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컵은 일본 경마가 신잔과 TTG 세대, 마루젠스키 등의 활약으로 어느정도 수준이 올라가자

해외 유력마들을 유치하여, 승부를 가리고 경마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1981년부터 개최한 경기이다.

물론 역사가 짧아 기존 8대 경주엔 들지 않았으나, 해외의 강력한 말들을 상대로 염두한

경기이다 보니 경기 난이도는 오히려 다른 8대 경주보다 높았다.

인게임에서 재팬컵이 팬 수 많이 주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렇다 보니 재팬컵은 초회부터 해외마들에게 그것도 2군급에게 일방적으로 털리기 일수였다.

하지만 1984년이 되었을 때, 일본에는 심볼리 루돌프라는 황제가 당당히 버티고 있었고,

차선책으로 있던 존재가 천의무봉이라 불리는 미스터 시비였으니, 일본 사람들은

드디어 재팬컵에서 승리할 수 있을거라 굳게 믿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 경기에서 일본은 최초로 재팬컵에서 우승하는데 성공한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결말로 말이다.

3세 당시 미스터 시비에게 클래식 세 경기를 모조리 내주고, 

4세에는 황제에게 무참히 짓밟히던 카츠라기 에이스가 

안면 가리개 착용과, 평소와 다른 페이스 배분의 도주 전략을 통해

쟁쟁한 외산마들과 두 마리의 삼관마 사이에서 일본 최초의 재팬컵 우승을 이룬 것이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일본은 난리가 났다.

대부분은 심볼리 루돌프가 영광스러운 일본의 첫 재팬컵 우승을 이룰거라 생각했고,

그게 아니라면, 미스터 시비가 드라마 같은 역전을 통해 루돌프를 누르고 승리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두 마리의 삼관마에게 일방적으로 두들겨맞으면서 패배했던 녀석이

승리를 가지고 간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이 경기가 무적과도 같았던

심볼리 루돌프의 생애 최초 패배였으니, 이야기가 많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 승리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아니다.

이래나 저래나 최초의 재팬컵 우승이였고, 여지껏 두 명의 강자를 상대로도 

물러섬없이 악착같은 근성으로 싸워오던 카츠라기 에이스를 응원하던 사람도 많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패배의 쓴맛을 보던 카츠라기 에이스가 보통 경기도 아닌 재팬컵에서 설욕했으니 

그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후, 황제는 그 해 아리마 기념에서 카츠라기 에이스를 상대로 다시 서열정리에 성공하고,

다음 해, 재팬컵에 다시 도전하여 우승하는 것으로 일말의 자존심을 지켜낸다. 

복수야 어찌됐던, 결과적으로 이 두 마리의 명마가 이루어낸 재팬컵 승리는

해외 경마에 두려움을 느낀 일본에게 희망을 주었고, 덕분에 일본은 자신감을 얻어

자신들 역시 해외경마 수준에 도달했으며, 앞으로도 재팬컵에서 쭉 우승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황제의 은퇴 이후, 재팬컵은 다시 일본마들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버블경제의 절정이던 1988년, 일본은 타마모 크로스와 오구리 캡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고, 1989년도 재팬컵에선 헤이세이 3강을 비롯한 전설의 1군이 투입되지만

참전마 중 8마리가 기존 우승타임을 돌파해버리고,서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미친 난전 속에서

믿었던 오구리 캡은 또다시 재팬컵 탈환에 실패한다. 

버블이 한창이던 시절, 일본의 콧대가 하늘을 찌를 시기에 해외를 상대로한 일본의 최고 경주마들의 패배는

적지 않은 충격이였다.

시간은 이제 1992년, 재팬컵은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바로 국제 G1 라이센스를 획득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자기들만의 리그였다면

92년부턴 프랑스의 개선문상, 미국의 브리더스 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진정한 월드 클래스로 승격된 것이다.

안 그래도 계속 처발리고 있던 상황이였는데, 국제 G1으로 승격되자마자 스크린 쿼터제 뚫린거 마냥 

해외에서 G1 우승이 기본사항에 각국의 더비마,연도대표같은 이전과는 급이 다른 미친 놈들이 밀고 들어온다.

하지만 일본에게 희망은 없었다.

심볼리 루돌프 이후로는 재팬컵은 해외 2군을 상대로도 우승한 적이 없고,

전성기의 타마모 크로스와 오구리 캡 마저 도전에 실패한 꿈의 경기로 여겨진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의 1군 전력이라 불릴 수 있던 메지로 맥퀸과 미호노 부르봉은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였다.

안 그래도 못 이기던 재팬컵인데, 난이도는 더 높아졌지, 주전선수들도 못 나오는 상황이니

'올해도 15분 칼서렌 ㄱ'라는 분위기에, 사람들은 '야 이번에 외국에서 개쩌는 놈들 온데!' 하고  

해외마나 구경하자 하고 나오는게 전부였다. 

그리하여 일본에서 열린 최초의 국제 리그의 우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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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도 5번이라는 생애 최저순위와, 부상 후유증까지 안고 있었던

토카이 테이오다.

아버지 심볼리 루돌프 이후, 7년만에 기적적으로 탈환해낸 재팬컵이자

일본이 세계를 상대로 우승한 최초의 G1 경기였다.