너 부담 갈까봐.




혀니 : 일부러 말하셔도 되거든요 그리고 저 부담 같은거 안느끼거든요?




그녀 : 그래 미안하다...니가 돈이 어디있다고 이런걸 다 사와?




혀니 : 저도 이정도 살돈은 있습니다...걱정 마세요.




이중사 : 야...그래도 남자네...멋있어 친구.




혀니 : 제가 어떻게 중사님 친구입니까?




이중사 : 음...미안...김중사 좋겠어요...멋진 친구한테 생일 선물도 다받고.




그녀 : 그러게요 일기에라도 적을까봐요.




박양 : 얘 그러지말고 니네 부대에 하사들 어린친구들 있잖아...한명 소개시켜줘.




이양 : 그래 그럼 되겠다.




혀니 : 전 괜찮거든요?...그리고 전 군인이 딱 싫거든요?




그녀 : 잉?...이 색히야 군인이 싫다면서 난 왜 쫒아다녀...장난하니?




혀니 : 전 누나 군인으로 생각 안해요.




이중사 : 하하...그럼?




혀니 : 여자로 생각합니다.




일동 : 헉.




박양 : 쟤 진심인가봐 어떻게 해 경옥아?




그녀 : 응...쟤 원래 그렇게 말하고 다녀. 장난이야 신경 쓰지 마라.




혀니 : 누나 저 장난 아닌거 잘 아시면서 왜 그러세요? 그리고 이중사님

저 경옥이 누나 제가 좋아합니다. 이중사님 결단에 따르겠습니다.




이중사 : 무슨말이야?...내가 무슨 결단?




혀니 : 전 경옥이 누나를 제 여자로 생각합니다. 이중사님이 인정 해주시던가

아니면 남자대 남자로 한번 겨루죠.





전 이중사에게 "한번 겨루죠" 라는 말을 내뱉고는 아주 심하게 후회 하였습니다.

사실 졸라 무서웠습니다...

제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 나왔다는 자체가 저주 스러울 정도로 말이죠.





이중사 : 이친구 정말 심각하네...김중사 어떻게 할거에요?

어린 친구의 순애보를 말이에요.




그녀 : 장난일거에요...원래 우리 그랬잖아요 그 나이때 앞뒤 안재고

생각 나는데로 말하는거 말이에요.




최양 : 그런데 이건 안그런거 같아 쟤 눈봐바...무섭다 야.




혀니 : 누나 자꾸 거부하고 부정하려 들지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제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중사님도 이제는 제 존재를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나이 어린 고삐리의 처절한 사랑 고백에 까페안은 무거운 침묵과 정적에 싸이기 시작하기





는 커녕 저에 대한 온갖 조소와 멸시가 난무하더군요.

게다가 그녀 마저 저의 마음을 장난으로 치부해 버리는 듯한 행동에

전 분노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 주말마다 유도 상대를 한다는 미명 아래 패대기치고 꺽고 조이고 하고

나와선 제손을 잡고 걸어가는 그녀의 저의는 무엇인지 무척이나 혼란스러웠습니다.





혀니 : 다시 말씀드립니다...제 마음 진심이구요 누나가 지금 보여주시는 행동

정말 이해 할 수 가 없습니다...

오늘은 제가 잘못 온거 같군요....이만 가볼께요.




이중사 : 저녀석 오바가 심한데?




혀니 : 안녕히 계세요 이중사님 다음에 뵐께요...누나들 죄송합니다.




일동 : -_-...





전 그렇게 따끔거리는 등을 돌린체 까페를 나섰습니다.

어두운 밤거리를 걸었습니다 지나가는 자동차의 불빛과 가로등의 불빛이

어지럽게 합쳐지면서 제 양 볼에는 눈물이 흐르 더군요.





사춘기 끝자락의 사랑에 대한 애닯은 감정은 정말 가누기가 힘들더군요.

넘쳐 나는 사람들로 붐비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가로지르며

집으로 돌아가는길 한적한 골목으로 접어드는 순간 제 등뒤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돌렸습니다.





혀니 : 어...누나?....어떻게 여기까지?




그녀 : 너 그렇게 나가고 계속 따라왔어.




혀니 : 그...그런데 왜 여기까지?




그녀 : 도대체가 널 부르지를 못하겠더라...뭔 남자놈이 그렇게 어깨가

좁아져서 바보같이 걸어가니?




혀니 : 아까는 그렇게 냉정하시더니 이제야 그런 말씀을 하시나요?




그녀 : 내가 말했지...너랑 나랑은 아직 뭐라 못할 관계라고...

더더군다나 입싼 내 친구들 있고 이중사까지 있는데 난 너의 진심을

알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하지않아...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널 아직 많이 보지를 못했잖아?

니가 무척이나 섭섭해 하는것 같아서 이말 해주려고 나온거야.




혀니 : 그럼 제 마음을 아신다는 이야기로 들어도 됩니까?




그녀 : 니 마음 잘 알아...하지만 쉽게 내가 너를 받아드릴 수 없는

내 마음도 니가 이해해주길 바래.




혀니 : 네...누나...전 만족해요 제 마음을 누나가 알아 주신다는 것 하나만으로도요.




그녀 : 혀니야...남자는 말이야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일을 격고 있어도

남에게 그런 마음을 보여 주어서는 안 되는거야...그게 남자야 그리고

난 그렇게 약한 남자는 별로거든?...무슨 말인지 알겠니?




혀니 : 네 누나...알겠습니다...오늘 저때문에 누나 잔치에 재를

뿌리고 말았네요. 미안합니다.




그녀 : 그리고 남자는 자기가 한일에 후회하지 않는 법이야

그리고 함부로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해서도 안되고 말이지...알았니?




혀니 : 네 알았어요...저 이제 그만 갈래요...미안해요 누나.




그녀 : 또또또...미안...그러지 말랬지...그리고 돌아오는 토요일날 체육관

가는거 안 잊었지?...운동 열심히해서 나한테 복수 해...

그리고 오늘일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내 친구들이나 이중사한테는 내가 이야기 잘 해줄께.




혀니 : 네 그만 갈래요.




그녀 : 어깨 펴고 똑바로 걸어가 자식아...힘내고.




그녀의 입장 그녀의 주장 제가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전 단지 그냥 서운 하더군요.





그리고 사랑을 하기엔 너무나 어린 나이라는것에 대해서도 제겐

무척이나 커다란 짐으로 느껴 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그녀가 돌아오는 토요일날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에 다시 희망을 품고 그날을 기대하며 다시 힘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땡칠 : 야...너 우리누나 친구들한테 안따였니?




혀니 : 아침부터 뭔 개소리니?




땡칠 : 이상하다...가만 안두었을건데?...예전에 나 누나 따라

나갔다가 그날 꼬치 아주 떼이는지 알았잖아...아줌마들이 손 힘이

얼마나 좋은지... 그날 아주 씨껍했다.




혀니 : 내가 너냐?...난 남자고 넌 땡칠이다 아냐?




땡칠 : 어제 누나 이중사가 집앞에까지 데려다 준것 같던데.




혀니 : 그런거 일일히 보고 하지말아...꼭 방정맞은 뺑덕어멈같다...응?





이중사와의 관계 아니라고는 우기지만 제가 느끼기엔 그 다지 아닌 관계는

아닌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중사 역시 저의 그녀에 대한 마음은 어린시절 일종의 객기라고

여기는 듯한 눈치였습니다.





전 그녀를 포기 할 수 없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중사라는 커다란 산을

제 힘으로 넘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와 이중사와의 숨막히는 대결이 펼쳐지기도 하였습니다.










- 5편에 이어집니다 -










by hyu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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